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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와 사랑에 빠져 버린 게임매니아 주은미씨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4.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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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들 의견에 귀 기울여야”
“게임 모르면 왕따 당하더군요(웃음)”. ‘A3’의 자유게시판에 들어서면 유독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있다. ‘A3’의 얼굴마담격인 주은미(33, 회사원)씨가 그 주인공. 그녀는 일주일 평균 적게는 10시간에서 많게는 14시간까지 게임을 즐긴다. 게임 아바타도 54레벨로 고수에 속한다.

하지만 그녀가 빛을 발하는 부분은 단순한 게이머로서의 역량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게임에서 알게 된 동갑내기 친구를 도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전국적인 규모의 유저 모임에 불을 지핀 것을 시작으로, 관련 커뮤니티와 팬 사이트가 없는 것에 분개해 자유게시판을 정보 공유의 장으로 만드는 기본 토대를 마련했다. 자연 게임 내에선 유명인이 돼버렸다.

이렇듯 게임 내 온, 오프라인 활동에 열성적으로 임하지만 실상 그녀는 얼마 전까진 완벽한 게임치였다. 게임이라고 해봐야 아는 것은 예전 오락실에서 몇 번 접해봤던 ‘너구리’가 고작. 그녀와 ‘A3’의 만남은 대화 창구를 마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언제부턴가 대화의 단골 소재로 게임이 자리 잡더군요. 뭐 아는 것이 있어야죠. 안 되겠다 싶어 게임을 배울 결심을 하게 됐고 그렇게 ‘A3’를 만나게 된 거죠”.

그녀는 처음 게임을 접한 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일반적으로 10대와 20대가 게임의 주체로 알려져 있지만 이것은 선입견일 뿐, 오히려 30대와 40대 유저들이 게임에 더욱 목을 맨다는 사실이었다. “게임을 배워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떤 게임에 입문해야 도저히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게임에 대해 어느 정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던 친구에게 게임 추천을 부탁했다. 추천 조건은 단 한 가지. 성인들이 주로 즐기는 게임이어야만 한다는 것뿐이었다.

“이렇게 부탁한 것은 온라인게임들이 대부분 50보 100보 차이더라고요. 하나만 알면 된다 싶었죠. 하지만 아무 게임이나 할 수는 없잖아요. 초등학생들과 싸운다면 얼마나 민망해요(웃음)”.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만 해도 아는 것이 전무했던 그녀. 매일 죽어나가길 수십 회. 물어볼 창구도, 이야기를 나눌 친구도 없었다. 결국 자유게시판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인연으로 주은미씨는 자유게시판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초보 유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것 같아요. 아무리 게임을 잘 안다할지라도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은 필요하잖아요. 회사가 도움을 안준다면 유저들이 스스로 만들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타격감이나 뛰어난 그래픽도 잠시. 게임을 알아갈수록 되레 만족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기획성 없는 대규모 패치와 너무 잦은 잔패치들, 복사신공으로 일관하는 성의 없는 운영진과 좁은 맵을 비롯해 무거운 느낌의 게임성이 그녀를 실망케 한 주요 원인.

“게임은 무조건 재미있어야 합니다. ‘A3’는 분명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운영자들이 유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때, 보다 높은 충성도를 약속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쉬움 토로에 열을 올리는 그녀지만 결코 다른 게임은 거들떠 볼 생각조차 없다. 그녀 스스로도 이것이 단순한 불만이 아닌 관심과 애정의 또다른 표현임을 아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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