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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학과 문제점 토로하는 특화고 김영철 교사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2.2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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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고는 졸속행정의 단면”
“문제점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미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요.” 하남시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게임학과의 김영철(42) 교사. 그는 고등학교에서부터 21세기를 이끌어 갈 전문가를 양성키 위해 설립된 특화고가 실상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함을 지적한다.

실업계 고등학교답게 취업에 목적이 맞춰져 있음에도 취업은 전무하고 이를 대신해 진학률이 100%에 달했다. 여기에 첫째 문제가 있다. 수학능력시험에 매진해 온 학생들과 게임 제작과정이 주분야인 학생들이 대학을 가기 위해 수능으로 시험을 보게 된다. 자연 뒤쳐질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밤늦도록 보충 수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는 특화고 본연의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특화 대학이 전무한 탓에 전자공학이나 컴퓨터공학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혹 게임관련 학과에 진학한다할지라도, 이미 배운 과정을 다시 배우는 만큼 중복된 수업에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순환보직에 의해 일반 고등학교 교사들이 특화고로 오게 되거나, 특화고의 교사들이 일반 고등학교로 배치되는 만큼, 전문 지식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 물론 산학겸임교사 제도가 존재하지만 이 역시도 전문 교육인이 아닌 까닭에 그 한계는 뚜렷하다.

“교육부에서는 실업 고등학교로 설립된 터라 연계할 특화 대학은 필요치 않다고만 회답하더군요. 하지만 학생들이 진학을 원하는 마당에 본래의 취지만 고집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특화고 자체의 존립에 문제가 있는 것이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게임대회에 출품, 수상을 통해 정원 외 3%를 모집하는 실업계 모집창구가 존재한다는 점 정도.

이에 특화고 교사들 스스로가 자구책으로 협회를 만들고, 게임에 관한 현안을 논의하고 있는 상태지만 그다지 뾰족한 대안은 나오지 않고 실정. “경쟁률만도 평균 18:1이 넘죠. 선발 과정에서 프로그래밍 등 소양 테스트를 거치는 터라, 게임 제작에 어느 정도 해박한 지식이 있는 학생들 위주로 선발되지만 졸업 후 실제 게임개발에 투입되는 학생수는 많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물론 문제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공 실력을 연마하는데 필요한 기자재와 시설은 대학보다 뛰어나다. 경쟁률과 선호도가 높은 만큼 학생들의 자부심 역시 강한 편. 여기에 일반 고등학교와는 달리 창의력을 강조하기 위한 두발 및 복장에의 자율성과 현직에 있는 강사들의 투여 등 돋보이는 부분도 적지 않다.

그러하기에 김영철 교사의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학생들이 원하고, 학부모가 원하고, 교사들이 잘못된 부분을 끊임없이 지적하는 부분. 바로 현실에의 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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