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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혈맹주를 맡아 온 안민영씨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9.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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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즐길 수 있는 테두리 완성이 목표죠”
온라인게임의 최대 특징은 커뮤니티에 있다. 제작사들 역시 이러한 특성을 살리고자, 문파나 혈맹, 클랜과 길드 등으로 명명된 커뮤니티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커뮤니티들은 작게는 정보공유부터, 크게는 동(同)취미를 가진 유저들 간의 화합의 장으로써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단순히 이뿐일까. 이에 커뮤니티의 참의미는 이를 훌쩍 뛰어넘고도 남는다고 강조하는 어느 한 커뮤니티(혈맹) 창시자를 만나봤다.

“혈맹(커뮤니티)이란 가족의 또다른 이름입니다.” 지난 2년 전 혈맹을 창시,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안미영(29, 직장인)씨. 그는 혈맹에 가입하지 않고 게임을 즐기는 것은 절반의 즐거움을 포기한 것과 같다고 역설한다. 실제로 혈맹에 가입한 뒤, 지금껏 탈퇴한 혈맹원이 고작 2명뿐이라는 사실은 이에 대한 반증이라나. “게임에 접속했을 때, 누구 한명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외롭겠습니까. 하지만 혈맹은 다릅니다. 당장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고, 불러주죠. 어려움에 처할 때는 모두들 한마음 한뜻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기본이고요. 연일 축하 메시지에, 다양한 인생사들에, 하루하루의 수많은 이야깃거리들에 지루할 시간조차 없으니까요.” 그의 말이 이어진다.

“하지만 진정한 즐거움은 이것에 국한되지 않죠. 매번 파티사냥을 위해 수시간씩 대기해야하는 불편함 역시 혈맹원들과의 사냥으로 깔끔히 해결하고 있고, 다양한 혈맹 내 PvP와 레이드 사냥 등을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창출하고 있죠. 보다 많은 즐거운 창조. 이것이 혈맹을 창시한 진정한 목적이 아니겠습니까.” 이제는 해당 게임 서버의 대표 혈맹으로 자리매김해 가입 대기자만도 수십명에 이른다. 이는 결코 쉽사리 얻어진 결과물이 아니다. 이러한 과실을 따내기까지의 어려움은 적지 않았다. “혈맹이 커져감에 따라 기존 혈맹원과 신규 혈맹원간의 반목이 일기 시작했고, 다른 유저와의 트러블들도 줄을 이었죠. 가끔은 악성 루머가 도는가 하면, 심한 경우 혈전까지도 치러야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이 뒤따랐기에 현재의 보람이 더욱 큰 것 아니겠습니까(웃음).” 안민영씨가 혈맹을 만든 것은, 사냥을 통해 친해진 사람들과 좀 더 오래도록 만남을 지속키 위함이었다. 이를 목적으로 자신의 사이버머니와 스페셜 포인트를 포기해가면서까지 혈맹의 레벨을 높이는데 주력해왔음은 두말하면 잔소리. 여기에 보다 많은 가족들을 맞이하고, 풍성한 즐거움을 유치키 위해 더욱 많은 가족의 필요성을 느낀 안씨. 그러나 유희 창출이 목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유저들은 혈맹에 가입해주는 것이 마치 대단한 선물을 하는 양 거만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부담을 넘어 특혜를 요구하는 경우까지 빈번했다.

“가족들이 늘어나게 되면 저나 혈맹원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낳게 되죠. 당장 인맥이 늘어날 테고, 보다 자부심을 느끼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게 떨어지는 것은 전무하죠. 오히려 여기저기 달려가 사건을 수습하기에 바쁘고, 고개를 숙여할 때도 많으니까요. 그런데도 이처럼 대하는 분들은 정말 질색이에요.” 그는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서, 보다 체계적인 질서를 확립해 나가고 있다.

게임뿐만 아니라 다음 카페에 또다른 보금자리를 만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 “가족들이 늘어난다면 보다 많은 것을 해볼 수 있죠. 혼자서는 해볼 수 없었던 것이라도 둘이라면 가능하고, 둘이라서 해볼 수 없었던 것도 셋이라면 가능한 것처럼요.” 정해진 가격만큼의 만족을 찾는 것은 단순히 상인 간의 매매일 뿐, 혈맹의 의미와는 다르다고 말하는 안씨. 그는 말한다. 혈맹은 서로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가정이자, 테두리지 이익집단이 아니라고. 그가 혈맹을 만든 진정한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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