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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에 대한 과도한 기대심리

  • 경향게임스
  • 입력 2003.05.2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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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게임 업계 화두는 단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다. 거의 모든 게임 관계자들이 ‘WOW’가 국내에 나오면 성공과 더불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상과 더불어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에 연이어 히트작을 내놓은 블리자드사 최초의 온라인게임, 게다가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그대로 이은 게임이라는 점 때문에 이런 기대감과 예상은 어쩌면 당연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WOW’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게임에 대한 기대심리가 너무 과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다. 게임의 성공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평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WOW’에 거는 기대는 게임 자체의 완성도 보다도, 블리자드라는 회사에서 만들어진 게임이라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느낌이다. ‘블리자드가 만들었기 때문에 재미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커 보인다. 이에 앞서, 작년에 발매됐던 ‘워크래프트3’의 경우와도 아주 비슷하다.

‘워크래프트3’는 베타 버전이 나오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성공할 것이라 예견했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를 잇는 블리자드사의 최신작이라는 점에만 주목했을 뿐, 게임 내용을 보지도 않고 성공을 말했다. 그러나 기대 심리만으로 부풀려졌던 가능성은 현실과 달랐다.

‘워크래프트3’는 현재 50만 장 이상 판매됐다. 그러나 발매 전 150만 장 이상 판매가 무난할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게임은 또 ‘블리자드이기 때문에 알아서 잘 만들 것’ 이란 기대와는 달리 국내 게이머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 요소가 부족했다.

국내 사정상 멀티 플레이의 비중이 높은데, ‘워크래프트3’는 싱글 플레이에 더 많은 비중을 뒀다. 또 ‘스타’와 비교했을 때 속도감면에서는 떨어졌다. 뚜껑을 열기 전에 품었던 기대감들이 너무 커서, 뚜껑을 여는 순간 실망으로 다가온 셈이다.

‘WOW’의 경우도 이런 전철을 밟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현재 게임에서 공개된 부분과 그동안 블리자드 게임의 완성도를 본다면 게임 자체만은 뛰어날 것이라 확신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완성도가 ‘스타’처럼 국내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지, ‘워크래프트3’처럼 기대로 만 끝날지는 아직 아무도 확신하기 힘들다.

그동안 국내 온라인게임은 해외와는 다른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해왔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쉬운 게임 진행과 전투, 아이템의 강조, 예쁜 캐릭터의 등장 등이 그것이다. 또한 국내에는 이런 특징들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다양하고 독특한 게임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WOW’가 뛰어난 게임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국내시장의 흐름 속에서 아직 국내 게임 스타일이 어떻게 적용된 게임인지 검증된 바 없다. 게다가 블리자드 측에서 한국 스타일을 많이 참고한다고 하지만, ‘워크래프트3’에서 고유의 게임 스타일을 추구한 채, 약간의 변화만 주는 방식을 사용했던 전례를 본다면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확신은 더욱 줄어든다.

또 비슷한 많은 게임들에 비해 그래픽이 뛰어나다는 점 말고, 어떤한 부분들이 확실히 뛰어난지 아직 자세하게 알 수 없다. 많은 중요 요소들에 대한 정보는 아직 미정일 뿐이다.

현재 ‘WOW’는 베타 테스트도 시작하지 않은 게임이다. 기본적 모습도 드러내지 않은 게임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할 필요는 없다. 게임이 공개된 이후 충분한 시간을 들여 게임을 한 뒤 그 뒤에 게임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나올 게임에 대해 기대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과도한 기대심리는 게임을 올바로 판단하는데 방해를 할 뿐이다. 특히 ‘WOW’의 국내 판권을 획득하려는 게임사들은 기대심리의 위험성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 이들은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까지 외국 회사에게 돈을 지불한다. 이들이 큰 금액을 내고 선택하는 게임에 대해 기대심리가 작용,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면 회사는 물론 국내 게임 산업 전체까지 큰 손해가 될 것이다.

- 유지훈(서울 마포구 합정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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