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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지털 문화에 반해버린 마루타 아유미 씨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2.2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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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인프라의 주축은 온라인게임이죠”
“한국의 발전된 인터넷 문화는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한국의 디지털 인프라에 반해버렸다고 말하는 일본인 마루타 아유미(29)씨. 그와 국내 온라인 게임의 만남은 독특하게도 업무를 통해 이뤄졌다. 당시 일본 유수의 IT회사에 입사해 한국의 디지털 컨텐츠에 대한 조사를 일임 받은 그는, 조사 과정 중 한국의 PC방과 온라인게임을 접한 순간 충격에 휩싸였다.

당시 일본 온라인게임의 대명사였던 야후게임을 겨우 8비트 수준으로 여기게 할 만큼 한국 게임들의 퀄리티가 뛰어났기 때문. 놀라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에게 있어 전국에 펼쳐진 뛰어난 네트워크 인프라는 놀라움 이상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한국의 디지털 인프라와 온라인 비즈니스를 배우고 싶어 안달이 난 아유미씨. “배우고 싶어 밤잠조차 설쳐댔죠(웃음)”.

결국 그는 지난 2002년 회사마저 그만두고 한국행을 선택하게 된다. 물론 주변의 만류도 적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의 열정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수 밖에. 하지만 막상 한국땅을 밟았다고는 하나 그가 아는 것은 거의 백지 상태와 같았다. 초등학교 시절 잠시 한국에 살았던 적이 있었지만 외국인 학교를 다닌 탓에 한국어를 배울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다.

“선진 문물에 앞서 일단은 한국어부터 배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물어물어 서강대 한국어학당에 입학, 6개월 과정을 거쳐 한국어에 대한 기본을 익힌 마루타씨. 밤낮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매진한 덕분에 현재 그는 현재 스트리밍을 서비스하는 한국 회사에 취업할 수 있었다.

바쁜 나날. 하지만 그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루 2시간 이상은 ‘A3’와 ‘카트라이더’ 등 한국의 대표 온라인게임들을 즐기는데 반드시 시간을 할애한다. “할수록 놀라움의 연속이죠. 이제는 게임 전문 방송도 이해가 되고요.” 그의 말이 이어진다. “처음엔 하루 종일 게임 방송을 하는 방송사만 3곳이나 되는 것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이는 일본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거든요.”

음료수 캔 포장에 인쇄돼 있는 게임 광고들하며 버스나 지하철에까지 광고되고 있는 게임물들을 비롯, 다양한 과금 방식과 캐쥬얼 유저부터 해비 유저까지 만족 시킬 만큼 수많은 게임들에 이르기까지. 그는 말한다. 한국 온라인게임을 포함한 디지털 콘텐츠는 이미 일본에 비해 3년 이상 앞서있다고. 하지만 산업에만 치우쳐 유저 개개인에 대한 보안과 놀이문화가 적은 탓에 게임에만 매진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노라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는 그의 지적.

단순히 국내 게임을 사랑하고 배우려하는 이방인이 아닌, 현실을 직시하는 그의 정확한 시각이야말로 국내 게임업체 발전의 필수 요소가 아닐까. 한국의 게임회사에 입사하고 싶다는 그의 먼 훗날의 바람에 벌써부터 기대를 걸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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