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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건수]「그라비티」대표

  • 경향게임스
  • 입력 2002.11.1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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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를 개발 한지 벌써 2년 4개월이 지났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라그나로크’를 선보이게 됐다. 다행히 ‘라그나로크’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라비티 개발진 모두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 ‘라그나로크’에 대한 성원은 더욱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라고 하는 채찍임을 알고 있다. 그라비티는 때문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에게 ‘게임’은 창조라는 단어의 또 다른 뜻이기도 하다. 또 ‘게임’은 치열하게 도전해야 할 대상인 한편 마음을 달래주는 사랑스런 벗이기도 하다. 때로는 마치 생명을 가진 하나의 인격체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필자는 게임을 새롭게 등장한 21세기의 ‘유희 도구’라고 본다. 유희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즐겁게 놀며 장난하는 것이다. 즉, 게임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혼자, 친구들과, 때로는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통해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게임’은 자신의 몫을 충분히 소화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즐거움만을 추구하기 위해 절제되지 않은 표현과 사상을 게임 안에서 넣고싶지는 않다. 게임 속으로 녹아 들어간 잔인함, 폭력성, 노골적인 성적 표현 등이 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잠재 의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라그나로크’를 비폭력적이면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다.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매니아들 뿐 아니라 간단한 슈팅게임을 즐기는 캐쥬얼 유저, 여성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만든 게임이 바로 ‘라그나로크’이다.

게임은 사회 속에 하나의 영역으로 자리매김 하면서 일부 사람들만이 아닌 모두의 입에 회자될 수 있는 문화이다. 게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바로 이러한 것이며 그 위상이 결코 영화 등의 여타 여가생활 문화보다 뒤떨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라그나로크’도 개발초기부터 그 큰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게임을 한낱 작은 산업의 하나가 아니라 문화로 보는 것.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게임에 대한 인식이 보다 앞서있는 이유인 듯 하다. 그러나 일반 대중적인 인식에 앞서, 게임을 만드는 전문가들은 한국 게임의 가치를 현재보다도 미래에 그 가능성을 두고 있다.

최근 그라비티는 유럽, 러시아 등의 우수한 게임 프로그래머들이 심심찮게 입사 원서를 보내고 있다. 면접에서 ‘왜 한국에 오려 하는가’ 라고 물으면 그들은 하나같이 ‘온라인게임을 배우고 싶어서’ 라고 답한다. 즉, 온라인게임에 있어서 세계 속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는 반증이다.

과거 일본이 누렸던 ‘게임왕국’ 지위도 이제는 일본이 아닌 한국이 그 주인공이 돼가고 있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도 현재 대만, 일본, 태국에서 이미 최고 인기 게임으로 자리잡고 있고 미국,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진출이 진행 중이다. 또한, ‘라그나로크’ 뿐만 아니라 국내의 타 온라인게임들도 세계 각지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게임이 우리가 알고있는 것보다 더 우리의 생활 속에 또, 세계의 인식 속에 이미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는 말과 상통된다.

지금의 흐름에 박차를 가해 해외에서 보다 큰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우리나라에 빨리 자리 잡아, 한정적인 매니아 층만의 문화가 아니라 대중의 문화로써 먼저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게임이 세태에 휩쓸려 산업 자체가 여론에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장점과 역할을 인정받고 장려되며 정책적인 지원아래 보다 성숙한 문화로 성장 돼야 한다. 그러한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바라며 개발자의 한사람으로써 오늘도 내가 만드는 게임, 내가 만들어 가는 문화에 대해 생각 해본다.

-「그라비티」임건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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