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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엔터테인먼트 이수영 대표] "'삼색(三色)'의 라인 업 완료, '천심(天心)' 잡겠다!"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6.06.2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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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들의 반응은 천심(天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늠할 수 없지만,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게 하늘의 마음이겠죠." 한결 편해졌다. 말을 걸면 금방이라도 쏘아붙일 것만 같던 예전의 '신데렐라'는 없어졌다. 대신 불혹(不惑)을 넘긴 만큼의 여유, 어지간한 세상의 이치는 알고 있을 것 같은 눈빛의 '노련한 여장수' 가 나타났다. 분주한 사무실, 높게 쌓인 서류더미. 부르튼 입술로 손님을 맞이한 이젠엔터테인먼트 이수영 사장(41)이 사뭇 달라 보인다. 아이콜스의 대표이사 그리고 이젠엔터테인먼트의 사장으로 부임한 지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3개의 각기 다른 '자식들'을 공개하는 시점. 그녀의 '설레는 마음'은 이미 하늘에 맡겨졌다.

신작들 '차근차근' 공개
잇단 신작 게임들의 공개를 앞둔 이 사장의 각오가 남다르다. 월드컵 시즌을 시작으로는 축구게임 '레드카드'가 그 열기에 몸을 실었고, GODMMO '건틀렛 온라인'과 뮤지컬액션게임 '아프로비스킷'이 뜨거운 7월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 사장은 "2년 여간의 준비기간 동안 생각했던 한 가지는 분명 기존 게임과는 다른 방향으로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레드카드'도 축구게임이지만 캐주얼의 재미로 접근하는 것, 그리고 기존 MMORPG와는 또 다른 GODMMO '건틀렛'·소재에서부터 파격을 가한 '아프로비스킷'이 이런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켜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력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다른 시장'을 치고 나간다는 설렘이 교차하는 시점인 셈이다. "성공 가능성이요? 그건 누구도 가늠하기 힘든 일이지만, '노력해온 과정의 질량'이 성공에 대한 '자신감'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하겠다'는 호언장담보다 '노력했다'는 이야기가 더 무섭다. 이 사장은 그 '노력했다'는 이야기조차 직접 하지 않았다. 다만 '내 스스로에게 얼마나 노력했냐'고 반문하면 그게 곧 '자신감'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녀의 '노련한 대답들'은 세월의 힘일 수도 있고, 숱한 경험을 쌓은 연륜일 수도 있다.

유저들의 마음은 '천심(天心)'
일단 먼저 뚜껑을 연 '레드카드'에 회사의 총력이 기울어져 있다. 월드컵 개막에 맞춰 공개된 축구게임 '레드카드.' 토고전이 있던 당일 이 사장의 사무실, 다수의 직원들은 실제 오프라인 마케팅을 위해 발로 뛰고 있었고 그녀는 뒤에서 부르튼 입술로 '진두지휘'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 사장은 "월드컵을 시작으로 게임을 알리기는 하겠지만, 게임 사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게임'이라는 사실"이라며 "'레드카드'가 줄 수 있는 액션성과 캐주얼적 재미를 보다 장기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드컵'이라는 호재를 마케팅에 이용할 수는 있지만, 게임성에 기반 한 게임의 수명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것보다는 유저들을 꾸준하게 설득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레드카드'도 그럴 거고, 향후 라인업들 역시 그런 인정을 받고 싶다"고 이 사장은 강조한다. 그녀는 이어 "일단은 서두르지 않기로 했습니다. 차근히 그간 준비해온 것들을 유저들에게 하나씩 공개해 나갈 거고, 유저들의 판단을 1차적으로는 9월까지 다 수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사장은 이어 "유저들의 반응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문제"라며 "요즘 같아서는 유저들의 마음이 '천심'이라는 생각을 한다"는 말에서 숙연함 마저 느껴진다. '레드카드'는 물론이고 나머지 두 개의 라인업 모두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선보인다는 부분에서 그녀가 느끼는 '부담감'이 '천심' 만큼이나 무거울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신데렐라'에서 '노련한 여장수'로의 변신
"이제는 'I don`t care(아이돈케어)'라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아요." '불혹'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면, 영어 표현이 'I don`t care'가 상통하는 표현일지도 모를 일이다. "예전에는 무조건 밀어붙이고, 또 뭐든 제가 다 해야 되는 줄 알았어요. 주변사람들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정도였으니까(웃음)…. 하지만 이젠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알 것 같다"고 이 사장은 말했다. "내가 해야만 하는 일들 그리고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검토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걸 깨달았다"는 이 사장의 '여유'가 사뭇 새롭다. 웹젠에 몸담던 시절에는 '뮤 온라인(이하 뮤)'라는 하나의 프로젝트에 집중을 했다면, 이제는 아이콜스와 이젠의 라인업 그리고 우주닷컴까지 보다 노련한 '힘의 분산'이 필요하다는 것과도 맥락이 통하는 대목이다.

일단은 그녀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지난 2년 간 성과를 낸 것으로 보여진다. 2004년 인수해 그 해 40억원 대 적자를 낸 아이콜스가 작년 영업이익 1억 원, 순이익 2억 원 등 소폭이지만 엄연한 흑자로 돌아섰다. "아이콜스 인수 후 조직 시스템 상의 문제는 물론, 이미 상장회사에 올랐다는 것에 대한 조직원들의 '느슨함'에 탄력을 싣는 데 주력했던 것이 비결"이라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그 기간 중 세 작품의 개발 피드팩 역시 동행됐던 만큼, 그녀에게 있어 그간의 2년은 '조용했지만 가장 분주했던' 시간이었던 셈이다. 그런 노련한 '사업수완'을 향후 세 개의 프로젝트에 '올인' 하겠다는 것이 현재 그녀의 목표다. 게임 성공과 함께 '우주닷컴' 역시 궤도에 오를 것으로 이 사장은 예상하고 있다.

'인지도'와 '오해' 사이
3D 게임 '뮤'로 조그마했던 벤처기업 웹젠을 일약 세계적인 게임 기업으로 키워낸 장본인. 그 과정에서 이 사장에게는 유독 '수식어'가 많았다. '기대감'이 많다는 의미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는 '오해'가 많았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벤처 신데렐라'·'걸어다니는 로또'·웹젠과의 법적 문제에서부터 세세한 개인사까지…. 무릇 많은 '관심'들이 간혹 그녀의 마음에 '비수'가 됐던 적도 많았다. "상관하지 않겠다는 건, 이런 부분들과도 맞물려요. 어떤 사실이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진실'이란 것은 결국 얼굴을 드러내니까요." 이 사장의 눈빛이 사뭇 강인해 보이는 까닭이다. 그녀는 이어 "저에 대한 수식어들이나 인지도가 있다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분명 좋은 것"이라며 "일에 열심히 몰두하고 살다보면, 직원들도 나를 통해서 얻어갈 수 있는 게 있다는 걸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그간 외부에 이 사장은 '진취적'이라거나 '호전적'이라는 인상이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가 생각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 '근거 있는 안락함'과 '사람의 신뢰'를 가장 중요시한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피드백에서는 누구보다 '근거 있게' 진행하고 '지는 게임은 하지 않는다'는 것. 더불어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믿지 못하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은 이 사장의 철칙이다. 그녀의 하반기. '이기는 게임', '제2의 뮤 신화'가 가능할지 사뭇 기대감이 드는 대목이다.

사진=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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