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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서수길 대표] “나는 이기는 싸움만 한다”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7.05.0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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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의 링. 벌써 몇분이 지났지만, 주변의 뜨거운 시선에도 그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러던 그가, 지금 막 일어섰다. 하지만 날카로운 시선으로 상대방을 응시할 뿐, 여전히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오히려 여유로운 표정이 넘쳐난다. 자연 지켜보는 이들 사이에는 한 가지 생각이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싸울 생각이 있는 걸까, 과연 싸움이 될까’.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공이 울리기 무섭게 일순 그의 주먹은 상대의 정면으로 파고든다. 그리고는 마치 그래야했던 것 마냥 그대로 꽂혀버린다. 망설임 없는 확실한 한방. 상대의 육중한 몸이 링 한가운데 무너진다. 게임계라는 사각의 링. 국내외에 포진한 수많은 경쟁사와 경쟁자들. 이 사이에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짊어진 거침없는 파이터가 이제 막 데뷔전을 갖는다. 호승심 하나에 자신을 걸었다는 21세기형 전략CEO. 서수길 대표를 만나봤다.   


 위메이드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기업과도 손을 잡을 준비가 돼있습니다. 그만한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경영과 개발의 조화

 취임 후, <경향게임스>와 첫 인터뷰를 가진 서수길 대표는 의외로 평온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속으로 갈무리된 그의 기세는 날카로웠다. 한 동안 게임업계를 떠났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재 게임업계의 흐름을 완벽히 꿰뚫고 있었다. 
 “일선에서 한발짝 물러나서 게임시장을 봤습니다. 그 동안 보이지 않았던 흐름이 눈에 띄었고 나름대로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습니다.”
 현재 위메이드는 개발은 박관호 대표가, 경영은 서수길 대표가 맡는 쌍두마차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게임업계에 불어온 개발과 경영을 분리 바람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영과 개발의 분리로 인해, 개발과 경영의 괴리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글쎄요. 개발자와 비개발자를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위메이드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은 전 직원의 손을 거쳐서 이뤄집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개발과정에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서 괴리는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순수예술을 하는 개발자가 아닌 이상, 시장에서 결과물을 내야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전 직원이 모두 경영과 개발을 같이 생각해야한다 그의 설명이다.
 “이원화된 체제가 아닌, 경영과 개발이 녹아들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첫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서 앞으로 나갈 수 있다면, 과감히 옛 체제를 부수는 것이 필요하다. 서수길 대표는 경영과 분리가 아닌 화합을 강조하고 있었다. 말로만 경영과 개발의 화합을 외치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사내공모전을 펼친 것을 시작으로 새로운 조직 문화를 이끌어 내고 있었다. 


  도전과 인재 육성

 국내 게임업계의 위기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팽배해지고 있다. 개발사들의 난립과 인건비의 증가는 게임이 고비용, 저효율 산업으로 치닫는 것은 한 순간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이 같은 사실을 서수길 대표 역시, 통감하고 있었다.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주기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위기를 타개할 묘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거대 자본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이 불 보듯 뻔한 사실입니다.”
 서수길 대표는 해외 유수 게임개발사들의 엄청난 자본력이 앞으로 국내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이런 시장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도전적인 자세가 어느 때 보다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굳이 온라인게임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메이드가 가진 두 번째 숙제가 바로 사업영역의 다양화입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할 것입니다. 전망이 있다면 제조 산업까지도 도전할 생각입니다. 물론, 기본적인 방향은 문화컨텐츠 산업이 되겠지만, ‘불가능’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 대표는 사업영역의 확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창의적인 생각’을 꼽았다. 무엇에 도전할 지에 앞서서 그것이 ‘도전적인 창의인가?’, ‘창의적인 도전인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하자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와 동시에 위메이드 맨(Man) 육성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좋은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곧 가장 큰 경쟁력을 갖는 것입니다. 큰 돈을 들여서 인력을 영입하는 것이 아니라, 위메이드 자체에서 큰 별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젊은 인력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확보해서 언제든지 그들이 핵심적인 인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창의적 도전과 인재양성이라는 더블펀치를 준비하고 있는 서 대표의 말에서 승리를 확신하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승리를 위한 공조

 서수길 대표는 위메이드의 백년대계를 위한 마지막 계획으로 ‘승리를 위한 공조’를 꼽았다.
 “잘 만든 게임이 성공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물론, 잘 만든 게임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잘 포장해서 유저들에게 어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잘 포장하는 과정에 필수적인 사항이 자본입니다.”
 외국기업들의 대규모 자본 앞에서 힘없이 무너지기 전에 그들에게 필요한 개발사로 거듭나서 필요에 의한 공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위메이드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기업과도 손을 잡을 준비가 돼있습니다. 그만한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퍼블리싱도 그 일련의 과정 속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게임을 발굴해서 위메이드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어디든지 달려갈 계획입니다.”
 취임한 지 막 한달이 지났지만, 서수길 대표는 누구보다 바쁘다. 내부적인 관리는 물론, 대외적인 업무까지 타이트하게 진행하고 있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업체들과도 지속적인 미팅을 갖고 좋은 성과를 내기위해 고심하고 있다.
 “더 이상 움츠리고 있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승리를 향한 도전과 그 도전에 필요한 요건을 고민해서 최상의 계획을 펼칠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독단적인 CEO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위메이드에 발전이 되는 일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도 귀 기울여 들을 것입니다. 그것이 정답이 아니라 할지라도 열린 마인드는 항상 유지할 생각입니다.”
 이제 막 그의 데뷔전의 공이 울렸다. 사각의 링에서 어떤 강자와 얼마나 많은 싸움을 할지 그 자신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결코 쓰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그로기 상황에서도 위메이드의 꿈과 희망을 담은 멋진 그의 카운터펀치를 곧 보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약력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서수길 대표
1966년  서울출생
1986~1990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 전공
1995~1997  미국 펜실베니아 대. 와튼스쿨 MBA
1990~1995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1997~2000  미국 보스톤컨설팅그룹
2000~2002 아이텍스타일 대표이사
2002~2005 SK C&C 기획본부장/상무
2005~2006 (주)액토즈 소프트 대표이사
2007~ 현. (주)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사진=김은진 기자|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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