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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통해 사랑 쟁취한 전상렬 사장

  • 윤영진
  • 입력 2004.10.04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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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보면 가끔 생각지도 못했던 행운이 찾아오죠. 그 행운을 저는 게임을 통해 결실을 맺었고요.” 작지만 내실이 탄탄한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전상렬(35) 사장. 그가 지인들에게 입이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행운은 바로 ‘사랑’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33살 노총각이었던 전사장은 ‘일’만이 인생의 전부였다. 젊은 시절엔 일에 치여 바쁘게 살아왔고, 한때는 어려움에 빠져 자금 마련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길 몇 해. 그렇게 홀로 세상을 살아왔다. 그런 그가 게임을 통해 늦사랑을 쟁취했다.

“운명이란 게, 인연이란 게 있기는 있나 봅니다. 만날 사람들은 언제고 다시 만나게 된다더니 그 말이 사실이더군요.” 지금 그의 아내는 과거 그가 짝사랑했던 직장 동료였다. 1998년 가을. 그가 속해있던 회사는 IMF를 맞아 계속된 자금난에 빠졌고 끝내 부도를 맞게 된다.

부도를 맞은 회사다 보니 자연스레 퇴직금 한푼 건질 수 없었던 건 당연지사. 동료들은 제작기 자신의 삶을 위해 뿔뿔이 흩어졌다. 동고동락했던 동료들과도 차차 연락이 뜸해지더니 결국 대부분 연락이 끊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아쉬움보다는 당장 창업한 회사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당면한 과제였다. 전사장은 일에 올인, 새우잠을 자며 한달에 한두번 집에 들어가기 일쑤였지만 회사가 점차 정상 궤도에 올라서는 것을 보면 밥보다, 잠보다 좋았다나.

“아직도 성공이랄 순 없죠. 하지만 비록 작은 회사임에도 빚진 것 없이 이 정도 일궈냈으니 시작은 제대로 한 셈이죠.”

2002년 가을. 예전 회사의 동료를 우연히 만나게 된 후, 짝사랑하던 그녀와도 연락이 닿게 된다. 서로의 마음을 어느 정도 확인했지만 지방 업무가 잦았던 그답게 잦은 데이트는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다. 안보면 멀어진다 했던가. 허나 전화 외엔 별다른 방도가 떠오르질 않았다.

그러던 중 지방 관련업계 사장과의 술좌석에서 게임이야기를 듣게 됐다나. 자수성가한 그답게 게임을 그저 어린애 장난감 보듯 해왔던 게 사실.

“나이 먹고 그렇게 할게 없나 싶더군요. 지금요? 지금은 결코 그렇지 보이지 않죠(웃음).”

그가 지금의 아내와 함께 즐기는 게임은 다름 아닌 온라인 ‘맞고’. 컴맹까지는 아니었지만 컴퓨터에 약한 그와 게임을 전혀 못하던 아내가 즐기기엔 적격이었다. 거기다가 누구 하나 방해하지 않는 자신들만의 공간이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고. 늦게 배운 도둑질에 새벽 밝는지 모른다 했던가. 그렇게 서울에선 데이트를, 지방에선 온라인게임을 통한 데이트를 즐기며 사랑을 키워갔다.

“게임뿐 아니라 만사가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무엇을 행하냐느가 중요하지. 그 매개체 자체를 탓할 순 없는 것이죠.”

그렇다. 무엇이든 사람 마음먹기에 달린 것. 그의 사업 역시 이러한 긍정적 사고방식을 통해 이룩한 위업이리라. 이제 그는 곧 태어날 자녀와도 게임을 통한 이야기 창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게임을 제대로 즐기는 혜안. 그가 진정한 이 시대의 게이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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