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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 대회 창시한 학원 버스 기사 조현철씨

  • 윤영진
  • 입력 2004.07.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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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죠.” 세계 최초로 철권대회를 창시한 조현철(35). 그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금호동의 작은 방 한 칸에는 수북히 쌓인 PS2용 격투게임 타이틀과 개조 조이스틱, 녹화용 비디오와 각종 공략본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직장생활을 하던 1992년. 당시 조현철은 우연히 접한 격투게임에 매료, 곧바로 게임 삼매경에 빠져 들었다. 시간만 나면 오락실로 달려가길 몇 개월. 이제 서서히 게임에 질려갈 즈음 다시금 그의 도전욕구를 불태우게 만든 게임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철권’이었다.

“그땐 ‘철권’ 외엔 떠오르는 게 없었어요. 특유의 심리싸움이나 게임 스타일이 정말 최고였거든요.” 이후‘철권2’가 출시되자 조현철은 또다시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오락실로 달려갔다. 그는 그곳에서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된다. ‘철권2’가 출시된 지 이제 수일. 그런데도 거의 모든 기술을 알고 있는 상대를 만나게 된 것이다.

“나우누리나 하이텔의 동호회를 통해서 알게됐다고 하더군요.” 그날로 컴퓨터를 구입하고 각 통신망에 가입, 철권 팀배틀을 접하게 된다. 이에 평소 오락실에게 알고 지내던 동생 3명과 함께 ‘THG’팀을 결성하고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처음 상대했던 팀은 승수가 전무한 최하위팀. 1라운드 차로 겨우 이기며 깨달은 것은 ‘우물 안 개구리’. 이후 팀원들과 함께 연습에 박차를 가했다.

결국 하이텔의 지존팀으로 등극하고 나우누리에 이어 천리안까지 평정하게 된다. 더 이상 상대가 없었다. 그때 생각한 것이 지방유저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전국대회. 사비를 들여 ‘철권 팀배틀 전국대회’를 개최했지만 무명의 지방팀에 패배하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는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의 그답게 1997년 여름 더 많은 유저들이 참석할 수 있게끔 2회 대회를 개최, 200여명의 철권 매니아들이 모인 가운데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철권팀으로 인정받게 된다. 이후 ‘철권3’가 출시되자 3회 대회를 개최했고 이 소식이 일본 제작사인 남코에까지 들어가 철권 관련 상품들을 지원 받음은 물론, 일본 각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일본에서조차 철권 전국대회 같은 것이 전무했다더군요.” ‘철권3’ 우승 뒤 팀원들 대부분이 입대하면서 팀은 자연스레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이후 등장한 ‘철권4’는 단타의 싸움. 팀의 부활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이제 ‘철권5’를 맞아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써 THG팀을 세계 최고의 팀으로 이끌겠다고 말하는 조현철. ‘철권’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도전, 그가 ‘철권’팀의 감독으로써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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