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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열애에 빠진 늦깎이 게임기획자 김상윤씨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8.2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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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적당할 때라 했던가. 남들보다 적게는 1~2년, 많게는 수년 늦게 시작했음에도 국내 게임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이들이 있다. 그리할 수 있는 까닭은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늘 소개할 액토즈 소프트의 스튜디오 스톤 기획팀장 김상윤(33)씨가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게임을 기획해보고 싶었죠. 평생의 숙원이나 다름없었거든요. 그런데 비빌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무엇 하나 아는 것이 있어야죠.” 김상윤 기획팀장. 그는 지난 1997년 가을, 군대를 제대함과 동시에 게임 기획자를 소망했지만, 꿈에 도전해보기도 전에 현실의 벽에 직면해야만 했다. 기획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했던 까닭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경력엔 게임기획과는 무관한 이력이 한줄 추가돼 있다. 바로 문구 인쇄 및 판촉 영업이 그것이다. “먼 친척분이 베스트 오피스 대표로 계셨거든요. 같이 일해보자고 하더군요.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사지 멀쩡한 놈이 놀 수만은 없잖아요. 눈치주는 것도 싫었고요.”

성실한 성격 탓에 임시직 3개월 만에 정직원에 채용된 김상윤 기획팀장. 그는 점차 자신이 붙기 시작했고, 이왕 시작한 것 보다 크게 놀고 싶다는 소망이 간절했다. “제가 모험을 좋아하거든요. 평소 알고 지내던 형과 함께 PB&C라는 독자적인 문구 인쇄 및 판촉회사를 설립했죠. 한 1년 반이나 근무했을까요. 다시금 게임기획에의 갈증이 샘솟더군요. 아참, 함께했던 그 형은 지금 BMW를 타고 다닐 만큼 잘나갑니다. 아주 가끔은 후회도 되지만(웃음), 그래도 게임기획자 만큼 매력은 없죠.”

지난 2001년 게임 산업에 투신하기로 결심한 김팀장.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했던가. ‘디아블로’처럼 재미있는 게임을 손수 기획해보고 싶어 했던 그에게 게임개발 전문학원은 새로운 지평선을 열어주기에 충분했다. “바로 KGCA 아카데미에 입학했죠. 1년간 프로그램 과정을 공부했어요. 살짝 한 가지 자랑을 늘어놓는다면(웃음) 제 졸업 작품이 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했답니다.” 이후 안다미로를 거쳐 게임하이에 입사, 게임개발에 매진할 즈음 액토즈소프트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다.

아직 완료된 프로젝트 하나 없던 그에게 국내 대표 개발사의 스카웃 제의는 의외가 아닐 수 없었다. 어떤 이유일까. “KGCA 강사분이 액토즈 소프트에 입사하셨더군요. 평소 저를 좋게 보셨는지 함께 일하자고 제의하셨죠. 제가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기획팀장이란 자리까지 약속해주셨고요. 게임기획자는 이 세상 최고의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결코 거절할 이유가 없었죠.” 이는 게임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고야 말겠다는 김상윤팀장의 옹고집이, 그의 성실함이 이뤄낸 결과물이었다.

꿈을 이뤄내기 위해 허비한 지난 5년. 하지만 그는 결코 문구업에 뛰어들었던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다고 말한다.
당시 영업파트에서 배워온 사람을 대하는 자세 등이 기획자에겐 필수항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김상윤 기획팀장. 그가 평생 꿈꿔왔던 이상의 날갯짓은 이미 현재 진행형에 돌입했다. 남들보다 늦었지만, 결코 늦었다는 것은 스스로의 판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김팀장. 그가 창조해낼 또다른 즐거움의 세상에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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