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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로프트 조원영 대표] “손가락 즐거움, 우리가 책임진다”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7.04.0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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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바일 게임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작이 불편하고 용량은 온라인게임에 비해 턱없이 적다. 이를 보고 고작해야 고스톱이나 미니게임에 적합하다고들 한다. 어떤 사람들은 모바일 게임이 무섭다고 이야기 한다. 게임이 있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다운받는 건지, 돈은 얼마나 드는 건지 모르겠다고도 말한다. 이따금 모바일게임 때문에 고액의 전화요금이 부과됐다는 언론의 보도는 선뜻 모바일게임을 즐기기 망설여지게 할 정도다. 게임로프트 조원영 대표. 그는 이러한 편견이야 말로 최근 모바일게임시장이 제자리걸음을 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한다. 다국적 모바일게임 개발사 게임로프트가 이러한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해 보이겠다며 야심차게 한국에 진출한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 간 게임로프트가 받은 성적표와 향후 사업방향, 그리고 한국 모바일시장에 대한 조원영 대표의 진솔한 생각을 들어봤다.


■ 일 년 만에 20여종 게임 출시
게임로프트가 처음 국내에 진출했을 때 주위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이미 수많은 모바일게임사가 그야말로 피 튀기는 경쟁을 하고 있었고, 시장규모는 날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의 1,800명의 개발자가 연간 50여개의 게임을 내놓는 게임로프트의 개발력이 부담스러웠다. “처음에는 8명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개발인원만 50명이 넘죠. 올 여름까지 70명으로 늘릴 생각입니다.” 인원 충원과 동시에 사무실도 더 넓은 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는 초창기 게임로프트에서 내놓는 외산 모바일게임이 국내 유저들의 입맛에 맞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눈부신 고속성장을 이룬 결과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과 과감한 투자의 배경에는 앞으로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조원영 대표의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은 결코 포화상태가 아닙니다. 아직도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사람보다 즐기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그는 앞으로도 국내 모바일시장이 더 활성화 될 것을 굳게 믿고 있었다.


■ 게임에 쓰는 돈 아깝다?
“저희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유저들은 게임로프트 게임이 나올 때마다 한결같은 목소리로 짧은 플레이 타임과 빈약한 사운드를 지적한다. 이에 대해 조원영 대표는 게임로프트가 아직까지 해외게임을 라이센싱(licensing)해서 출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외국 유저들은 무거운 게임을 싫어합니다. 짧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편이지요.” 따라서 게임의 퀄리티는 매우 높은 반면, 채 몇 시간을 즐기지 못하게 되는 것. 게임로프트는 이러한 게임을 출시할 때 국내 유저를 고려해 사이즈 및 플레이 타임을 상향조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에게 불만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그 이유는 국내 게임들은 수십 시간에 달하는 막대한 플레이타임을 제공하기 때문. “현재 8월을 목표로 국내 실정에 맞는 4종의 게임을 한국에서 자체 개발하는 중입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출시한 게임 중 RPG가 없다는 것 역시 플레이타임이 짧아 보이는 요인”이라며,  “첫 자체 개발 작품은 RPG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기존 개발풍토 바꿔야
조원영 대표는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위축에 대해 자유롭지 못한 개발환경을 꼬집었다. “과거 90년대 PC게임은 누구나 개발할 수 있고, 이를 상업화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창의적인 게임이 쏟아졌습니다. 모바일도 많은 개발사들이 자유롭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거죠.” 이러한 걸림돌에 대해 조대표는 모바일게임의 특성상 수많은 휴대폰에서 테스트를 해봐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그 많은 휴대폰을 모두 테스트하려면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많은 테스트인원을 필요로 합니다. 영세한 모바일 개발사에서는 하기 쉽지 않죠.” 이러한 부분을 이동통신사나 정부기관이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양질의 모바일게임이 나올 수 있고 이는 곧 모바일 유저 층의 확대로 이어진다는 계산이다. 또한 조대표는 “모바일게임의 본질은 캐주얼방식의 쉬운 접근성”이라며, “갈수록 모바일게임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손쉽게 게임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하고 모바일게임에 대한 불신 역시 해소할 수 있도록 개발사와 이동통신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3D’야 말로 시장 키우는 원동력
게임로프트는 최근 높은 품질의 ‘3D’를 바탕으로 하는 게임들을 연이어 출시했다. 소재 역시 모바일에서는 좀 처럼 쉽지 않은 스포츠 장르. 이러한 정책은 신규 유저들이 모바일게임으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좀 더 가볍고 친숙한 2D 그래픽보다 오히려 3D가 적합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게임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2D보다 오히려 3D가 더욱 쉽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3D세상에 살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2~3년 전 휴대폰으로는 3D게임을 원활하게 즐기기 어렵다. 오히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유저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조대표는 “지금 있는 파이를 나눠먹을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현재 게임로프트는 저사양폰에 적합한 게임을 거의 출시하지 않고 있다. “저사양폰으로는 게임시장을 키울수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게임로프트는 앞으로도 고사양 게임을 주축으로 시장의 파이를 계속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2007년은 도약의 해 될 것
한국진출 1년이 지난 지금 게임로프트는 다음 도약을 위해 힘찬 발구르기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준비되고 있는 게임만 무려 35개. 이는 국내 3대 메이저 게임개발사의 출시량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여기에 라인 업도 한층 넓혀 RPG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눈에 띠는 게임이 바로 ‘우리집 강아지(원작명 Dogz)’. 닌텐도DS로 출시된 원작은 ‘닌텐독스’와 함께 육성시뮬레이션으로 유럽등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마이트앤매직2’ 역시 연내에 출시할 계획. 특히 이 작품은 한국의 모바일 RPG 개발능력을 인정받아 국내에서 개발된다. 또한 지금까지 그래왔듯 유비소프트의 각종 인기게임을 모바일로 계속 출시할 계획이다. 과연 게임로프트의 이러한 적극적인 행보가 침체된 모바일 시장의 좋은 자극제가 될지, 또 하나의 숟가락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유저들은 재미있는 게임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고, 게임로프트는 이를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한다는 것이다.


사진=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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