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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사랑에 빠진 게임공학과 단짝 친구 “게임 없인 못 살아요”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9.0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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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석이란 말이 있다. 가치가 있는 것과 가치가 없는 것을 구분하는 말이다. 하지만 가치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이는 자라온 환경, 배워온 지식, 시대적 배경을 거쳐 인격과 혈액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요소에 따라 척도를 달리한다. 일부 사람들은 게임을 악의 축이라 일컫기도 하고, 대다수의 사람들 역시 게임에 취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모두 같은 이유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게임이야말로 삶의 목표라 외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들을 만나봤다.

“겜생겜사 저희를 두고 한 말이죠. 게임을 나쁘게 보는 분들도 있지만, 게임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도있거든요. 그것도 즐겁게 말이에요.”

게임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의 목표라 말하는 단짝 친구가 있다. 한국 산업기술대학교 게임공학과에 재학중인 방하영(22), 이진희(22)양이 그 주인공. 사실 이들에게 있어 게임은 단순한 유희가 아니다. 이 두 명을 단짝으로 연결지어준 촉매제가 바로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비슷한 시기에 게임과의 인연을 맺었던 이들은, 둘 다 게임을 통해 다양한 즐거움을 향유해왔던 까닭에 보다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지난 1990년대 초반 아버지가 사다 준 패미컴을 통해 게임에 매료된 방하영양. 그리고 동(同)시기 현대 컴보이를 영업하던 옆집 아주머니를 통해 게임기를 구입하게 된 이진희양. 당시 남자아이들의 전유물이었던 게임이라는 공통된 소재는, 자연스레 말동무가 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줬다. “웬만한 게임은 다 해봤어요. 안 사본 게임기도 없고요.”

직접 게임을 제작해볼 결심을 한 이들은, 컴퓨터 학원을 다니며 실력 다지기에 돌입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결국 게임 제작을 먼 훗날로 미룬 그네들. 컴퓨터 공학과를 목표로 공부에만 매진하게 된다. 물론 그 사이에도 하루 평균 2~3시간은 반드시 게임에 할애해왔다. 목표를 잃지 않기 위함이요, 게임이 가진 수많은 순기능을 익히 깨달은 까닭이었다.

하지만 일란성 쌍둥이가 아닌 마당에 성적마저 같을 수는 없는 법. 고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헤어질 운명이었던 이들이지만, 인연의 끈은 결코 끊어지지 않았다. 수능 당일 방하영양은 컨디션 날조로 평소 점수에 비해 무려 100점 가까이 떨어져버린 것. 순간 당황한 방하영양. 그러던 중, 담임으로부터 게임공학과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이에 하영, 진희 단짝커플은 같은 과에 입학, 게임개발을 위해 매진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같이 공부할 수 있게 됐잖아요(웃음).” 그러나 게임 개발을 목표로 한 이들의 순항은 얼마 뒤 난관에 부딧히게 된다. 바로 학교 수업의 한계가 그것이다. “학교에서는 게임 개발과 마케팅, 기획 등 전반적인 것을 배우거든요. 분명 보다 넓은 지식은 얻을 수 있지만, 깊이 있지는 못하죠. 또한 실습 기회도 적고요.” 그네들의 말이 이어진다.

“나무를 보자니 숲을 못보고, 숲을 보자니 나무를 못 보는 이치라고 생각해요. 학부가 아닌 학과인 것도 이유가 되겠죠. 물론 보다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겠고요.” 게임개발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던 이들은 또한번의 위기를 맞게 된 셈이다.

그러나 그 무언들 이들의 목표를 저해할 수 있겠는가. “이미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통해 산 경험을 습득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를 적극 활용키로 했어요(웃음). 개발자가 아니라 게임관련 매체의 기자가 되기로 결심했죠. 사실 요즘은 하루가 부족할 만큼 기자 수업에 몰두하고 있거든요. 이미 진행형인 셈이죠.”

결코 게임과의 결별을 거절한 이들. 게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질주하는 노력이야말로 이들이 가진 가장 큰 힘이요, 자신의 원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그네들이 완성할 멋진 게임인생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진정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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