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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앤트 장상옥 대표] “‘위닝’·‘피파’아성 3년이면 충분하다”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6.07.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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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다운 개발사가 살아남기 힘들다.” 한국 온라인 게임산업에 대한 일침을 가한 한 현직 게임학과 교수의 말이다. 영화산업과 다르게 게임산업은 개발 전에 투자를 받기 어렵다. 실제로 1년에 국내에서 출시되는 100여개의 온라인 게임 중 개발단계부터 자금의 압박 없이 시작하는 온라인 게임은 메이저 개발사와 퍼블리셔사 자체 개발팀 밖에 없다. 결국 개발사들은 어렵게 개발한 게임을 퍼블리셔사들에게 낮은 가격에 계약을 하거나 무리해서 자체 서비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소닉앤트는 이런 악순환 구조를 처음부터 타파했다. 게임개발 이전에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그 자본력을 바탕으로 게임개발에만 전념했다. 그 결과 클로즈베타 테스트 이전인 알파버전으로 해외 유수 퍼블리셔들에게 좋은 조건으로 수출계약을 맺었고 국내 시범 서비스에서 비슷한 장르들 사이에서 유저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인정받는 개발사를 만들고 싶다는 소닉앤트의 장상옥 대표, 개발사다운 개발사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그의 작지만 강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열린 마음으로 투명하게
‘소닉앤트는 꼭 성공해야 한다’고 신생개발사들은 입을 모은다. 게임개발사로서는 전무한 금융권 투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선례가 좋아야 타 게임개발사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찾아올 수 있기에 영세한 개발사나 게임개발사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 “부담이 많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임산업이 많이 발전을 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이 게임에 투자를 꺼려하는 것이 현실이죠. 소닉앤트가 잘 풀리는 것이 제 개인적인 욕심뿐 아니라 국내 게임산업의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신호탄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는 꼭 성공해서 역량 있는 개발사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하는 생각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었다. “다들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어떻게 투자를 받았냐?’, ‘노하우가 무엇이냐?’, 특별한 노하우는 없습니다. 제대로 된 계획과 투명성을 강조한 것이 노하우라면 노하우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그가 소닉앤트를 설립한 것이 2004년 4월, 게임기획에 들어간지 두 달만인 2004년 6월에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단지 게임에 대한 기획서 이외에는 보여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는 당당했다. “투자자들에게 보인 기획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꼭 할 수 있는 부분을 보여줘야 합니다.” 과대 포장이나 할 수도 없는 일을 기획하는 것이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20%정도를 늘려 잘 포장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는 말한다.

신뢰와 약속이야말로 그가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무기이며 소닉앤트가 지금까지 올라 올수 있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투자자들이 원한다면 원천기술까지 다 공개할 생각으로 계약을 해왔습니다. ‘다른 쪽에 노출되면 어떻하지’, ‘이 기술로 먹고살아야 하는데’ 같은 소극적이고 닫힌 생각은 신생 개발사들에게 절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는 최근 게임개발사들이 자금력 확보를 위해 이리저리 뛰면서도 결국 자신들의 능력에 대해서는 일절 감추고 있는 세태에 대해서 일침을 가했다. 노력한다는 모습 아닌 결과물을 보여 줄 수 있어야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는 그의 말에서는 국내 개발사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 분명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글로벌 스탠다드 게임
국내 온라인 게임 중, 알파버전을 들고 해외 메이저 퍼블리셔와 계약을 한 전례는 없었다. 소닉앤트의 ‘익스트림사커’는 알파버전 단계 전인 프로토타입으로 해외 2개국(일본, 유럽)에 수출된 전무후무 한 사례를 남겼다.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해외 진출의 경우 노력을 하지 않고 일단 무조건 어렵다는 선입견은 버려야 합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계획이 있다면 불가능은 없다는 것이 장상옥 대표의 지론. 해외 메이저 퍼블리셔사들에게 그는 자신들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앞서 강조한 투명성과 열린 생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결과 게임 완성 전, 수출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거머쥘 수 있었다.

물론, 해외 수출이 소닉앤트에게 무한적 이익만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니었다. 남은 국내 판권만을 가지고 국내시장에서 ‘익스트림사커’를 사려는 퍼블리셔사들이 선뜻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 사실. “처음부터 자체 서비스와 퍼블리싱 두 가지를 같이 저울질하면서 개발에 착수했었습니다. 한간에 소닉앤트가 너무 비싼 가격에 팔려고 해서 계약에서 미끄러졌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국내 시장에서 계약금을 떠나 자신들이 만든 게임에 대한 평가를 먼저 바랬지만, 어떤 퍼블리셔사들도 개발사의 고충과 개발력에 대한 평가를 해주지 않았다. “씁씁했죠. 가격을 떠나서 게임에 대한 애착만 보여줬더라도 아마 국내 퍼블리싱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을 것입니다.

단지, 타 퍼블리셔사에 넘어가느니, 우리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계약한다는 식의 멘트를 들으면서 국내 게임시장의 한계성을 느꼈었습니다.” 그는 국내 게임시장 구조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 보였다. 단순히 게임개발을 해서는 먹고살기 힘든 국내 게임시장을 개혁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보다는 해외에서 인정받아야한다”며 “한국적인 색깔도 좋지만, 선행과제는 해외시장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그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봐 역시 해외에서 먹힐 수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문 스포츠 게임개발사로 우뚝
“완성도는 아직도 멀었습니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 줄 수 있는 점수는 60점 정도 되겠네요.” ‘익스트림사커’에 개발에 대한 만족감에 대해서 냉정하리 만큼 짠 점수를 줬다. 국내 및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그는 멀었다고 말한다. “사실 국내에서 서비스되거나 될 예정인 축구게임들이 아직은 ‘위닝’이나 ‘피파’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 밀 수 있는 게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축구 온라인 게임들이 정통이 아닌, 아케이드성을 강조한 풋살 형태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익스트림사커’ 역시 그 범주안에 들겠지요.” 스포츠 장르에서는 아직도 해외 개발사들과의 경쟁에서 떨어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 “소닉앤트의 경우 캐주얼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실전과 인지도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후에 스포츠 전문 개발사로 당당히 서는 것이 목표입니다. 3년 안에 EA스포츠와 코나미의 스포츠 게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습니다.” 그의 포부는 당차다. 무모하리만큼 당차다. 10년 이상의 노하우를 쌓은 게임 개발사들을 해외 메이저 개발사를 3년 안에 따라잡는 것은 매우 어렵다 아니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감 있어 보인다. “기술적인 부분은 노력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리 겁먹고 뒤로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소닉앤트라는 이름으로 세상과 맞짱뜰 생각입니다.” 물론 계획성 없이 앞서는 자신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3년간의 계획은 이미 그의 머릿속에 정리된 상태다. “해외 유수 개발자들 영입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자란 부분은 배워가면서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키워 나갈 수 있는 개발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해외에서도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인정해주는 개발사로 발 돋음 할 그의 계획은 이미 시작됐다. 단순히 게임을 상품으로 파는 개발사가 아닌 해외 유저들에게도 가슴 깊이 각인 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소닉앤트가 있기에 국내 게임산업의 일보전진 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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