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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디자이너의 꿈을 이룬 강영화씨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4.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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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캐릭터 분야에 반했죠”
게임 기획자와 메인 프로그래머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게임 관련 직업들이 적지 않다. 그 중 게임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크게 부각되지 않는 캐릭터 디자이너가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천대받는 예술가’로 까지 폄하되는 캐릭터 디자이너. 하지만 그들의 아름다운 선율 하나에 게임은 성공과 실패의 줄타기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비주류라고요?(웃음) 저는 그런 것은 크게 개의치 않아요. 한 컷의 캐릭터 원화에 저의 생각과 철학을 투영하고, 이렇게 탄생한 캐릭터에 영혼과 살을 불어넣는 작업. 이 이상의 매력적인 직업은 흔치 않잖아요.” 천칙을 찾아냈다며 함박웃음으로 인사를 대신한 ‘마비노기’의 캐릭터 디자이너 강영화(28)씨.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그녀만의 캐릭터 디자인은 유저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러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96년 중순. 고등학생이었던 그녀는 만화가의 꿈을 안고 ‘해오름’이라는 만화 동아리에 가입한다. 동인지를 발간하고, 동호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 일에도 결코 태만하지 않았다. 단순히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자신이 습작 활동을 통해 얻게 된 결과물들을 개인 홈페이지에 등록,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그렇게 수개월. 어느 날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그녀의 포트폴리오를 우연히 접하게 된 모 게임회사 관계자. 그날 바로 강영화씨에게 아르바이트를 제의하기에 이른다. “제가 게임을 워낙 좋아했거든요.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물론 그것이 제 운명을 바꾸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온라인 보드 게임 캐릭터 디자이너로 게임계에 첫발을 내딛은 강영화씨. 하지만 의욕이 너무 앞서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디자인을 창조해내지는 못했다. 이후 국내 내로라하는 게임회사로 이직해 온라인 게임의 NPC와 몬스터 등을 디자인하며 점차 캐릭터 디자이너로서의 감각을 익혀나갔다. 그러던 중, 카멕스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넥슨의 ‘마비노기’ 캐릭터 디자인은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운도 따랐다. 당시 ‘마비노기’ 팀에서는 캐릭터 디자이너를 구인하고 있었다. “운명 같은 그 무엇이 느껴지더라고요. 이끌렸다고나 할까요. 이때다 싶어 포트폴리오와 함께 이력서를 제출했어요. 왠지 모르게 잘 될 것 같다는 느낌도 계속해서 들었고요(웃음).”

그녀의 예상대로 ‘마비노기’팀에 합류한 그녀. 이후 NPC와 몬스터, 주인공 캐릭터와 월페이퍼 작업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왕성한 캐릭터 디자인 활동은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마비노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에 충분했다. “보통 욕심과의 타협이 관건이거든요. 하지만 게임 캐릭터 디자이너는 여기에 시간과의 싸움이 추가돼요. 일정 안에 캐릭터를 탄생시켜야하고, 그 안에서 저의 철학을 담아내는 작업이 쉽지는 않죠. 그렇기에 더욱 보람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귀엽고, 예쁜 캐릭터가 좋은 반응을 얻는다고 말하는 강영화씨. 하지만 그녀는 인기를 뒤로 하고 거친 길을 가려하고 있다. “유저들의 호응이 절대적이죠. 그렇지만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에서 벗어나 캐릭터에 저만의 개성을 부여하고 싶어요.”

그녀는 ‘디자인은 감각이 중요하다. 하지만 노력은 천재성마저 뛰어 넘는다’는 진리를 인생의 지표로 삼고 있다. 오늘도 자신만의 캐릭터 완성을 위해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 그녀의 이름 앞에 ‘프로페셔널’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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