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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모니터링 요원하다 게임학과 교수된 송현주씨

  • 윤영진
  • 입력 2004.08.0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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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샐 정도로 좋아하는 일이라면 누구도 널 따라잡을 수 없을 거야. 그 일을 업으로 삼아봐. 평소 옷 입는 것을 좋아해 나레이터 모델이 된 저희 언니가 제게 한 최초의 조언이었어요.” 상명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인 동시에 게임 개발사 TNT의 전략기획 팀장 송현주(30).

그녀는 자신의 젊은 날에서 게임을 제외한다는 것은 전략 없는 시뮬레이션이요, 스토리 없는 롤플레잉이라 말한다. 사실 그녀는 소위 ‘폐인’의 정점에 서 있던 시절이 있었다. 하루 일과는 오로지 TV시청과 게임뿐. 언니의 조언에 힘입어 TV 모니터링을 직업으로 삼았던 적도 있지만 가벼운 주머니는 둘째치고 결코 사람이 할 일이 아니었다.

그녀가 선택할 수 있었던 일은 오직 ‘게임’. 사실 그녀와 게임과의 인연은 한마디로 ‘애증’의 관계라 할 수 있다. 지난 1995년 3월 소프트맥스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했지만 고배를 마신 그녀는 언니의 도움으로 낙하산을 타고 소프트맥스의 모니터링 요원으로 입사, 게임업계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그러던 중 이왕 시작한 일 확실히 하고 싶었다나.

“좀 더 전문적인 일을 하고 싶었어요. 어차피 학교는 휴학한 상태였던지라 시간도 많았거든요.” LG소프트웨어 스쿨 2기로 입학해 프로그램 1년 과정을 수료한 그녀는 졸업한 동기들과 함께 게임 제작에 들어갔다. 당시 결성했던 팀은 소프트라이트. PC기반의 슈팅게임을 개발했지만 사기를 당해 1원 한푼 건지지 못했다.

“계약서 없이 넘긴 게 실수죠. 시장에는 다른 제작회사 이름이 적힌 채 발매됐더군요.” 그러나 결코 포기는 없었다. 1999년 다시 한번 그녀가 선택한 길은 전체적인 윤곽을 잡는 게임 기획자.

아트센타에 입학해 1년 과정을 마치고 2000년 중순까지 캐주얼게임 ‘4공주 이야기’를 제작하게된다. 허나 팀원간의 반목으로 인해 또다시 제작은 중단됐다. 이때 그녀가 얻은 별명은 ‘풍박녀’. 어디든 들어가면 풍지박산 나버린다는 뜻이다.

“복학을 생각했죠. 좀 더 배우고 해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첨단 게임산업협회에 호러게임을 출품, 우수 작품으로 선정되며 다시금 자신감을 갖게된 송현주. 현재 그녀는 상명대 소프트웨어 학과를 거쳐 동대학 대학원 졸업생들과 함께 TnT라는 게임 제작사를 차리고 본격적인 게임 제작에 들어갔다.

그녀가 최근 게임을 개발하며 느낀 것은 실무와 이론과의 차이. “지금까지 게임에 관한 한 학문적 연구는 반쪽짜리였습니다. 게임이 성공하면 왜 성공했는가를 분석하는 후작업은 큰 의미를 갖기 힘들죠. 이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학문이 필요한 때입니다.”

방향성. 그녀는 이 과제를 풀기 위해 상명대에서 게임 시나리오와 기획을 강의하는 틈틈이 게임기술 문화연구소에서 게임대화생성시스템에 관한 연구 논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과 학문에의 욕심을 떠나 끝없이 도전하는 송현주식 옹고집. 그녀가 진정 아름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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