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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놀이 예찬론자 서희연 씨 “재미있다면 그 게임이 곧 명작이죠”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5.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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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전문가라 일컫는 집단의 사람들은 게임을 객관적 잣대로 분류하는데 열을 올린다. 그러나 분명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요소가 있다. 그것은 바로 유저들의 입장 반영이다. 단순히 명작, 평작을 넘어 그들이 받아들이는 게임의 느낌은 이러한 잣대로는 도저히 분류될 수 없는 경우도 간혹 존재하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저보고 요상하다고 놀려대요(웃음). 그래도 어쩌겠어요. 저는 카드놀이가 가장 재미있단 말이에요.” 윈도우에 기본 프로그램으로 설치된 카드놀이야 말로 진정한 명작이라 이야기하는 카드놀이 매니아 서희연(28)씨. 그녀가 카드놀이를 즐기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말한다. 어렵지 않은 규칙하며, 즐기면 즐길수록 빠져드는 묘한 마력이야말로 카드놀이와의 인연을 끊을 수 없는 계기가 됐노라고.

지금도 가끔 PC방을 찾는 서씨. 자리에 앉아 카드놀이를 즐길라치면 주변 사람들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잘 해서가 아니죠. 그 분들은 그런 것엔 신경도 안 쓰거든요. 아마도 PC방까지 찾아와 카드놀이를 즐기는 사람이 이상해 보이나 봐요. 전 오히려 그 분들이 이상한데 말이에요. PC방에선 인기 온라인게임만 즐기란 법 있나요?”

그녀가 카드놀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2000년 9월이었다. 당시 컴퓨터 학원을 다니며 점차 컴퓨터와 친숙해져 갈 즈음, 우연히 ‘게임’이란 폴더를 보게 됐다. 자연 호기심이 일 밖에.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수십 분을 할애한 끝에 친구에게 살며시 궁금증을 토로했다.

“처음엔 도통 몰랐지만 규칙을 알게 되자 정말이지 무섭게 빠져들더군요(웃음). 제 별명이 뭔 줄 아세요? 카드캡터 체리에요. 친구들이 지어준 거죠.(웃음)” 카드놀이에 점차 매진하게 되자, 이를 지켜본 친구들이 새로운 게임들을 권유하기 시작했다. “제가 보기엔 ‘진짜 게임을 모르는군’이라는 생각으로 보다 복잡하고, 화려한 온라인 보드 게임부터, 슈팅게임과 퍼즐게임들을 소개한 것 같아요.”

그러나 그녀는 곧 그 게임들에 흥미를 잃었다. 카드놀이만큼의 만족을 선사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듯 전문가들이 쓰레기로 낙인찍은 게임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그 게임만의 즐거움이 있을 것이라 장담하는 서씨. 그녀의 말대로 우리는 자칫 가장 중요한 것을 배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두가 온라인게임이 대세라 부르짖고 너도나도 유행하는 게임만을 쫓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제라도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결코 변색될 수 없는 단 하나의 목적. 그것은 바로 게임의 가장 큰 순기능이 ‘재미 추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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