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타프시스템」 대표이사
[정재영] 「타프시스템」 대표이사
  • 경향게임스
  • 승인 2002.12.3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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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게임을 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과는 참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비롯해서 정식 발매되는 각종 비디오 게임기들, 완벽한 한글화를 통해 발매되는 다양한 소프트들에서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는 것도 느낀다. 아니, 어쩌면 바뀌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예전보다 조금 더 좋지 않은 쪽으로 갔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동안 수많은 컴퓨터 게임 소프트웨어들은 정보는 공유돼야 한다는 미명 아래 많은 사용자들에게 공짜로 사용됐다. 이것은 지금의 문제뿐만 아니라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한 시절부터 있어왔던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과거에 이 문제는 대부분이 아닌 일부의 사람에게만 해당된 문제라 전체로 볼 때 큰 문제를 야기시키지는 않았다. 문제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병처럼 말이다.

하지만 현재의 이 문제는 예전처럼 가볍게 볼 수 없게 됐다. 특히 초고속 정보 통신망이 전국 곳곳에 깔리고 인터넷 사용이 증가한 요즘은 게임 소프트웨어를 돈을 주고 구입한다는 생각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정보는 공유돼야 한다는 것’과 ‘인터넷을 돌아다니면 널려 있는 게 게임 소프트웨어인데 왜 굳이 돈을 주면서까지 구입해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지금 이들의 주장에 대해 옳고 그름을 말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이미 불법 다운로드가 보편화 된 상황에서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여기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게이머들이 게임에 가지는 생각이다. 돈을 주고 게임을 구입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이머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이런 생각을 가진 게이머가 소수가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다수의 게이머라는 점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돈을 내고 게임을 구입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이머가 늘어난다는 것은 단지 게임 개발사가 돈을 벌고 못 벌고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게임이 공짜라는 인식이 강해질수록 게임이 갖는 가치가 떨어져 결국엔 겨우 게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게임을 하나 만드는 데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는 아동용 게임의 경우도 최소 수 명의 인원이 필요하다. 이 사람들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몇 달 동안, 혹은 몇 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게임이 좋아서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의 열정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해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이들의 노력을 가치로 평가한다면 그 가치는 어느 것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했을 때 현재의 상황으로는 그 가치가 땅에 떨어진다. 아무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열심히 만들어도 결국엔 게이머들의 공짜 게임 리스트에 하나가 추가될 뿐이다. 게임의 가치는 0원, 아니면 공CD 한 장 가격이 전부이다.

필자가 쓴 이 글은 게임을 만드는 데는 많은 노력과 돈이 드니 불법 다운로드를 이용하지 말고 정품을 써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단지 게이머들에게 게임의 가치를 인정하고 지금의 생각을 바꿔달라는 것이다.

게임을 만드는 데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고 그것은 정보 공유와 공짜라는 생각만으로 아무런 대가 없이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게임이란 개발자들에겐 자식과 같은 소중한 것. 이 글은 게이머들에게 이것을 이해해달라고 부탁하는 글이다. 단지 그것 뿐이다.

- 타프시스템 정재영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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