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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온 조성용 대표] “조이온의 미래 다각화 속에 답이 있다”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6.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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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라. 그리고 주도하라. 많이 이들이 지금 이 시각에도 끊임 없이변화를 꿈꾼다. 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이들은 많지 않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기 마련이라는 자연의 이치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변화란 대부분 파괴적이며, 때로는 깊은 상처를 남긴다는 사실을 아는 까닭이다. 그러나 조직의 생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변화이며, 이는 발전을 위한 필수 과정임에 분명하다. 불변(不變)은 기업에 있어 사형선고와 같음을 깨닫고, 최근 변화를 기업혁명의 키워드로 삼은 이가 있다. 그가 바로 조이온의 조성용(39)대표이다. 변화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일탈. 그는 다각화 전략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냈다.

눈을 세계로 돌려라!
“비전 경영이요? 이제부터가 시작이죠.” 지난 해 본지와의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언론에서 그 모습을 감췄던 조성용 대표. 그가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지난 1년. 그는 이 기간 동안 한 가지에 몰두해왔다. 기업 가치를 높이는 일. 오로지 이 생각뿐이었다. “세계 경영의 원년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리더십을 앞세울 것입니다. 다각화 전략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세울 것입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속사포처럼 내뱉는 그의 말 속에는 힘이 실려 있었고, 웅대한 포부가 담겨져 있었다. 물론 다각화 전략은 자칫 문어발식 확장으로 비하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속에는 경제력 집중과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한 또 하나의 방편이 숨겨져 있다. 문어발식 확장이라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또 한 번의 승부수라는 말이 어울릴 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은 협소합니다. 물론 국내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보다는 같은 노력으로 보다 많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세계시장으로 도약하는 편이 여러모로 유리합니다. 단순히 해외로 진출할 경우,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요행을 바랄 수는 없겠지요. 새로운 플랫폼은 최고의 대안이 될 것입니다.” 순간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온라인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말로 밖에 풀이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지요.” 알 듯 말 듯한 뉘앙스 속에서 그는 또 한 번 웃음을 머금었다.

핵심가치에 투자하라!
MP3 시장을 게임 산업과 결부시킨 기업은 이미 여럿 존재한다. 하지만 이 중 성공한 게임업체는 도통 찾아보기 어렵다. 전혀 다른 두 가지 산업을 하나로 엮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어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조이온이라고 하여, 아니 조성용 대표라고 하여 이러한 공식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아니 그렇게 믿었다. 최소한 그의 다음 말을 듣기 전까지는. “냅스터와 베스트바이 등 세계적인 유통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채산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에서 디자인하고,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죠. 대다수의 MP3 관련 회사들이 문을 닫은 이유는 국내 생산만을 고집해왔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생산한 MP3 플레이어는 냅스터를 통해 일본과 북미에 15만대 가량 수출되고 있으며, 베스트바이에서는 이미 6개월간 54만대 수출 협약이 완료됐습니다.” 그의 말이 이어진다. “저희는 이들 MP3플레이어에 맞춘 전용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개발 툴을 라이선스 형식으로 판매할 계획도 세워놨죠. 포화상태에 빠진 모바일과 온라인 시장의 새로운 대안이, 분명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것이라 자부합니다.” 선주문을 통해 마진을 얻는 만큼 손해를 볼 일은 전혀 없다는 것이 조사장의 설명이다. 이미 1년 전부터 MP3 플레이어를 수출해왔다는 사실보다도, MP3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보다도, 적지 않은 수익을 창출해낸 현실보다도,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얻겠다는 발상이 흥미로웠다. 사실 조이온의 자회사 중 한 곳이 바로 음원 공급과 관련된 회사이다. 가만 살펴보니 분명 돈이 보였다나. 조이온의 특장점인 게임을 접목하니 또 하나의 가능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는 조사장. 조이온의 변신은 지금 이 시각 MP3 시장과 게임 시장의 교집합 속에서 한층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현지화에 올인하라!
조사장은 콘텐츠에 무한의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한다. 당장 리얼 네트웍스 및 코스모와 파트너십 계약을 이끌어냈고, 디즈니가 대주주로 있는 ESPN을 통해 한류 콘텐츠를 세계에 수출할 약정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국내 콘텐츠를 제대로 알려야 해외 시장에서 승산이 있습니다. ‘한국 콘텐츠라고 뭐가 달라’가 아니라 ‘한국 콘텐츠는 확실히 다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죠.” 하지만 이러한 게임 한류는 반응이 더디며, 실패의 확률도 적지 않다. 어디 이뿐이랴.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이 대목에서 조사장은 또 하나의 히든카드를 꺼내들었다. 콘텐츠의 재가공이 그것이다. 호주 1위의 온라인 게임회사 호주 온게임넷을 지난 2월말에 인수하고, 올해 7월말 조이토토 USA가 북미에 설립된다. 올해 5월 상법이 바뀐 일본 시장에도 올해 내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현지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함이요, 현지에 어울리는 콘텐츠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자 함이며, 향후 글로벌 리더십을 완성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한 안정장치이다. “게임 서비스는 현지 법인을 통해 이뤄집니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 감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회사의 신뢰도나 한국 콘텐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연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죠. 현지 법인은 분명 이러한 위험성을 줄여줄 것입니다. 해외 파트너사의 콜 센터에도 국내 직원들을 파견할 계획이고요. 이 모든 것들은 기술 지원과 현지 유저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끄집어내기 위한 기본과정이죠.” 현지화를 통한 십년대계의 완성. 장기적 안목을 통한 조이온의 또 다른 기둥 완성은 이미 진행형에 돌입했다.

