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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톤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유태호]1세대 게임사 10년 내공 대방출

  • 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12.03.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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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게임사 중에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기업은 드물다. 그 긴 세월 동안 단 한 개의 출시작을 가진 회사라면, 범위는 더욱 좁혀진다. 1999년 설립된 온라인게임 개발사 동서소프트는 게임업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다. 그러나 ‘다크에덴’은 국내 최초 호러 RPG를 표방하며, 수많은 마니아 유저를 양산시킨 게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게임을 개발한 회사가 바로 동서소프트, 지금의 소프톤 엔터테인먼트(이하 소프톤)다.


‘다크에덴’은 지난 2001년 공개서비스 이후부터 여전히 국내 유저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장수 게임이다. 수십만 명의 유저가 몰리는 대작은 아니지만, 지난 10년 동안 꾸준한 서비스로, 1세대 게임사를 살려냈다. ‘다크에덴’역시 소프톤의 수장인 유태호 대표의 뚝심 있는 소신경영이 아니었다면 올해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유 대표는 올초부터 ‘다크에덴’리뉴얼과 함께 차기작 구상에 돌입했다.



이에 오는 4월 신작 MMORPG ‘신무림외전’을 공개하고 서비스 10년 내공을 가진 소프톤의 숨은저력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일을 하며 강한인내심으로 2012년 비상을 준비해 온 유태호 대표의 히스토리를 처음 공개한다.


‘다크에덴’은 2003년 상용화 이후 월 매출 7억 원 이상 올렸던 알짜 게임이다. 서비스 초기 과금모델을 월정액제로 정했다가 동시접속자 2천 명이 채 되지 않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후 유 대표는 고심 끝에 부분유료화 모델 중에선 최초로, 게임 내 프리미엄존(유료 던전)을 추가해 ‘다크에덴’을 지금의 장수게임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소프톤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유태호


[세 번의 사업 위기, ‘다크에덴’이 구원]
“게임사업을 처음 시작하게 된 것은 우연찮은 기회였어요. 미국에서 공부를 하다 잠깐 한국에 들어왔는데 당시 온라인 네트워크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었죠. 그 때 병역특례로 게임회사에 근무하던 친구가 같이 동업을 하자고 제안했어요. 한창 벤처열풍이 불던 시기였거든요.” 유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맨 주먹만 있으면 다 될 줄 알았던 청년 시절의 패기 때문에 ‘큰 일’을 벌이고 말았다는 것이다.


창업에 뜻을 모은 7명의 게임 개발자 가운데 대다수가 병역특례혜택을 받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회사만 차리면 별 문제 없겠거니 생각했던 유 대표와 달리, 현실은 냉정했다. 갓 태어난 벤처회사가 병역특례 지정업체가 되는 길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회사를 못 차리면 나를 믿고 기다려준 개발자들 신세가 난감해지는 상황이었어요. 창업 의지보다는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컸지요. 결국, 형님이 경영하는 회사로부터 도움을 받아 동서소프트(현재 소프톤)를 설립했습니다.”




알고 보면 유 대표는 흔한 말로 ‘엄친아’다. 그는 국내 최대 자동차 내장재 전문생산업체인 동광그룹 유내형 회장의 동생으로, 소프톤의 탄생은 모기업의 투자로부터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그에게 위기는 또 찾아왔다. 유 대표에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게임 개발과 동시에 온라인 사업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했던 것이다. 자본금을 탈탈 털어 자국어 도메인 솔루션, 메신저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손을 댔다. 결과는 모든 게 실패로 돌아갔고 사무실 보증금 빼면 아무것도 그에게 남아있지 않았다.


엄청난 굴욕감을 마음에 지닌 채 ‘다크에덴’을 개발 중이던 개발자들과 모기업 사옥으로 거처를 옮겼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의 경험이 좋은 약이 됐던것 같아요(웃음). ‘다크에덴’이 유일한 희망이 됐거든요. 바닥을 찍고 나니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욕심을 버리는 것과 한 가지일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달았습니다.”




[10년 만에 새로운 도전 ‘퍼블리싱’]
‘다크에덴’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면서 그는 차기작에 대한 구상을 늘 해왔다고 전했다. 올해는 그 구상이 활짝 공개되는 시기다. 소프톤은 작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왔던 것들을 조금씩 구체화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다크에덴’의 리뉴얼 작업이 대표적이다. 10년 이상 서비스된 까닭에 낡은 콘텐츠를 정리하고 유저 트렌드를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유저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올 초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동시접속자 수가 두 배 가량 늘어났다.


여기에 차기작인 ‘다크에덴2’도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는 설명이다. 3D 그래픽에 전작보다 훨씬 높은 자유도를 보장한다는 귀띔이다. 단, ‘다크에덴2’가 출시되기까지는 아직 2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그렇다면 유 대표는 그 공백을 무엇으로 채우려는 것일까. “처음으로 퍼블리싱 사업을 도전해볼까 합니다. ‘신무림외전’이라는 MMORPG인데요. 이미 출시됐던 게임이고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지만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심정으로 살려보고 싶습니다.”


그는 ‘신무림외전’의 강점을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누적회원이 40만 명이라는 점과 그동안 묵혀둔 방대한 콘텐츠가 그것이다. 기존에 게임이 실패하게 된 요인이 서비스였기 때문에 ‘다크에덴’의 서비스 노하우를 활용하면 충분히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유 대표는 덧붙였다. “오는 4월 12일에 소프톤의 두 번째 게임 ‘신무림외전’이 출시됩니다. ‘대박’을 노리기보다는 꾸준함으로 승부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1세대 게임사로서 소신을 지키고 싶어요.”


[CEO’APP FOCUS]‘프렌즈 파이터즈’



● 개발사 : 소프톤 엔터테인먼트
● 플랫폼 : 애플 앱스토어 (2012년 4월 일본 출시)
● 가 격 : 미정
‘프렌즈 파이터즈’는 국내 최초 격투 기반 소셜네트워크게임(SNG)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작년 하반기 페이스북에서 서비스되면서 국내 이용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SNG는 유 대표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으로, 이 게임의 경우 오는 4월부터 NHN재팬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어 일본 앱스토어로 출시될 예정이다. ‘프렌즈 파이터즈’는 게임 안에서 도장을 육성하고, 친구와 함께 최강의 도장을 만들어 진정한 무술 세계를 장악하는 방식이다.


[유태호 대표 프로필]
● 1999년 뉴욕 아델피 대학교 컴퓨터공학 전공
● 1999년 메트로텍 설립
● 2004년 고려대학교 최고경영자 수료
● 2008년 동광기연 비서실 임원 및 소프톤 엔터테인먼트 감사
● 2009년~현재 소프톤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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