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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통해 아이디어 얻는 영화감독 원종호씨

  • 윤영진
  • 입력 2004.08.0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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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요?(웃음) 하마터면 이 놈 때문에 팀이 해체될 뻔한 적도 있었죠.” 독립영화 제작사 ‘118 시스템’의 원종호(28) 감독.

어린 시절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택시 드라이버’를 본 후 영화관련 일이 자신의 천직임을 깨달았다나. 비평을 전공하며 정식으로 영화계에 뛰어들었지만 영상을 글로써 전달하는 일에 한계를 느꼈다고 말하는 원감독. 그는 방향을 바꾸어 제작과 연출 분야에 뛰어들 결심하게 된다.

"뭐 아는 게 있었어야죠. 배움이 절실했던 때였으니까요.” 2001년 영화 제작을 배우기 위해 뉴욕으로 떠난 그는 2003년 3월 국내에 돌아와 당시 CF계와 연극 연출계에 발을 담고 있던 친구들을 규합, 지금의 팀을 구성하게 된다.

“처음엔 충무로에서 일할 생각을 가졌었죠. 그렇지만 충무로는 어떤 틀에 박혀 있더라고요.” 남들이 이미 만든 길. 다른 이들과 동일한 방향성이라면 자신 역시 그 범주 안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원종호식 인생관. 어려움이 따를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땅 파서 영화 만들 순 없잖아요? 막노동부터 홍보영상까지 닥치는 데로 일했죠.” 그럼에도 계속된 제작고. 모두들 지쳐갔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이 바로 팀웍과 신뢰임을 원감독은 알고 있었다.

그의 혜안은 바로 게임. “위닝 일레븐과 스타크래프트를 즐겼죠. 모두들 분위기가 좋아졌어요. 하루의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풀었다고나 할까요.” 허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그를 비롯해 팀원들의 경쟁심리가 폭주한 것. 영화 제작은 뒤편으로 밀리고 되레 우정파괴의 징조까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내, 외부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그때. 기회가 찾아왔다. 모교였던 중앙대에서 독립영화 지원 사업을 펼쳤던 것. “기회다 싶었죠. 팀원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지원을 받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했으니까요.”

결국 팀원들과 자신을 게임 삼매경에서 구해내고 지금의 스튜디오와 장비를 지원 받는데 성공한 원감독. 지금은 적당히 즐긴다고 말하는 그이지만 아직도 그의 중지는 부어있었다. 밤새 게임패드를 잡았던 것이 그 이유라나.

“게임과 영화는 때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영화의 공간적 제약을 게임을 통해서 풀 수도 있고 디아블로처럼 캐릭터의 분석을 통해 슈렉과 같은 영화를 만들어 낼 수도 있으니까요.” 그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영화제를 목적으로 제작한 영화도, 상업성을 전제로 한 영화도 제작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충무로의 영화인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한해 26편의 영화를 완성하는 왕성한 활동력이나 동경 비디오 페스티발에 한국 대표작으로 출품된 일들이 그 대표적 사례. 하지만 이런 일들에는 관심조차 없다. 오로지 독립영화 제작에만 땀을 흘릴 뿐이다. 이유가 뭘까.

“모두 다 상업영화만 제작한다면 영화계의 발전은 없습니다. 매니아 게임부터 캐주얼 게임까지 다양한 게임들이 존재하는 이유도 같은 이치죠.” 도전하는 젊음은 아름답다. 그가 만드는 영화가, 그만의 해법으로 만들어질 세상이 진정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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