조이토토를 통한 비약적 발전!
경조산업과의 파경 이후 조이온은 빠르게 변화해왔다. 조이온 닷컴을 네띠앙에 매각했고, 조이온은 조이토토에 피인수 됐다. 이 사이 조이온닷컴의 콘텐츠는 별다른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조이온닷컴의 포기설이 불거지고 있는 인상이다. 이에 대해 조사장은 크게 부인했다. “‘거상2’ 등 일부 타이틀은 현재 검토중이나, 대다수 메인 콘텐츠들은 조이토토를 통해 선보이게 될 예정입니다. 게임 포탈은 오히려 강화된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는 이어 조이토토의 피인수를 통해 새로운 발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오는 8월 12일 신주가 상장됩니다. 정확히 말해 조이온이 상장되는 것이죠. 조이토토라는 이름으로 양질의 자금이 확보됩니다. 경조산업과의 마찰로 1년 이상 뒤로 밀린 조이온이 2년 이상 앞서기 위한 기초공사가 완성되는 셈이죠.” 조이온의 이러한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 타임게이트 스튜디오와 온라인 FPS게임을 공동 개발하고, 신규 타이틀인 ‘반칙왕’을 해외 파트너와 공조해 두 가지 버전으로 개발하고 있다. 당장 제대로 된 몸집을 갖추기 위한 체질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거상2’의 성공을 위해 개발팀을 보강했고, 지난 4월 중순 이사급의 임원이 각 게임을 책임지는 새로운 제도를 신설했다. 랜더웨어 엔진 판매에 대한 지원도 강화했다. 당장 떨어지던 ‘거상’의 동시접속자와 수익은 눈부시게 급상승했으며, 랜더웨어 엔진의 판매량도 급격히 늘어났다. 다각화 전략과 투자 다변화. 이 두 가지 변화 키워드는, 조사장의 불멸의 리더십과 함께 조이온에 새로운 기업 가치를 탄생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조사장은 이 역시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 정상은 언제나 끝이 아닌 시작이기에.

■ 월급 주는 CEO
조성용 대표. 그가 꿈꿔왔던 CEO상은 허탈할 만큼 초라하다. ‘월급을 밀리지 않는 CEO’가 되는 것이 그의 오랜 바람이었고, 또한 앞으로의 목표이다. 지난 1996년 처음 게임 산업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그는 직원들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절대 급여를 밀리지 않게 하겠다’는 공헌이 그것. 사실 직원들의 월급은 그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당시 척박한 게임 산업에서 그의 이러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이들은 많지 않았다.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올 뿐이었다. 괜한 허풍이나 호기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오히려 많았다. 하지만 그는 직원들의 급여일을 달리하고, 때로는 현금 서비스를 받으면서도 단 한 번도 이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 “급여를 밀리는 CEO라면 아무리 뛰어난 비전을 제시한다한들, 신뢰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지난 수년간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달려왔다. 그 약속은 철저히 지켜졌다. 그리고 올해 그는 직원들에게 또 한 가지 약속을 공헌했다. ‘이제 보다 많은 혜택을 돌려주겠노라고.’ 과거와는 달리 그의 두 번째 약속에 대해 더 이상 의심하는 이는 없다. 아니 벌써부터 이 약속은 지켜지고 있었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상장 이후 스톡옵션에 대해 직원들에게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가 지난 10년간 꿈꿔왔던 CEO상. 어느덧 꿈은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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