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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C게임즈 김학규 대표] “신형엔진 탑재한 GE로 2007년 황금돼지 잡겠다”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7.01.0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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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면 가장 슬플 것 같은 게임개발자, 내게는 김학규(35, IMC대표)가 그러하다. 어언 12년을 동고동락해왔다면 조금 ‘오버’라고 말할 수 있지만, 12년 동안 난 언제나 그의 팬이었다. 물론 그는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1994년 그가 개발한 ‘리크니스’를 플레이한 유저 중 한 명이었고 ‘악튜러스’패키지를 소장하고 있는 열혈 매니아였음을. 캐주얼 MMORPG의 효시가 된 ‘라그나로크’까지 김학규에 대한 기대감은 쭉 이어졌다. 내심‘리니지’ 독주체제의 MMORPG 시장을 그가 구원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가 그라비티를 떠나 IMC게임즈를 설립했을 때, 드디어 그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2005년 12월, 그와의 첫 인터뷰에서 ‘그라나도 에스파다(이하 GE)’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해도 그 믿음은 굳건했다. 그러나 2006년 ‘GE’의 예상외의 초라한 성적에 그의 대한 믿음이 조금씩 흔들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1년만의 해후. 그가 달라졌다. 스타 개발자라는 칭호를 벗어 던지고 성숙해진 그. 2006년을 마무리하는 12월의 끝자락, 달라진 그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분간 신작 발표 계획은 없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 회의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차기작에 쓸 소재들을 꾸준히 모으고 있는 상황입니다."

■ 2006년 기나긴 터널의 끝
- 누구보다도 2006년이 길게 느껴졌을 것 같은 김학규 대표. 2006년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면서 탄탄대로를 예상했던 ‘GE’의 저조한 성적은 그에게 심적인 부담이 됐을 터. 그러나 그는 의외로 담담했다. “성적이 초라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실패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후회가 되는 부분은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더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2003년 IMC게임즈를 설립, 앞만 보면서 달렸다. IMC(Impress, Motivate, Connect)의 회사명처럼 유저들에게 감흥을 일으킬 수 있는 게임 개발에 몰두한 그. ‘GE’를 플레이하는 유저가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감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서비스 당시 계획했던 일이 너무나 빠르게 진행돼 당초 목표와 어긋난 부분이 있지만, 후회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고 현재에 충실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픈베타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법. 그는 현재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다시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잘 알고 있었다. “솔직히 50%정도의 기대감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상을 받으니 실감나지 않더군요.” 2006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GE’.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임대상식이었지만, 그가 최고의 영광을 누린 것은 사실이다.

“도전과 노력을 많이 했다는 점을 심사위원단에서 높게 평가해준 것 같습니다.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열심히 해야죠.”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에게 ‘GE’는 의미있는 작품이다. 와신상담 후 다시 개발사를 꾸려 만든 첫 작품이기 때문이요, 그 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기술을 녹여낸 실험 정신이 강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아직 상금이 입금이 안됐습니다(웃음). 큰돈은 아니지만 IMC식구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줄 생각입니다. 고생한 만큼은 아니지만,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었던 한해지만, 좋은 일로 끝나서 다행이라는 김 대표. 그는 “끝마무리가 좋았던 만큼, 2007년엔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 ‘GE’ 부분유료화 결정
- 1년전, 인터뷰에서 김학규 대표는 “‘GE’는 정액제로 갈 것”이라고 호언했다. 그리고 정식 서비스에서 그의 약속대로 정액제를 고수했다. 그러나 2006년 7월 28일부터 정식서비스 5개월을 못 채우고, 12월 19일 전면무료화 서비스를 발표했다. “그 당시만 해도 정액제가 맞는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시장이 이렇게 급변할 줄은 몰랐습니다. 좀더 많은 유저들을 유입하고 싶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물론, 성적 저조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죠.” 김 대표는 유저들의 성향이 변했고 더 이상 정액제 방식으로는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부분에 공감했다.

“어느 한 순간에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 변한 것은 아닙니다. 그 동안 한빛소프트와 많은 상의를 거쳤고, 어떤 방식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현재까지도 기존 유저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식의 유료화 모델을 고민 중에 있다. 그는 “허무 맹랑한 캐쉬 아이템으로 밸런스가 붕괴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게임을 효과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료화 선언 후, 반응은 폭발적이다. 2006년 12월 22일 ‘GE’ 동시접속자수가 무료화 이전에 비해 3배, 신규가입자는 20배가 늘어났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홈페이지 일일방문자수는 10배, 클라이언트 다운로드는 5배가 증가했다.

“신규유저들의 유입으로 게임에 생기가 도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기존 유저들 역시, 새로 유입된 유저들과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있습니다.” ‘GE’의 핵심 컨텐츠인 ‘정치시스템’이 활성화되는데 증가한 유저들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그는 예상하고 있었다. “만족이요? 글쎄요. 1위를 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컨텐츠 양으로 승부하기보다는 커뮤니티에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꼭 지켜봐주십쇼.”

■ 2007년 ‘GE’완성에 올인
- 최근 유저들의 성향은 쉽게 몰입하고 쉽게 지친다. ‘GE’정식 서비스가 1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김학규라는 네임밸류의 또 다른 게임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당분간 ‘GE’에 전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생각은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네요. 현재로서는 신작발표 계획은 없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 회의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다음 작품에 쓸 소재들은 꾸준히 모으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새로운 게임을 만든다면 그 동안 꾸준히 해왔던 MMORPG를 고수하고 싶다는 그. 김 대표는 “‘GE’의 성격상 맞지 않았던 시스템을 새로운 게임에 꼭 실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세부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그가 개발한다면 분명 뭔가 다른 괴물(?)이 나올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GE’의 경우, 국내 서비스와 동시에 해외 서비스에도 만전을 기울이고 있었다. “국내에서 컨텐츠 부족의 압박에 시달리면서 개발자들이 노력한 결과, 어느 정도 다양한 컨텐츠를 보유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서비스의 경우 컨텐츠 양이 꽤 확보됐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남 아시아에서의 성공적인 런칭을 바탕으로 중국 서비스에서는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그 동안 지친 모습을 보였다면 2007년에는 ‘GE’를 어느 게임보다 활기찬 게임으로 만들겠습니다.” 어깨에 힘을 뺀 김학규 대표, 아니 개발자. 그는 확실히 달라졌다. 자신의 명성에 연연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개발에 임하는 김 대표. 초창기 온라인 게임시장을 주도했던 그도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출시되는 온라인 게임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태어날 아기의 아버지로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의 마지막 말을 들으면서 다시금 그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사진=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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