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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 출신 온라인 게임 운영자 김경화씨 “군 경력은 게임 운영에 큰 도움이 되죠”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1.2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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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산업의 발전과 함께 게임 관계자들의 이력 역시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이들 중 전직과 현직의 연결고리를 절묘하게 연결, 이를 자신만의 특화된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이들 역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얼짱 GM(Game Master, 온라인 게임 운영자) 김경화(29)씨가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군인과 운영자요? 전혀 별개의 직업군으로 보이지만 교집합이 분명 존재하죠. 바로 인내심이 그것이랍니다(웃음).” 밝은 미소가 유독 빛을 발하는 올해 3년차 GM인 김경화씨. 그녀는 여군 출신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아담한 체격의 소유자다. 하지만 겉만 보고 그녀를 판단하면 큰 오산. “작은 고추가 맵다고들 하죠. 아마도 저를 지칭한 말이 아닌가 싶어요(웃음).” 1남 2녀 중 차녀인 그녀의 이력은 화려하다 못해 눈부시다.

태권도 공인 4단 단증을 소유한 유단자요. 지난 1996년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일념에 가족들을 설득하고 당당히 육군하사로 입대, 2000년 제대한 여장부이기도 하다. 영락없는 여장 남자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녀를 정의내림에 있어 이는 섣부른 판단. 오히려 섬세함을 갖춘 숙녀다운 면모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애견 관련 일에 투신한 이력하며, 식품영양학과 출신이라는 전공도 천상 여자임은 드러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제가 욕심이 많아서요. 하고픈 일은 참을 수가 없거든요.”

또 다른 새로움을 꿈꾸며 군대를 제대한 그녀. 친구의 소개로 GM이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하지만 마음만 앞설 뿐, 실상 온라인 게임이 무언지도 모를 만큼 백치에 가까웠던 그녀. 겜생겜사를 고지로 삼고 낮에는 온라인 게임 삼매경에, 밤에는 관련 서적을 독파하기 시작했다. 누구 못지않은 게임 지식을 습득한 행동파 그녀. 당당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에 입사 원서를 제출, ‘미르의전설3’ GM이 되기에 이르렀지만,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수많은 난관들이었다. 게임 내 상담에서도, 게시판 답글에서도, 비매너 처리와 게임 핵 유저에 대한 처분에 이르기까지. 불평불만은 예사였고, 듣기 거북한 심한 욕설들도 난무했다. “군에서 익힌 인내심이 없었다면, 벌써 뛰쳐나갔을 거예요(웃음).”

이제는 상담 요령에 늘어 유저들의 이야기에 보다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됐고, 그네들의 건의 사항도 꼼꼼히 적어 개발자들에게 전달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개발자와의 트러블로 인해 유저들의 의견을 모두 피력하는 것은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그녀는 건의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이에 대한 경과 과정과 결과물 재촉에까지 앞장서고 있다. 이 역시도 군대에서 몸소 익혀온 그녀의 이력이 낳은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어디 이뿐이랴. 회식 자리에서 군대 이야기라면 질색하는 여직원들과 남자 직원들의 교두보 역할을 자청하며, 직원 간의 팀워크에도 일조하고 있다.

“GM은 개발자보다도 유저들과 가깝고, 유저들의 요구를 전달해주는 가장 가까운 존재거든요. 하지만 유저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군요. 아쉽기는 하지만 어쩌겠어요. 좀 더 노력하는 수밖에요.” 군인과 운영자. 이 두 가지 직업군의 진정한 공통점은 어쩌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최일선에서 노력을 다하는 숨인 공신이라는 점이 아닐까. 오늘도 유저들과 개발자들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자청하며, 게임의 성공을 위해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 김경화씨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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