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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특례입학 꿈꾸는 백윤식 군

  • 윤영진
  • 입력 2004.11.1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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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만 게임인가요? 분명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학 진학시에는 ‘스타크래프트’ 등 RTS장르에서 입상해야만 가산점이 붙거나 특례입학이 가능하더라구요.”

여타의 같은 또래 고등학생들이 학원과 과외, 보충수업이 한창일 때, 홀로 전략게임을 가르치는 사설학원으로 향한다는 백윤식군(18). 현재 그는 컴퓨터게임관련학과에 입학하기 위해 남들과는 달리 펜 대신 마우스를 잡고 대입 준비에 한창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올인하는 것이 무어 나쁘냐며 부모님을 설득하길 1년여. 이제는 각종 게임학과 정보나 이와 관련된 뉴스들을 스크랩해주는 어머니를 비롯, 실력은 안되지만 게임의 상대로 응수해주는 아버지까지, 이처럼 집안에서의 확실한 지원 포격 속에서 백군은 오늘도 게임과의 한판 승부에 여념이 없다.

한때는 프로게임단 감독들과 개별 접촉을 통해 입단할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아직은 경험이나 실력이 부족하다고. “사실 제가 좋아하는 장르는 롤플레잉이거든요. 그렇지만, 롤플레잉으로 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은 한국정보올림피아드뿐입니다. 물론 그것도 게임을 잘해서가 아닌, 게임을 제작할 때나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말 화가 나더라고요.”

국내에 포진한 수많은 게임학과들 중 ‘스타크래프트’ 등 RTS 게임대회의 입상자가 아니라면 가산점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토로하는 백윤식군. 물론 이 같은 불만을 뒤로하고 게임이 좋다는 이유 하나로 겜생겜사해왔다. 그러나 지방 리그 대회에서 16강에 올라간 경험 2번이 전부. “정말 좋아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 그리 좋아하지 않는 장르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아직도 시간적 여유는 있다. 현실이 그러하다면 이제는 공부로 진로 방향을 바꿀 만도 한데 전혀 그럴 생각은 없단다. 그 또한 원하는 것을 위해 원치 않는 일에 매진해야한다는 공통된 이유 때문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롤플레잉의 4촌격이 되는 ‘스타크래프트’에 매진하는 것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나.

“정말 안타까운 것은 게임쪽으로 인생을 설계한 친구들이 적지 않거든요. 하지만 대부분 부모님들이 이해를 못해주세요.” 부모님의 이해가 없기에 자신의 꿈을 접는 친구들을 보노라면,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는 아직 걸음마단계에도 돌입하지 못했다고 역설하는 백군. 그가 꿈꾸는 진정한 진학은 단순히 상위학교로의 입학이 아니다. “학생들의 역량과 소질을 개발할 토대가 마련돼야죠. 보여주기식의 게임학과라면 그 수가 얼마가 됐던 의미가 없어요.”

그와 게임과의 인연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지만, 이제는 게임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매진하고 있는 예비 프로게이머 백윤식군. 비록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학과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그이기에 그의 대입 진학이, 그리고 향후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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