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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취재] 말뿐인 18세 이용가 성인등급 넷마블 게임 초등학생 점령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5.06.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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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액션 장르로 기대를 모았던 ‘건즈 온라인’과 뒤를 이어 중세 판타지 풍의 액션 RPG게임인 ‘라키온’ 모두 차세대 액션 게임으로 현재 넷마블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건즈 온라인’의 경우, 33개의 서버군으로 한 서버당 최대 12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평균 동시 접속자 수만 해도 1만 명을 항상 유지하고 있는 인기 있는 게임이다. ‘라키온’의 경우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4개의 서버군에 동시 접속자를 1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게임이다.

두 게임의 공통적인 특징이라면, 일단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이라는 점이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조작감 또한 그리 어렵지 않아 따로 큰 연습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타격감이 좋아 특히 젊은 층의 유저들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즐길 수만은 없는 게임이 바로 이 ‘건즈 온라인’과 ‘라키온’이다. 이 두게임 모두 폭력적인 게임성 때문에 ‘18세 이용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두 게임이 ‘18세 이용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하고 있는 유저의 대부분이 초등학생이라는 점이다.

부모 혹은 주민 등록 번호 생성기로 만든 계정 이용
18세 이용가 게임을 초등학생들이 할 수 있을까? 지난 9일 서울시 금천구에 있는 PC방에서 만난 초등 학생에게서 쉽게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요즘 건즈나 라키온 안하면 친구들에게 왕따(따돌림)당해요.” 말문을 연 B초등학교의 K군은 부모님의 주민등록 번호를 사용해 계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부모님의 주민등록 번호를 모른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없다고 그는 말했다.

“부모님 주민등록 번호를 모르면 인터넷 상에서 쉽게 ‘주민등록 생성기’로 돌리면 번호하고 이름 금방 알아 낼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그에게서는 일말의 죄책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개인 정보의 유출이라는 범죄를 이미 초등학생때부터 저지르고 있다. 그것도 어떤 특정한 게임을 하기 위해서 범죄라는 것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오후 3시∼5시는 초딩 타임
‘건즈 온라인’과 ‘라키온’의 경우 가장 사람이 많이 붐비는 시간이 바로 이 오후 3∼5시인 방과 후, 일명 ‘초딩 타임’이다. 이 시간의 경우 각 서버마다 초딩들이 넘쳐 난다는 것이 일반 유저들의 말이다. PC방에서 만난 김범석(가명, 27)군은 “그 시간 만 되면 PC방에 한 14명 정도의 초등학생들이 몰려와서 금연석이고 흡연석이고 할 것 없이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아주 떳떳하게 ‘건즈’ 혹은 ‘라키온’ 온라인 게임을 합니다. 게임을 하는 것까지 무엇이라고 말은 못하겠는데, 게임을 하면서 각종 욕설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아주 큰 소리로 말한다는 거죠”라며 PC방 사용자로서 매우 불쾌감을 나타냈다.

“고함도 질러보고 타일러도 봤지만, 그 때 뿐입니다. 애들이라 때릴 수도 없고 저도 참 난감하더라고요”라고 말하는 그는 PC방에서의 아이들의 행동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게임 안에서의 ‘초딩들은 어떨까?’ 직접 ‘건즈’ 온라인에 접속을 하여 그들이 하는 게임을 들여다봤다.

욕설 난무는 기본, 일부는 운영자 사칭까지
넷마블 홈페이지에서 하루 걸러서 올리는 공지는 업데이트도 아니고 이벤트도 아닌 ‘불량사용자’의 계정블럭(계정압류 또는 계정 일시 정지)건이다. 하루에도 수 백 건의 항의 진정 메일이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운영자의 입장에서도 그 양을 처리하지 못할 정도이다. 운영자의 경우 ‘그것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말로 일관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크린 샷(3P 상단 사진 참조)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이미 초등학생들의 욕설 수준은 수위를 넘어 섰다.

‘건즈’의 경우 화려한 액션으로 컨트롤을 잘하면 매우 멋있는 장면을 연출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멋있는 연출 장면이 게임의 목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들 혹은 중학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과하게 뽐내기 위해서 일정 룰을 만들고 일반 유저들까지 그 룰을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아래 보이는 ‘따발 즐’이라는 표현은 연사 총의 사용을 억제해 칼과 소총만으로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고 싶어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다 보니 게임상에서 욕설은 기본이고 비 매너행동(게임 중에 퇴장 혹은 운영자를 사칭한 사기 등)이 판치고 있다. ‘라키온’ 또한 ‘건즈’와 비교해서 그리 뒤처지지 않을 만큼 초등학생 유저들이 즐기고 있다. 건즈와 똑같이 욕설과 사기 사칭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넷마블은 수수 방관
취재를 해본 결과 ‘18세 이용가’등급을 받은 게임을 초, 중학생들의 유저가 상당 수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개발사의 입장에서 이런 사태를 몰랐다고 한다면 말이 안 된다. 그렇다면 ‘그 동안 모니터 요원들은 무엇을 했는가’라고 질문하고 싶다. “성인 인증을 할 때, 주민등록 번호말고는 달리 확인할 길이 없다”라는 게 개발사의 입장이다.

이번 취재와 관련 CJ인터넷의 장재혁 팀장은 “CJ인터넷은 국가에서 지시하는 모든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유저(초등학생)들에게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번호 도용문제는 넷마블의 문제가 아닌 만큼 게임을 하는 아이들이 형사입건 되는 것이 정확한 답이다”면서 초등학생들에게 문제의 공을 넘겼다. ‘성인 인증’이 필요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성인 인증’이 효력이 없다면 기존의 ‘성인 인증’ 시스템을 보완하던가 아니면 개선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개발사의 의무이다.

초등학생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게임을 하고 있다. 그것도 공공장소인 PC방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공장소에서 초등학생들이 즐기는 게임의 경우 개발사들과 마찬가지로 PC방 업주에게도 책임이 있다. 1차적인 책임은 개발사의 안일한 대처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는 보완장치의 마련 없이 그저 유저 수만을 늘리기에 급급하다면 어떤 유저가 그 개발사를 믿고 게임을 할 수 있을까. 게임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사후 관리야말로 그 게임의 성공여부를 좌우하는 것임을 빨리 파악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미니인터뷰]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 B초등학교 6학년 K군
“18세 이용가라는 것은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할 때 알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했습니다” K군의 말이다. 친구들과 PC방에서 본 ‘건즈’ 온라인에 한번에 빠졌고 그와 그 친구들은 부모님 혹은 주민등록 생성기로 성인 인증을 받아 계정을 만들었고 말했다. “아직도 게임을 하면서 왜 이 게임이 18세 이용가인지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게임인데”라고 말하는 그에게서는 아직도 잘못된 점을 이해 못하겠다는 생각만 읽을 수 있었다.

“폭력적이라고 해서 그러는 것 같은데, 초등학생들도 볼 건 다 보고 알 것은 다 아는데, 넷마블의 경우 귀여운 아바타로 다른 게임들을 이미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건즈 온라인을 본 것은 PC방이였지만, 넷마블 창에서 쉽게 접속 할 수 있어서 따로 찾지 않고 게임을 할 수 있어 편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도 넷마블에서 새로운 ‘18세 이용가’ 게임이 나온다면 하겠는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네’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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