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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요소 지적하는 영업사원 서정한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1.3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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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성 부재 이제는 추가돼야”
“온라인게임은 많죠. 그런데 재미있는 온라인게임은 전무한 것 같더군요”. 처음 마주한 자리부터 국내 온라인게임의 문제점들을 성토하고 나선 자칭 온라인게임 매니아 서정한(31)씨. 그는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게임을 시작됐다. 영업맨인 그답게 보다 많은 사람들을 접하기 위한 창구로 게임을 선택한 것이 그것.

낮에는 능력 있는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밤에는 온라인게임 매니아로 이중생활(?)을 즐겨온 서씨. 하지만 이제 온라인게임 매니아라는 타이틀을 포기할 생각이다. 고객 유치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가 게임을 통해 얻으려고 했던 부분은 실질적인 고객보다 다양한 삶의 체험들을 게임을 통해 접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스스로도 게임이라는 온라인 세상에 흠뻑 빠져들게 됐고, 처음의 목적과는 달리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고 즐거움을 얻는 창구로 게임을 활용해온 그였다.

그런 그가 쉽사리 접는다는 말을 내뱉는다. 이유는 무얼까.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기 때문이죠. 게임이라는 바다에 입수하게 되면 쫓기듯 열렙에만 목숨을 걸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죠. 뭐 이마저도 직장인으로서는 한계가 있고요.”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게임과 사랑을 나누길 1년하고도 2개월. 그러나 이제는 만렙의 위치에 오른 그이기에 쉽사리 게임을 포기할 수는 없을 터.

그 오랜 시간 게임을 사랑했던 그가 하루아침에 돌변한 이유가 이뿐일까. “저렙일 때는 저렙 나름의 재미가 있어야합니다. 하지만 경쟁심리만을 자극하는 게임성은 문제가 아닐 수 없죠. 결국 편안히 게임이라는 유희를 만끽할 만한 분위기나 터전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30분을 즐기던, 3시간을 즐기던 게임에서 얻어야할 궁극의 목적인 재미가 빠진 단순 경쟁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는 것이 최근 그가 느낀 국내 온라인게임들의 실태. 그의 말이 이어진다.

“저도 이제 만렙의 위치에 올라왔지만 제가 생각했던 만족은 온데간데없고 대신 허탈함만이 앞섭니다. 무엇을 위해 이토록 매진해왔는가 하는 후회도 들고요. 물론 처음부터 다시 키울 생각은 엄두도 못 내죠. 지긋지긋하거든요”. 끊임없이 발전, 개선돼야할 온라인게임의 특성은 간데없고, 게임성의 빈 자리를 경쟁심리에 의한 중독성이 차지하고 있다고 토로하는 서씨.

그의 지적은 결코 불만 가득한 한 유저의 생각으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다. 일반적인 유저들이 느끼는 국내 온라인게임들의 한계이자,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우리 업계의 현실인 것이다. 서씨는 말한다. 영업이란 또 하나의 생산이라고. 단순히 제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것이 아닌, 감동을 주고 신뢰를 얻는 직업이라고. 이 말이 비단 자동차 세일즈에만 국한되는 말일까. 롱런하는 게임의 기본 요소는 무얼까. 게임을 통해 감동을 느껴본 유저가 얼마나 존재할까.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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