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붉은 보석’의 성공적인 현지화는 가히 신화에 가깝다. 지난 2004년 11월 L&K로직 코리아와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뒤, 불과 3개월 만에 온라인게임 부분유료화 부문 1위, 전체 온라인게임 순위 5위라는 쾌거를 이뤄낸 사례는 일본의 온라인게임 역사상 유래조차 찾아볼 수 없는 까닭이다. “타이밍 선택이 탁월했죠(웃음).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대적할 만한 대작도 없었고 골든 워크 기간이라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시간적 여유도 충분했거든요.”
일본 현지에서 ‘붉은 보석’의 마케팅부터 운영까지 모든 부분을 총괄하고 있는 시바PD. 그의 말이 이어진다. “또한 무료를 선호하는 일본 유저들의 특성을 파악, 부분 유료화를 선택한 것도 성공적인 런칭에 일조했다고 봅니다. 아울러, 일본 유저들이 원하는 부분에 대한 개발사의 적극적인 대처가 가능할 수 있었던 점이 아닌가 싶네요.” 결국 시바PD가 말하는 핵심 성공 키워드는 적절한 시기와 일본 유저들의 정확한 성향 파악. 그리고 개발사와의 발 빠른 공조로 귀결된다. 이는 보다 많은 유저들이 즐길 환경을 조성, 커뮤니티성의 극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기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또한 편의점까지 찾아가 구입해야하는 프리페이드 카드나 인터넷 결제에 대해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 일본 유저들의 특성상 신용카드 밖에 존재하지 않는 온라인게임의 결제수단은 게임의 성공을 방해하는 주요 항목. 이런 점에서 부분유료화는 유저들에게 참신함을 넘어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는 주춧돌 역할을 하게 됐다. 여기에 일본 유저들의 쉽게 질리고 노가다성을 지양하는 특성을 파악하고 레벨 100까지 경험치를 2배로 증가시키는 패치를 단행에 이르기까지 시바PD의 발 빠른 움직임은 여러 대목에서 드러난다.
“일본과 한국 유저가 느끼는 ‘재미’ 부분은 분명 다릅니다. 같은 잣대로 설명될 수 없는 부분이죠. 이러한 요소들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이를 묵살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게임이라도 실패할 수밖에 없겠죠.” 이미 ‘뮤 온라인’과 ‘천상비’ 등 국내산 온라인게임 5종을 모두 성공적으로 런칭 시킨 게임 한류의 주역 시바PD. 그가 또다시 차기 서비스될 한국산 온라인게임에 대해서도 자신할 수 있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