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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테크비지니스랜드」이사

  • 경향게임스
  • 입력 2003.02.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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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느즈막한 아침. 일주일간 쌓인 피로를 늦잠으로 풀고 커피한잔을 가지고 컴퓨터 앞에 앉는다. 그러나….
온라인게임에 접속해 마을로 막 들어서는 순간, “야 XX끼야 저리 비켜”라고 채팅창에 뜬다.
다짜고짜 욕을 먹고 비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 캐릭터가 죽임을 당하면서 여유롭던 주말아침은 황당함으로 바뀐다.
그리고 오랜 고민 끝에 게임의 언인스톨키를 실행시킨다.

온라인게임에 미련을 버렸다는 어느 누구의 경험담이다. 게임산업개발원 최근자료에 의하면 1000여명의 표본 조사에서 게임을 플레이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87%를 넘어섰고 더욱이 그 연령층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한다. 바야흐로 게임이 대중문화라는 코드 속으로 진입하는 단계에 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게임이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대중문화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문화를 향유하는 구성원들이 서로 이해되고 인정되는 가치관 혹은 거부감 없는 행동양식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현실세계에서는 이러한 것을 누구나 인정하는 보편 타당한 기준 그리고 상식의 범주로 이해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것을 윤리라고 이야기한다.

게임이라는 가상세계에도 윤리라는 것이 존재한다. 엄밀히 말해 이러한 게임윤리는 어느 일방에 의해 강제되고 제약될 수 없는 것이며 게임과 관련하여 참여하고 있는 구성원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가치관으로 그리고 행동지침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게임윤리를 만들어 가는 주체는 누구인가? 정보화사회 이전 산업사회에서는 실소비자와 공급자간의 윤리가 항상 우선시 돼 왔다. 그러나 인터랙티브한 사이버 공간상에는 여기에 보태어 게임 유저가 윤리의 수요자이자 공급자의 역할까지도 담당하게 된다. 결국 게임의 윤리는 게임개발사와 게임이용자의 몫일 것이다.

게임개발사가 제공해주는 사이버 공간과 게임디자인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사고의 법칙과 행동의 규칙을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게임윤리에 대해 개발사의 역할과 책임있는 행동이 1차적으로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또한 게임이라는 가상사회는 익명성을 보장하는 공간이다. 게임 유저는 보장된 익명성

으로 만들어진 또 다른 나로부터 간접적인 체험을 즐기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익명성 문제로 인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죄책감을 느낄 수 없는 방조적 게임관 역시 형성될 수 있다. 게임 유저들은 비롯해 가상사회의 가상캐릭터이지만 그것이 또 다른 자신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현실세계와 같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고 행동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필

자는 주말이면 가까운 산을 찾곤 한다. 산을 오르고 내릴 때 등산로에서 마주치는 등산객들이 서로 만난 적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라는 말들을 전하곤 한다.
이제 사이버공간, 게임의 세상속에서도 만나고 헤어질 때 “안녕하세요(하이요라고 하던가?)”, “즐거운게임(즐겜?) 하세요”라는 간단한 몇 마디의 채팅이 건강한 게임문화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 김경철 테크놀로지 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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