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스타 리그’ 커뮤니티로는 최대 회원수(42,000명)를 자랑하는 함온스(http://cafe.daum.net/TogetherOSL) 시삽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스타크래프트 기록 전문가’이면서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메가 웹 죽돌이’로 통하는 ‘알태어’ 심현(32·사진)씨를 만났다.
“임요환을 따라잡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그가 게임리그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999년. 그는 고시에 실패하고 ‘백수’로 방에서 뒹굴던 무렵 게임방송을 처음 봤다. 가끔 게임방송을 접하던 2001년 TV를 통해 ‘테란의 황제’ 임요환을 알게 됐다. 방송을 보지 말았어야 하는데 보고 나서 인생이 바뀌었다.
임요환에게 푹빠진 그는 “임요환의 전투기록을 내손으로 남기겠다”며 기록 집계를 시작했다. 최근 임요환이 온게임넷에서 100번째 경기를 치를 때 온라인에서 떠돌던 ‘임요환 100전 기록’도 그가 직접 작성한 것이다. 그에게 붙여진 ‘메가 웹 죽돌이’란 별명도 이때부터 얻었다. 임요환의 경기를 쫓아다니다 보니 매주 스튜디오 한쪽 구석에서 넋을 놓고 구경하는 ‘철없는 아저씨(?)’가 됐다.
“막상 기록을 시작하니까 할 말과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PGR21에 접속해 마구 글을 써댔죠.” 그의 열성과 노력을 눈여겨보던 PGR21측은 지난해 초 그를 새로운 운영자로 영입했다. 심현씨는 이제는 거의 매일 벌어지는 게임경기를 기록하다보니 하루에 2시간씩은 꼬박 TV 앞에 앉아 있다.
“주위에선 나이먹고 철없다고 핀잔하지만 아버지가 열심히 응원해 주세요. 타박할 만도 한데 더 재미있어 하시거든요.” 심현씨 덕분에 아버지도 ‘스타크래프트’팬이 됐다. 그의 아버지는 잘 알려진 소설가다. 그는 “프로게임리그라고 다들 우습게 아는데 사실은 저변이 넓다”며 “PGR의 또 다른 운영자 중에는 법관이나 박사도 있다”고 귀뜸했다. 심현씨는 올해 주목을 받을 만한 선수로 이병민 선수를 지목했다.
e스포츠가 프로스포츠의 대표가 되는 그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심현씨의 새해 소망은 게임을 잘 할 줄 아는 미모의 여자친구를 만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