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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고시 포기하고 게임 선택한 게임 기획자 조경식

  • 윤영진
  • 입력 2004.07.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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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된 미래보다 제 창의력을 펼치고 싶었어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단국대 대학원 법학과에 진학하며 법조인의 길을 걸었던 조경식(25). 그간 변호사인 아버지와 법조인을 다수 배출한 집안 내력상 그를 아는 이들은 그가 법조인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법고시마저 포기한 채 게임계에 투신했다. “작년 여름방학 때였어요. 공부하던 중 10년 뒤 제 모습을 상상해봤죠. 그런데 이건 제 길이 아니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이 해도 그만, 남이 해도 그만인 길이라면 굳이 자신이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 조경식의 인생관.

그는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마음껏 펼치고 싶었다. 작년 여름부터 게임관련 일을 하기 위해 새벽 PC방 아르바이트를 했고 정보도 찾아봤다. 다행이랄까. 우연한 기회에 학교 선배의 소개로 ‘루니아 전기’를 개발 중인 개발사 오렘(allm)에 입사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게임계에 첫 발을 딛게 된다.

지난 4월 10일 처음 기획자란 직함을 달았을 때만 해도 온라인게임들에 대해 인색했던 기획자 조경식. 그런 그가 변했다. “캐주얼 유저층에 맞춰 제작된 온라인게임들이 대부분이라 식상했죠. 하지만 직접 기획자의 일을 해보니 힘겨움도 알겠고… 이젠 최하가 70점부터입니다(웃음).”

그는 월요일 새벽에 출근해 수요일 새벽에 퇴근한다. 그렇게 부지럼을 떨고 있음에도 그는 지금 안달이 나있다.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싶은 열정 탓이다. 낮에는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밤에는 기획과 관련된 내공을 쌓기 위해 기획 관련 서적이란 서적은 모두 탐닉하는 것은 기본.

하지만 기획에 대해 알아 갈수록 걱정이 많아진다고. “예전엔 창의적인 생각들을 게임에 모두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실제 아이디어가 게임 내에서 구현되기까지는 가능한 부분이나 가공이 결코 쉽지만은 않더군요. 이 부분이 제가 풀어야할 숙제이자 과제죠.” 이제 조금은 기획자의 냄새가 난다고나 할까.

아직 그는 젊음을 걸어보겠다는 패기 외엔 뚜렷한 자기만의 무엇이없다. 거기에 모든 이들의 계속된 만류. 게임계가 그리도 좋은 이유가 뭘까. “초등학교 때부터 프로그래머였던 삼촌의 영향이 커요. 그때 처음 게임을 해봤거든요. 중학교 때까지도 게임을 즐기다가 고등학교 땐 잠시 게임과 멀리했죠. 졸업 후 다시금 게임을 접할 수 있었어요.”

약간은 고무된 표정으로 말하는 조경식씨. 그의 말이 이어진다. “게임 개발사에서 일해보는 것. 제 소망이자 염원이었어요. 반드시 여기여야 했고 이제 그 꿈이 막 실현 되가는 순간이죠.” 환한 웃음을 짓는 그이지만 아직 그의 앞에는 당면한 난관들이 한둘이 아니다. 부모님의 설득이나 군대 문제가 그러할 것이고, 학업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이다.

이제 겨우 3개월 경험의 기획자.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그이지만 열정만큼은 남다르다. “이번이 아니면 안되겠다 싶었죠. 하지만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이 커요. 그러니 더욱 성공해야겠지요. 개인적으로도 세계 최고의 게임을 만들고 싶거든요.” 도전하는 젊은과 패기. 그가 차세대 게임 기획자로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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