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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이코리아 오원영 지사장] “삼국지의 명성, 온라인으로 이어 나가겠다”

  • 심민관 기자 smk@kyunghang.com
  • 입력 2006.08.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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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이 태동하면서 국내 게임에서 가장 위축된 플랫폼은 바로 PC게임이라 할 수 있다. 싱글플레이 위주였던 PC게임에서 채팅 등 커뮤니티가 강화된 온라인게임으로의 이동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다행히 많은 수는 아니지만 현재도 올드 게이머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으며 PC게임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또, 새로 발매된 PC게임을 클리어 하기 위해 숱한 밤샘을 했을 정도로 PC게임의 중독성은 대단하다.

이중에서도 중독성 강하기로 유명한 패키지가 바로 ‘삼국지’ 시리즈. 국내에 발매된 PC 패키지 중 ‘삼국지’하면 게이머들에게는 최고의 친구지만 부모님에게는 최대 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폭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PC게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며, 약 20년 동안의 세월 속에 발전하고 진화한 삼국지. 일본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와 더불어 10편을 넘긴 장수 게임으로도 유명한 ‘삼국지’는 20년이라는 각고의 세월 속에서도 유저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아 왔다.

특히 온라인게임이 생겨나면서부터 하향길을 걸어야만 했던 PC게임 시장에서도 꿋꿋하게 최상의 자리를 유지해온 게임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9편부터 10편, 이번에 발매된 11편까지 불안정한 한글화와 밸런싱을 해치는 AI(인공지능) 등으로 유저들에게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최신판이 발매될 때마다 숱한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는 ‘삼국지’ 시리즈의 국내 유통을 총괄하고 있는 코에이코리아의 사령탑 ‘오원영’ 지사장을 만나 자세한 속내를 들어봤다.

PC게임시장, ‘삼국지’가 지키겠다
코에이코리아 오원영 대표는 국내가 아닌 일본 코에이 본사를 통해 지난 2001년 게임계에첫 발을 내딛었다. 애초 오 대표는 전 세계에서 IT산업이 태동할 시기인 90년대 초반 미국에서 약 10년간 생활했었다. 평소 게임을 즐겨 하고 관심이 많았던 오 대표에게 코에이가 러브콜을 보냈고, 이를 수락하면서 오 대표의 게임 인생은 시작된 것. 사주팔자에 역마살이 끼어있을 만큼 돌아다닌 것을 좋아하는 그였기에 맡은 분야도 해외관련 업무였다.

영국, 캐나다, 싱가폴 등 코에이의 해외 현지 법인 설립을 도맡아 전세계를 돌아다녔으며, 코에이코리아 대표를 맡은 지금도 한 달의 절반은 일본에서 보내고 있을 정도이다. 오 대표가 처음 코에이코리아에 취임 당시 국내 PC게임 시장에 대한 실정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막상 와서 보니 사태의 심각성은 상상 이상이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와레즈 사이트를 통한 불법 유포를 시작으로, 불법 복제 등의 문제는 물론 온라인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어 PC게임의 시장은 암울하기만 했다. 그러나 그 상황을 보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오 대표는 프로였기에 현 국내 시장에 맞는 마케팅과 가격정책 등을 내세워 대부분의 PC게임업체들이 사라진 지금도 꿋꿋이 PC게임 시장의 명맥을 이어 나가고 있다. 그래도 국내의 게임 판도를 한 순간에 뒤바꾸기는 역부족임을 느끼고,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꾸준히 이어오던 판매량이 ‘삼국지 9편’이 나오면서 확연히 저조해 진 것을 볼 수 있었다”며, “불법복제로 인한 여파라 분석하고, 한 순간에 회복하기는 힘들다고 판단, 유저들의 요구조건을 파악하고 꾸준히 노력해서 정상권으로 돌려 놓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글화, 완벽한 해결책에 고심
하지만 이런 그의 목표와 포부와는 달리 유저들의 반응은 다소 냉담한 실정이다. 와레즈 사이트를 통한 불법 유통에도 근본적인 문제는 있겠지만, 9편 이후부터 유저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 사상 최악의 한글화로 한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삼국지 10’과 이번에 발매된 ‘삼국지 11’ 역시 한글화와 더불어 게임의 재미를 저해하는 AI(인공지능)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타 PC게임에 비해 턱없이 높은 패키지의 가격은 유저들로부터 ‘삼국지’를 멀리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오 대표는 “‘삼국지’시리즈의 고가 정책은 코에이가 자사의 브랜드를 지켜나가기 위한 자존심과 유저들에게 수집의 욕구를 더욱 충족시켜 주기 위한 것”이라며 “보다 많은 판매량을 위해 저가정책을 펼친다 해도 실질적으로 매출과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또 “한글화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게임 시스템 자체적인 문제로 인해 완벽한 한글화는 불가능 하다”며 “인력을 충당한다 하더라도 부분적으로 나아지겠지만,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으며, 차기작 역시 한글화에 대해서는 문제가 발생될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을 앞세웠다.

PC게임과 온라인게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
이처럼 게임 내적으로 질적 향상도 요구되고 있지만, 정작 가장 큰 문제점은 국내 PC시장의 침체와 이를 방관하는 본사의 방침이라 할 수 있다.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해 매출이 저조한 국내를 코에이 본사에서 고무적으로 보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때문에 코에이 본사의 지원도 국내는 미비한 실정이다. 고작해야 신작이 발매될 때마다 포스터와 간소한 프로모션 물품이 전부이다. 이는 전 세계 게임 시장이 아케이드에서 PC, 콘솔로, 이제는 온라인게임으로 흘러가면서 일본의 게임 문화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코에이는 지난 00년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필두로, 자사의 게임들의 플랫폼을 온라인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온라인게임 강국이라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굉장히 중요하다고 판단, 온라인 게임 개발에 국내 개발자들이 파견돼 참여하고 있을 정도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다소 수동적으로 움직였던 코에이코리아의 입지가 강화됨과 동시에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 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현재 가장 가시화 되고 있는 ‘진 삼국무쌍 BB’가 일본에는 올해 가을 출시되고, 국내는 올해 안에 서비스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싱가폴에서 개발중인 삼국지 온라인을 내년 상반기 중 국내에 선보이게 되며, ‘신장의 야망 온라인’ 같은 기존 게임들 역시 국내에 서비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오 대표는 “‘대항해시대 온라인’은 CJ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지만, 향후 게임들은 코에이코리아에서 직접 서비스할 가능성도 높다”며 “이 밖에도 국내 퍼블리셔와의 계약도 고려하고 있으며, 공격적인 활동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이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목표에 대해 “PC게임 시장이 침체돼 있는 건 사실이지만, 온라인게임과 더불어 함께 지속적으로 공략해 나갈 예정이다”며 “게임의 본질을 지켜나가는 한도 내에서 더 많은 게임과 더 많은 플랫폼의 게임을 선보여 국내 게임시장의 질적 향상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비록 지금은 온라인게임과 불법유통 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으며 예전의 영광에 비해 약간 퇴색된 면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삼국지’는 게임 역사상 가장 뛰어난 게임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또, 코에이의 우수한 개발력에 의해 탄생된 ‘진 삼국무쌍’, ‘신장의 야망’ 등도 훌륭한 게임성과 완성도 등으로 칭송 받고 있다. 이러한 게임들을 조만간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게이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소식이 될 것이다. PC게임과 온라인게임,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오원영 대표의 말이 결코 허언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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