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석] 소프트웨이브 대표
[이민석] 소프트웨이브 대표
  • 경향게임스
  • 승인 2002.09.10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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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우리나라는 이제 온라인게임의 천국이 되었다. 어제 나온 무료 온라인게임을 하다가 재미가 없으면 바로 새로운 무료 온라인게임을 찾아 철새처럼 옮겨다니는 온라인 철새족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의 세상이 다가온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 우리나라는 온라인게임의 천국인가?

우리나라는 분명 온라인게임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그 양적인 측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의 많은 컨텐츠들을 확보하고 있다. 게임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제일이라는 일본이나 미국을 능가할 정도로 많은 온라인게임들이 서비스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훨씬 게임분야에서 앞서있는 일본이나 미국 같은 나라들이 왜 우리나라보다 온라인게임시장에서 뒤쳐지고 있는 것일까? 그 답은 바로 하드웨어의 차이에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이전부터 게임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그런 일본이 왜 온라인게임에서는 우리보다 뒤쳐져 있는지는 인터넷의 출현과 관계가 깊다. 게임을 제대로 하기 위한 콘솔게임기조차 없던 우리나라는 게임개발도 지지부진했으나 90년대 후반에 들어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면서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컨텐츠의 제작이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상대적으로 전용 게임기 시장이 전체 게임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일본은 인터넷의 보급도 우리나라보다 뒤졌지만 게임 유저들도 자신들에게 익숙한 비디오게임을 접고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게임으로 쉽게 옮겨가지 못했던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에게 있어서 다행스런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온라인게임 강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온라인게임의 강국이 된 것은 결코 우리가 게임을 재미있게 잘 만들어서가 아니라 게임의 플랫폼인 하드웨어의 변화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것은 바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더 막강한 인터넷 기반을 갖추게 되면 우리나라를 제치고 세계 제일의 온라인게임 강국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실제로 일본은 작년부터 초고속 인터넷 보급을 국가적인 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가 미래에도 온라인게임의 강국일 것이라곤 장담할 수 없다.

필자는 내심 불안한 감정을 감추기 어렵다. 물론 우리나라가 현재는 온라인게임에서만큼은 세계 제일이라고 내세우지만 게임컨텐츠 측면에서는 아직도 일본보다 후발국에 속하기 때문이다. 특히,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발되어 서비스되고 있는 온라인게임들이 대부분 천편일률적이고 독창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열의 아홉은 울티마 온라인 식의 유럽형 환타지 RPG 게임이라는 얘기다. 일본의 다양하고 독창적인 게임 컨텐츠에 비하여 우리의 게임 컨텐츠들은 너무나 제한적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온라인게임의 천국이라기보다 온라인게이머들의 천국인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곧 다가올 우리 온라인게임에 대한 위협에 대비하여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해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바로 창조적인 게임 컨텐츠의 개발. 이젠 우리도 양적 팽창에서 벗어나 단 몇 개의 게임을 만들더라도 독창적이고 아이디어가 풍부한 게임을 만들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누구나 그걸 몰라서 안 하느냐 하고 반문하겠지만 실제로 우리가 얼마나 창조적인 게임을 만들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는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이 이제 막 ‘산업’이라는 이름을 달고 태동하고 있다.

그런데 신문이나 방송이나 모두들 마치 우리가 대단한 게임개발의 역사와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현재 인기 있는 몇몇 게임만을 내세워 사람들의 시야를 차단하고 있어 몇몇 게임만이 장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결국 신생 게임들은 주목을 받기도 전에 사라져갈 수밖엔 없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창조적이고 훌륭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게임의 가장 근본이 되는 게임소재의 다양성과 기획능력의 배양이 중요한데, 이에 기본이 되는 인문사회학적교육이나 관심이 갈수록 외면 받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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