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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통해 아이들과 눈높이 맞추는 유치원교사 장수희

  • 윤영진
  • 입력 2004.06.2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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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가르쳐야 쉽게 이해할 수 있는가. 이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살펴보면 바로 해답을 찾을 수 있죠. 아이들의 관점에서 함께 사물을 살피고, 생각을 공유하는데는 게임 만한 것이 없더라고요.”

게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아이들의 세계를 읽는다는 유치원 교사 장수희(24)씨. 그녀가 지난 3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며 얻게된 자시만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TV 방영 애니메이션과 ‘게임’이 그것. 이제는 준 프로게이머 수준인 그녀에게 지금이 있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처음 아이들을 가르칠 때였어요. 아이들과 좀 더 빨리 친해지려고 그 당시 인기 만화였던 ‘짱구는 못말려’를 시청했죠. 다음 날 기세 등등하게 아이들에게 짱구 이야기를 꺼냈지만, 반응은 시큰둥하더군요. 알고 봤더니 이미 아이들은 애니메이션이 아닌 게임에 푸욱 빠져있던 상태더라고요.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날로 퇴근길에 게임샵에 들러 짱구 게임을 구입했죠. 2시간쯤 게임을 즐기고 다음 날 게임 짱구의 게임 플레이 소감 등 게임관련 이야기를 꺼냈더니, 아이들이 ‘와~ 우리 선생님 최고다’라는 탄성을 지르며 너무나 좋아하더군요. 한순간에 최고 인기 선생님이 돼버렸지 뭐예요(웃음).”

그녀와 게임과의 상큼한 첫 데이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사실 그녀는 ‘짱구는 못말려’ 이후 ‘퀴즈퀴즈 온라인’부터 ‘포트리스 2 블루’까지 두루 섭렵한 매니아다. 최근에 즐기는 게임은 ‘리니지2’. 이미 60레벨이 넘는 아바타를 가지고 있으며, 총 4개의 혈을 진두지휘하는 친목혈 군주이기도 하다.

“게임이 단순하다고 느낄 때였어요. PC방에서 몇 시간씩 게임을 즐기는 분들을 이해할 수 없더군요.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리니지2 광고를 보게됐죠. 이미 온라인게임들의 악영향과 관련된 방송을 접했던지라 조금 겁도 났지만, 정말 그런지 일단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을 게임을 통해 접할 수 있었고 그제야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더군요. 오프라인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온라인게임만의 신선한 즐거움은 정말 매력적이죠. 마치 각본 없는 인간사를 간접 체험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녀는 게임상 군주라는 직책에 구애받는다거나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고 말한다. 물론 일에도 결코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루 적게는 30분, 많게는 2시간을 플레이하며 제대로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저도 한때는 게임에 매료된 후, 게임 삼매경에 빠졌던 적이 있어요. 백해무익이란 말이 딱 들어맞더라고요. 아무리 게임도 하나의 문화라고는 하지만, 편식하면 몸에 좋지 않잖아요. 물론 게임만큼 짧은 시간 큰 즐거움을 주는 유희문화는 흔치 않죠.

하지만 너무 깊게 빠져들면 오프라인 세계와는 점차 거리가 멀어지고, 스스로 담을 쌓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죠. 그것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쉽게 제자리로 돌아가기 힘들잖아요.

한번 자문해보세요. 그리고 혹시나 소위 말하는 게임중독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이때는 다른 취미를 가져본다거나 일에 매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게임은 게임으로 즐길 때 게임이니까요.”

게임에 대한 시대정신과 지혜로운 혜안을 가진 그녀. 그녀가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수많은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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