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스트소프트 민영환 부사장]퍼즐에 심취했던 소년, MMO로 1,000억 신화

  • 황지영 기자 hjy@khplus.kr
  • 입력 2012.10.17 09:49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시장을 강타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최근 콘텐츠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동안 이름 한 번 내걸기 어려웠던 북미 음악차트에서 2위까지 오르는 가하면, 팝의 종주국인 영국에서는 이미 1위를 기록, 전례 없는 한류 역사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그러나 게임업계에서는 국산 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이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국내에서 제작된 수많은 온라인게임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해외에 수출, 수십조의 외화벌이를 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 있어 게임업계에서는 싸이를 능가할 만한 흥행 보증수표들이 상당히 즐비해 있다. 이스트소프트의 민영환 부사장 역시 단일 게임으로 기하학 적인 수치의 외화벌이에 성공한 인물 중 하나다.


그가 개발을 총괄한 MMORPG ‘카발 온라인’은 2005년 론칭된 이래로 글로벌 시장 60개국에 수출되면서 현재까지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런데, 민 부사장이 7년간 효자 노릇을 한 게임사업의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그는 금년 하반기 5년간 준비해온 ‘카발 온라인’의 후속작 ‘카발2’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그를 만나 게임업계에서 온라인게임의 역할, 그리고 민 부사장이 바라는 게임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프로그래머 출신인 민영환 부사장은 이스트소프트에서 압축 프로그램인 ‘알집’을 비롯한 ‘알툴즈 시리즈’, 그리고 온라인게임으로는 ‘카발 온라인’과 ‘카발2’를 개발해 왔다. 소프트웨어와 게임을 동시에 개발해온 그이지만 사실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것은 온전히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처녀작으로 1,000억 신화]
“사실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했던 것이 게임 때문입니다. 이스트소프트에 입사할 당시에도 게임을 제작하고 싶었지만 그때는 회사가 그럴만한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소프트웨어 제품들이 모양을 갖춰나가면서부터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를 윗선에 보였죠. 마침 회사 측에서도 시기가 맞다고 판단하면서 게임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민영환 부사장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출발한 이스트소프트가 처녀작인 ‘카발 온라인’을 개발하게 된사연을 소개했다. 당시 개발된 ‘카발 온라인’은 장르나 게임성에 있어서는 사실 민영환 부사장이 만들고 싶었던 게임의 스타일은 아니었다.


“사실 게임사업을 시작하면서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당시 개발을 시작할 무렵인 2000년 초반에는 패키지게임은 이미 사양길을 걷던 분위기였고, 적지 않은 개발사들이 도산했었죠. 그러한 상황에서 돈을 벌 수 있던 것은 온라인게임, 그 중에서도 MMORPG가 유력했던 상황이었습니다.”사실 게임성이나 장르 자체는 민 부사장이 원했던 방향은 아니었지만, 이 게임에 투영된 철학은 민 부사장의 생각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바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이스트소프트 민영환 부사장


“사실 압축프로그램인 알집을 개발할 때에도 윈집(Winzip)이라는 인기 제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주류시장으로 들어가고자하는 마음보다는, 메인시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자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기능을 굉장히 간편히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 알집을 내놓았죠. ‘카발 온라인’도 같은 맥락입니다. 당시에도 MMORPG에 있어 메인 시장은 이미 존재했지만, 처음 MMORPG를 접하는 유저들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카발 온라인’은 저사양을 기본으로, 콘텐츠 역시 최대한 쉽게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민영환 부사장의 전략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 흐름과 잘 맞아떨어졌다. ‘카발 온라인’은 2005년 출시 후 7년 동안 국내외 60개국 서 2,500만 유저에게 서비스되면서 회사를 성장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주도했다. 게임이 론칭되던 해에‘카발 온라인’매출은 이스트소프트의 전체 사업부문의 80%를 차지, 현재도 50%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중이다. 누적 매출로 따져도 1,000억 원에 달한다.


“게임사업에서 매출이 잘 나온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회사가 상장하는데 무리가 없었던 것은 소프트웨어 부문도 안정감 있게 고루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안전하게 성장하려면 내부에서 진행되는 파트가 골고루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자유도 높은 ‘카발2’로 글로벌 공략]
민영환 부사장은 회사에 효자노릇을 한‘카발 온라인’의 후속작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후속작이라기 보다는 또 다른 대작 하나를 선보인다는 목표에 가깝다. 다만, 원작의 경우 저사양과 높은 접근성에 초점을 맞췄다면‘카발2’에서는 보다 자유로워진 월드와 심도 있는 콘텐츠에 무게가 쏠렸다.


“일단 그래픽에서부터 원작의 경우에는 굉장히 많은 절제가 필요했었습니다. 때문에 컬러감이나 월드에 있어서 제한도 많았고, 캐릭터에 있어서도 다양성이 떨어졌습니다. 반면 ‘카발2’는 크라이엔진3를 사용하면서 그래픽에서부터 훨씬 자유로워진 것 같습니다. 콘텐츠적 측면에 있어서도 정통 MMORPG들이 요하는 파티 사냥 등의 콘텐츠가 심도 있게 구현됐습니다.” 게임적 측면 뿐만 아니라‘카발2’는 원작에서 쌓아온 노하우가 상당히 녹아져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한 타이틀인 만큼, 해외 유저들의 입맛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해외 게임업계에서는 지나치게 백인 위주의 캐릭터로 구성된 게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곤 합니다. 때문에 ‘카발2’는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흑인을 비롯한 동양인 캐릭터와 NPC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판타지스러운 느낌을 피하기 위해 예쁘고 멋진 것도 좋지만 사실적인 캐릭터들도 상당수 준비했습니다. ”민 부사장은 이러한 목표를 바탕으로 금년 말‘카발2’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다. 물론 이에앞서 유저들의 반응을 지켜보기 위해 CBT도 단행, 론칭 절차를 밟아가는 중이다.


“지난 10월 14일까지 두 번째 CBT가 단행됐습니다. 지난해 말 있었던 비공개테스트에서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서버 부하 테스트에 중점을 맞췄습니다. 앞으로 보다 많은 유저들에게 좀 더 재미있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카발2’에 많은 기대바랍니다.”


[HIS GAME FOCUS]로드런너



● 개발사 : 브러더번드
● 플랫폼 : MSX / 패미콤
● 출 시 : 1984년


민영환 부사장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게임은 ‘로드런너’다. 땅을 파내면서 적이 쫓아오지 못하도록 길을 막는 이 게임은 민 부사장이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개발자로의 길을 걷게된 계기를 만들었다. ‘로드런너’뿐만아니라 퍼즐류의 게임을 유난히 좋아했다는 그는 요즘에도 해당 장르의 게임에 눈을 떼지 못한다. 특히 민 부사장은 오프라인으로 퍼즐 게임을 접하면, 이내 프로그래밍을 활용, 컴퓨터로 즐기는 이색적인 취미가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민영환 부사장 프로필]
● 1973년 1월 15일 생
● 1999년 서울대 수학교육과 졸업
● 1999년 알집
● 2004년 이스트소프트 이사
● 2005년 카발 온라인
● 2011년 서울대 MBA 경영전문대학원 졸업
● 2011년~ 現이스트소프트 부사장 (카발2 개발부문장 겸임)대표작
● 2012년 카발2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