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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팩토리 이재훈 대표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7.10.0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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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말 불어닥친 IMF 외환 위기에서 가장 각광받은 직종은 다름 아닌 공무원이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마저 줄줄이 도산하고, 수 많은 샐러리맨들이 구조조정과 명예퇴직을 통해 회사를 그만둬야 할 때 가장 안정적인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공무원 직장을 IMF 직후 과감히 그만두고 게임 산업에 뛰어든 이가 있다. 그가 바로 게임팩토리 이재훈 대표다. 마치 삼국지의 유비를 연상시키는 큰 귀와 함께 온화한 인상의 이 대표가 공무원을 그만두고 선택한 일은 PC방 프랜차이즈 사업. 사업은 승승장구 했고 이 대표는 270여개의 PC방을 거느린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사장이 됐다. 이후 이 대표는 또 한번의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PC방이 우후죽순 생겨나 군웅할거(群雄割據)하던 2000년도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접고 PC방에 온라인게임을 공급하는 총판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결과는 역시 성공적이었다. 이렇듯 놀라운 결단력을 보인 이 대표가 회사 설립 10년 만에 다시 한번 변화의 칼을 빼들었다. 절대 강자들이 득실거리는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게임팩토리를 전문 게임 퍼블리셔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게임팩토리 이재훈 대표

차별화된 퍼블리싱 전략으로 성공 자신

게임팩토리가 게임퍼블리셔로 거듭난다고 발표 했을 때 이재훈 대표가 주위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다름 아닌 ‘왜’였다.



 진짜 강점은 PC방 아닌 기술력
PC방 관리프로그램을 비롯해 ‘프리스타일’, ‘씰온라인’, ‘엠파스 게임나라’ 등 시장에서 인정받은 각종 게임들의 전국 PC방 총판 사업을 해오면서 굳힌 입지도 그렇거니와, 이미 4~5곳의 대형 게임포털이 전체 시장점유율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대기업들도 섣불리 뛰어들기 힘들 만큼 현재 게임시장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의외로 담담하다. “게임 퍼블리싱 사업은 10년 전부터 준비해왔던 일이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 게임 퍼블리싱을 해도 좋다는 확신과 자금력이 생겼습니다.” 덧붙여 이 대표는 첫 술에 배부를 수도 없을 뿐더러 한 해에 몇 백억씩 쓰는 대형 퍼블리셔와 양적인 경쟁을 할 마음도 없다고 말한다.



주변에서는 게임팩토리 하면 대부분 PC방을 떠올린다.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게임팩토리가 퍼블리싱을 하더라도 PC방에 중점을 두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대표는 그보다 더욱 강력한 무기가 있다고 말한다. “게임팩토리는 기술력에 가장 자신이 있는 회사입니다. 이러한 기술력에 그간 쌓인 PC방 경험이 더해지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퍼블리셔가 갖춰야 할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개발사가 겪을 수 있는 기술적인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일이다. “개발과 관련된 서포트를 하기 위한 셋팅이 거의 끝나갑니다. 이미 최소 경력 10년에서 최고 18년 정도의 실력 있는 엔지니어들이 개발사를 서포트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고요.” 게임팩토리가 단순히 영업 조직에 불과한 회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개발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버관리나 네트워크, 빌링(billing)과 같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기술력 있는 회사라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재훈 대표가 주창한 개념이 바로 ‘인큐베이팅 퍼블리싱’이다.

“자금과 기술력은 별개일 것 같지만 실은 같은 문제입니다. 많은 비용이 필요한 기술을 지원해주면 그 만큼 순수한 게임개발에 전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발자금도 아낄 수 있거든요.”

"게임 퍼블리싱 사업은 10년 전부터 준비해왔던 일이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 게임 퍼블리싱을 해도 좋다는 확신과 자금력이 생겼습니다."



 인큐베이팅 퍼블리싱 개념 도입
게임팩토리가 고려하고 있는 기술적인 지원은 반드시 어떤 한 분야에 한정되지 않는다. 게임 개발사들마다 각자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그래픽 디자이너가 부족해 게임개발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이때 게임팩토리에서 실력있는 그래픽 디자이너를 파견해 개발을 돕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원을 위해 사내 R&D 개발 연구소도 설립 중에 있다. 이를 통해 개발사를 위한 종합 솔루션을 지원하는 것이 바로 이 대표가 강조한 ‘인큐베이팅 퍼블리싱’이다.



이 대표는 개발사와 계약에 있어서도 여타 기존 퍼블리셔들과 확실히 차별화할 생각이다. 

“요즘 퍼블리셔들은 계약금에 대해 아쉬울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개발되고 있는 게임이 많으니까요. 그러나 계약금을 적게 주는 것은 단순히 돈을 아끼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개발사에게 돈을 적게 주면 그만큼 개발사의 역량이 떨어지고 게임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상용화까지 가지도 못하고 힘이 빠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게임팩토리가 다른 퍼블리셔보다 무조건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가능성 있는 게임을 가진 개발사가 돈 때문에 개발에 지장 받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 역시 개발사가 게임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인큐베이팅 퍼블리싱’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10년 앞 내다보는 퍼블리셔 될 것
게임팩토리는 첫 퍼블리싱 게임으로 ‘익스트림사커’를 선택했다. 이미 지난해 오픈서비스를 실시한 ‘익스트림사커’는 이번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 잠시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지난달 28일 다시 오픈했다. “완전히 모든 것이 바뀐 신작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익스트림사커’가 작년부터 오픈베타서비스를 했지만 진정한 의미의 오픈은 아직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대표는 ‘익스트림사커’에 대해 큰 욕심은 없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러나 개발사인 소닉앤트의 기술력이나 개발에 임하는 자세들은 충분히 믿을 만 하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에서 파트너사와 같이 믿고 일을 해나갈 수 있다면, 당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더라도 충분히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팩토리는 내년에 4~5개의 게임을 추가로 계약해 본격적인 퍼블리싱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그러나 이 대표의 노림수는 비단 국내에만 있지 않다. “해외 시장은 아직도 충분히 열려있습니다. 영문화권은 물론이고 동남아나 유럽 쪽은 아직도 발전할 여지가 충분한 시장입니다.”  이 대표의 복안은 게임팩토리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퍼블리셔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현재 게임팩토리의 직원 중 4분의 1은 해외 업무를 경험한 바 있는 사람들입니다. 게임팩토리가 신생 퍼블리셔인 것은 맞지만 구성원은 모두 베테랑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대부분 퍼블리셔들이 개발사와 수평적인 파트너 관계를 지향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그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을 살펴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게임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이 대표의 말에는 보다 결연한 의지가 느껴진다. 개발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퍼블리싱 모델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끈끈한 신뢰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이 대표와 게임팩토리가 걸어온 10년 간의 행적, 그리고 향후 10년을 바라보고 준비하겠다는 그의 말은 충분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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