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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이사]야구와 게임의 환상조합 꿈꾸는 게임업계 거장

  • 창원 = 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11.04.0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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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야구단 약속 …창단 통해 게임인들의 위상 높일 것


"게임사들은 유에서 무를 창조하는 문화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제9구단 창단을 통해서 게임인들이 사회적으로 인정 받았으면 한다"


명작 야구 만화 ‘거인의 별’을 보면서 야구를 동경했던 소년이 있었다. 그는 커브볼을 던지기 위해서 매일 밤마다 골목 벽에 공을 던졌고 하체 강화 훈련을 위해서 모래주머니를 차고 언덕길을 뛰었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배트와 글러브 대신에 컴퓨터 마우스를 잡았던 그 소년이 바로 엔씨소프트 대표인 김택진이다. 비록 자신이 꿈꿨던 야구를 직접 플레이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에게 야구는 여전히 삶의 원동력이자 희망이었다.



유년시절 가슴 뛰는 열정을 선사했고 엔씨소프트 창업 당시 힘든 IMF 시절 박찬호 선수에게서 용기를 얻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의 감동은 전략적 회사 경영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제 김택진 대표는 제9구단 창단을 통해 자신이 느꼈던 희망과 감동을 대중들에게 선사하고자 한다.


김 대표는 “한국프로야구의 9번째 심장이 이제 뛰기 시작했다”며 “게임과 야구의 환상적 조합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3월 31일 창원시 컨벤션센터에서 엔씨소프트 제9구단 창단 승인 기자회견이 열렸다. 창원시와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의 환영을 받으며 3년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택진 대표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 ‘야구’라는 단어는 내 가슴을 뛰게 한다”며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받은 만큼, 창원시와 힘을 합쳐 최고의 구단을 만들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09년 WBC의 준우승 신화에 감동 받은 김 대표는 어린 시절의 야구 열정을 구단 창단으로 승화시키기로 결정했다. 회사 직원들에게 동의를 얻은 후, KBO에 창단 의향서를 제출했고 적극적인 국민들의 지지와 창원시의 든든한 후원속에 제9구단 창단을 승인받았다.





▲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이사


[어떤 구단을 만들고 싶은가]
창단승인이 나고 가장 많았던 질문이 바로 ‘어떤 구단을 만들어나갈 것이냐’였다. 이제 막 시작하는 구단에게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구단을 꿈꾸고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겪어야할 시행착오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무조건 열심히하겠다. 많은 분들이 도움 또한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야구에 대해 특별한 애정이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야구는 나에게 영화이자 삶의 지혜서이다. 투수가 던지는 볼 하나에서도 드라마를 느낄 수 있고, 긴 리그를 통해 펼쳐지는 구단 간의 치열한 승부 또한 흥미진진하다. 세분화된 포지션과 그에 맞는 감독들의 뛰어난 용병술은 사업구상에 큰 도움이 된다.









[창원은 롯데 연고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원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대안이 있는가]
프로야구를 좋아했던 것이 롯데자이언츠 때문이었다. 대결보다는 배워나가는 마음가짐을 갖고 임하겠다. 오늘 창원방문이 처음이다. 처음 방문했지만, 창원 시민들의 야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야구의 중심이 될 수있는 도시라고 확신이 들었다. 엔씨소프트의 고향은 창원이 될 것이다. 창원시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일들을 준비하겠다.


[엔씨소프트가 구단 운영에 적합한 회사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구단을 창단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실제로 경험했다. 힘이 들수록 성원해준 모든 분들을 떠올린다. 더 많이 발로 뛰고 조언을 얻도록 노력하겠다.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수가 있다면 바로 고쳐서 성장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


인터뷰 내내 김택진 대표의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열정에 대해서 놀랐다. 단순 기업 홍보 수단으로 야구단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야구단과 함께 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뚜렷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게임업계를 대표한다는 생각 또한 확고했다. 게임인들의 이미지 개선과 함께 게임산업의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것이 김택진 대표의 계획이다. 이 밖에도 창원시와 함께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에 대해서 그는 고민하고 있었다.



[야구 구단주로서 야구게임 퍼블리싱에 대해서 고려하고 있는가]
물론이다. 야구 게임퍼블리싱과 개발 모두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한국 야구와 게임을 접목시키는 부분에 대해서도 앞장설 것이다. 게임 유저들과 야구 팬들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주선해 그들과의 소통의 문화 또한 만들어가고 싶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게임 과몰입 문제에 대해서 야구를 통해 과몰입 아이들을 운동장으로 불러 들여 호연지기를 키워주겠다는 말을 했는데]
혹자들은 기업의 존재가치에 대해서 이윤 창출이라고 말한다. 이윤창출은 필요 조건이지 기업의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업의 목적은 사회 가치를 창출하는데 있다고 믿고 있다.


게임회사로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겠다. 그 과정에서 야구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이용할 생각이다.







[이번 제9구단 창단에 있어서 기업과 연고 지역(창원시)의 협동은 가히 구단 창단의 모범 답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향후 창원시와 어떤 방식으로 협조해 나갈 생각인가]
열심히 찾고있다는 것이 맞는 대답같다. 창원시는 마산과 창원, 진해 3지역이 통합됐다. 야구를 통해서 타 지역과의 화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지역 경제 발전 등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좋은 사업 아이템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게임업계에 이번 창단이 어떤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램인가]
게임산업이 자랑스러운 산업군으로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출 효자 산업으로 게임이 각광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게임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차가운 것이 사실이다. 게임사들은 유에서 무를 창조하는 문화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9구단 창단을 통해서 게임인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았으면 한다.





[앞으로의 야구단 계획에 대해서 말한다면]
일단 팀명과 엠블럼을 4월 11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할 계획이다. 공모를 통해 좋은 팀명을 선택한 후, 선수 영입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마음 같아서는 2012년 부터 프로야구 1군 리그에서 뛰고 싶지만, 아직은 더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것 같다. 확실한 준비를 마친 후, 타구단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니,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행사 뒷 이야기]

“오랜만에 타니깐 어색하네요”



창원시 박완수 시장은 평소에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할 정도로 자전거 마니아다. 창원시가 자랑하는 공영자전거 대여 서비스 ‘누비자’를 통해 출퇴근 하는 시민이 15만 명이나 될 정도 박 시장 외에도 시민들의 자전거 사랑 또한 전국에서 최고로 꼽힌다.


승인 기자회견을 마치고 진해 군항제로 가는 도중, 박완수 시장의 권유에 따라 김택진 대표가 ‘누비자’ 공영자전거를 이용했다. 김택진 대표는 “오래 간만에 자전거를 타보니 마음처럼 잘 안된다”며 “창원시에 올 때마다 종종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김택진 대표 프로필]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학사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석사
● 1985년 ~ 서울대 컴퓨터 연구회 활동
● 1989년 아래아한글 공동개발
● 1989년 한메소프트 창립(한메타자교사, 한메한글 개발)
● 1991 ~ 1992년 현대전자 보스턴 R&D 센터 파견 근무
● 1995 ~ 1996년 현대전자, 국내 최초의 인터넷 온라인 서비스 아미넷(現신비로) 개발 팀장
● 1997년 3월 엔씨소프트 창립
● 現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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