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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튠 정 욱 대표]한게임 시절부터 인연 깊었던 야구로 ‘컴백’

  • 황지영 기자 hjy@khplus.kr
  • 입력 2012.09.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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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자른 헤어에 청바지 차림, 정욱 대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한 회사의 사장이, 그것도 한게임이라는 대형 게임사의 수장이 자유분방한 옷차림으로 활동해온 것처럼 그가 임기 내에 보여줬던 경영스타일도 고정관념이 없어 보였다. 그런 그가, 지난해말 한게임을 퇴사한 지 9개월 만에 넵튠이라는 신생 개발사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도 틀에 박힌 것은 없어 보였다. 정 대표는 최근 자사가 개발한 스마트폰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을 공개, 이 게임을 넥슨과 퍼블리싱하기로 계약 맺었다고 발표했다. 한게임 출신인 그가 넥슨과의 계약이라니 정 대표의 행보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었다. 그를 만나 정욱 대표가 그리는 목표와 이상에 대해 귀를 기울여봤다.



[야구게임 경험 ‘충분했다’]
“왜 나왔냐고요? 너무 규모가 큰 회사다보니 신경써야할 게임도 많았고, 조직도 커서 일에 끌려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좀 작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만 신경 쓰는 그런 일이요. 이렇게 넵튠이라는 회사로 인사드리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정 대표가 넵튠에서 스마트폰게임을 개발한다는 소식은 사실 관련업계에서도 종종 들렸었다. 그런데 한게임 출신이라는 사실 때문인지 은연 중 신작게임의 퍼블리싱은 한게임에서 진행될 것으로 짐작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반면 그가 이번에 손잡은 것은 넥슨이다.


“한게임을 사랑하고, 후배들도 많아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다만 나와서까지 함께 할 경우에는 오히려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계약이 되면 우리 게임을 냉정하게 지적하고 평가해야 될 텐데 그 쪽 분들도 여러모로 불편하시지 않겠어요. 또 이와는 상관없이 넥슨이라는 회사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 했습니다. 요즘 넥슨이 성공시킨 스마트폰게임들이 적지 않잖아요. 그래서인지 일단 서비스나 운영에 관련된 걱정은 일체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정욱 대표가 말했듯 현재 넵튠에서 가장 집중하는 것은 처녀작인 스마트폰 야구게임을 완성하는 일이다. 타이틀명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넥슨 야구게임’(가칭)으로 불리고 있다. 야구게임이 요즘 게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타이틀이기는 하지만 그가 왜 처녀작으로 이러한 장르를 선택했는지 궁금했다.


“사실 제가 한게임에 있을 때부터 야구게임과는 인연이 깊었습니다. NHN이 야구9단이라는 게임을 개발했고, ‘슬러거’개발사인 와이즈캣도 인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선수협이나 KBO 라이선스 문제들도 있었고, 제가 있을 당시에 CJ인터넷 남궁훈 대표와 협의로 라이선스 문제도 해결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야구게임에 대한 애착이 많고 플레이도 많이 했었죠. 그런데 가령 ‘마구마구’나 이런 게임을 즐기다보면 십대들 하고 겨뤄서는 절대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나이가 있는 유저들이 해도 이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야구게임 중에서도 시뮬레이션 장르를 선택한 이유입니다.”




▲ 넵튠 정 욱 대표


[해외 진출 ‘거칠 것 없다’]
“국내에 출시된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대부분은 해외 라이선스 엔진으로 개발된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는 해당 장르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통계 전문가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09년 이대호로 리그를 돌렸을 때, 그 당시 이대호의 성적과 흡사하게 게임이 플레이돼야 하는데 이를 구현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때문에 저희는 통계학 박사님이자 야구 매니아인 최제호 박사님의 컨설팅 지원으로 게임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라이선스와 관련해서는 특별히 물어볼 것이 없어보였다. 한게임 시절 관련 문제에 숙달됐기 때문인지 넵튠에서도 이미 KBO, 선수협 등과 계약을 마친 상황이다. 해외로의 진출도 착착 준비되고 있다. 스마트폰 야구 게임의 경우, 선수 라이선스 문제뿐만 아니라 게임 자체의 저작권 문제로 해외로의 진출이 쉽지 않았던 반면 넵튠은 거슬릴 것이 없는 상황이다.


“해외 진출은 일본을 우선적으로 준비하고 있고, 야구 인기가 뜨거운 북미도 바라보고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 중입니다. 국내도 그렇지만, 해외의 경우 바깥으로의 진출이 경쟁작들보다 용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된다는 야구 시뮬레이션 ‘프로야구 매니저’의 경우 태생이 세가게임이다 보니, 일본이나 미국에서 직접 서비스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게임도 대부분 마찬가집니다. 반면 우리는 이러한 특수한 상황에 처해있지 않다보니 해외 진출에 있어 자신감이 있습니다.”




정 대표는 해당 게임을 올 하반기 iOS와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정욱 대표가 현재로서 가장 바라는 점은 이 게임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가 원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작은 회사를 유지하는 것이란다.


“저 뿐만 아니라 직원 상당수가 대기업에서 근무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직원들하고 얘기해보면 큰 회사가 되는 것은 다들 싫다는 반응입니다. 물론 돈을 많이 벌고 게임이 흥행하기를 원하지만 성과 위주의 회사가 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저희는 크게 세 가지가 없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직급이 없고, 평가도 없는 그리고 조직이 없는 회사입니다.” 그의 얘기를 듣고 다시 명함을 확인해 보니 정 대표, 그리고 동료들의 명함에는 직급도, 소속도 새겨 있지 않았다. 그의 바람이 게임의 흥행과 함께 성취되는 것을 지켜보고 싶다.


[CEO GAME FOCUS]넥슨 야구게임(가칭)




● 개발사 : 넵튠
● 플랫폼 : iOS, 안드로이드
● 출 시 : 2012년 하반기


‘넥슨 야구게임’(가칭)은 넵튠이 개발하고 넥슨이 퍼블리싱하는 스마트폰용 야구 매니지먼트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유저가 직접 선수를 교체하거나 작전을 변경하는 등 실시간 개입이 가능하다. 야구의 사실적이고 전략적인 재미요소가 극대화됐으며, 기존에 한국 프로야구의 모든 구단 및 방대한 선수정보를 넣어 기존 온라인 및 모바일 야구게임 유저 모두를 타깃으로 개발되고 있다.


[정욱 대표 프로필]
● 한게임 대표 및 사업 총괄/ NHN 이사
● 한게임 북미포털 이지닷컴 / 중국포털 아워게임 대표
● 한국콘텐츠진흥원 비상임 이사
● 프리챌 서비스&사업 기획/ 액센츄어 컨설턴트
● 서울대 무기재료학과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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