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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게임즈 미하엘 질멜 CEO] 대학생 벤처 게임 신화의 주인공 … 웹게임으로 전세계 제패 ‘자신’

  • 독일 함부르크 = 안일범 기자 nant@khan.kr
  • 입력 2009.04.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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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은 취미에서부터 시작됐다. 20대의 세 남자는 자신이 즐기던 웹브라우저 게임을 기반으로, 더 나은 게임을 재미 차원에서 개발할 생각이었다. 2003년, 그들이 개발해 공개했던 게임은 수천명의 접속자가 몰려 대박을 일궈냈다. 3년의 시간이 지난 뒤, 학생이었던 그들은 학업을 중지하고 회사를 설립,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다시 3년이  지난 지금, 30대의 나이에 들어선 그들은 이제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웹게임 개발회사가 됐다. 젊은이의 패기로, 또는 시대의 흐름을 읽는 선두주자로, 이 모든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회사를 설립해 당당히 사장의 자리에 올라선 미하엘 질멜 이노게임즈 CEO를 독일 함부르크 본사에서 만났다.


"화려한 게임이 들어선 한국 시장에서도 온라인게임은 충분히 성공할 여지가 있습니다.
5월부터 30~40대를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면서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서비스하겠습니다."



지난 2003년의 이노게임즈는 그저 취미 차원의 동아리와 마찬가지였다. 당시 개발한 게임도 그 선을 넘지는 못했지만, 수 천명의 동시접속자가 몰리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다. 그들을 조력한 것은 ‘오게임’으로 유명한 게임포지다. 최근 게임포지와 이노게임즈가  웹게임의 왕좌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으므로 아이러니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 2006년 당시에는 ‘오게임’이 전 세계를 지배했었다. 타 기업들은 ‘오게임’탓에 게임을 개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웹게임을 개발했고, 더군다나 게임포지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는가. 철저한 전략가가 아니고서야 이런 행보를 가져 갈 수 있었겠는가
그렇지 않다(웃음). 그저 처음에는 우리가 해보고 싶은 게임을 만들자는 취지 하에 개발을 시작했을 뿐이다. 학생 시절의 취미였을 뿐, 지금의 결과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첫 론칭 이후 동접자가 수천명 단위로 늘어나자, 게임포지에서 제안을 받았고 수락했다. 덕분에 게임이 성장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 이노게임즈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가?
게임이 더 큰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생각했다. 게임포지의 방식과 같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한다면, 독일에서만 서비스하는 것 보다 더 큰 수확을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2007년 개발사와 함께 운영회사를 설립하고 영문 버전을 처음 출시했다. 결과적으로 적중했고, 네덜란드, 그리스, 핀란드, 중국, 일본 등 전 세계에서 300만명이 플레이하는 온라인게임이 됐다.



- ‘부족전쟁’의 수치를 분석해본 결과 글로벌 버전을 오픈한지 6개월만에 플레이 유저가 100만을 돌파했고, 1년이 지나자 250만명을 상회해 ‘오게임’과 견줄만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놀랄만한 속도로 회사가 성장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가
잘 모르겠다.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직원들이 알아서 하더라(웃음). 같은 주제로 마케팅 팀에게 물었더니, 자생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해 성공한 것이 크다고 한 기억이 있다. 웹상에서 메신저 등을 통해 서로 교류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게임이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유저들이 성장했다. 구글 애드센스를 통한 마케팅도 겸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수치는 생각보다 적다.


- 당신은 대학생 벤처로 회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탄탄한 기업의 사장으로 변신했는데, 창업전과 지금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겠는가
단연코 책임감이다. 100명 가까이 되는 직원들을 경영진들이 책임져야 한다. 모든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것은 그들이지만, 그 책임은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들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해줄 수 있어야 하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느때 보다 부담감이 높은 직책에 올라 있는 것 같다. 책상이 좀 넓어진 것 빼고는 장점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웃음).



- 이미 탄탄한 기업으로 성공한 만큼, 다음 목표가 있을 것 같다
우리의 목표는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사람들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간단하지만 복잡하다. 개발력은 물론이고, 서포팅 능력, 마케팅 능력 등이 모두 보장돼야 가능한 일이다. 내부적으로 노하우 축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사람이 기업을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또 그 노하우가 신입 직원들에게도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어떤 CEO를 만나건 항상 아직 부족하다고 말하면서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당신도 분명히 그런 면이 있을 것이다. 가장 부족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는 이제 그만 놀고 일을 좀 해야겠다고 생각한다(웃음). 회사의 측면에서 보면 게임의 수익 모델이 아직은 한정적이여서 다양한 실험이 필요하다. 이제 프로가 된 이상 ‘함께 즐기자’식 모델 보다는, 즐거움과 수익이 공존할 수 있는 모델을 강구하고 있다. 올해 여름 신규 프로젝트를 론칭하게 되는데, 그 게임이 신호탄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 신규 게임으로 웹게임을 한다고 하면, 여전히 웹게임의 시장성은 있다고 보는가?
그렇다. ‘부족전쟁’만 보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유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유럽은 물론, 북미, 아시아 등에서도 웹게임의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남미 시장까지 그 인기가 널리 퍼져 브라질, 칠레 등에도 웹게임 열풍이 불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신규 게임에 대한 니즈가 있다고 본다. 보다 뛰어난 수익 모델이 지원되고, 시장에 대한 이해와 공략법이 마련된다면 충분히 웹게임은 가능성이 있다.



- 한국 시장은 ‘온라인게임의 메카’라 불릴 정도로 게임 산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웹게임 비즈니스는 아직 초기 단계다. 지난해 론칭한 ‘칠룡전설’이 선전하며 시장의 존재를 알리고 있지만, 타 국가에 비해서는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또 타개책은 있겠는가?
한국 시장은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유럽이나 북미 시장만큼은 아니지만 ‘부족전쟁’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한가지 특징이라면 30~40대들이 주요 유저층인 타 국가와 달리 10대 유저층의 비율이 비교적 높다는 점이다. 오히려 우리는 이 점에서 고무적이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세대가 웹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30~40대 유저층을 공략하면 시장은 분명히 열릴 것이며, 여타 시장 못지 않은 수익도 발생할 것이라고 본다.


- 최근 ‘부족전쟁’의 차단 이후 한국 게이머들의 실망이 크다. 이들을 위해 한마디 한다면
우선 한국 유저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사전에 미리 파악하고 문제점들을 해결해야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를 것이다. 한국 유저들을 위해 가능한한 많은 것들을 할 것이고, 유저들이 만족할만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미 방안은 찾았으며, 5월경이면 한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이노게임즈가 개발한 게임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한국에 보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간의 문제를 사죄하는 마음에서라도 어느 때 보다 환상적인 서비스를 하겠다.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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