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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지오인터렉티브대표

  • 경향게임스
  • 입력 2002.06.2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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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딜가나 이동전화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신문 지상에 하루가 멀다하고 언급되는 ‘포스트PC시대’가 과연 성큼 다가왔구나 느끼게 된다. 이에 반해 포스트 PC의 대명사격인 PDA는 이동전화에 비하면 아직 그 상용화가 미미한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세계 PDA 공급대수가 1550만 대 정도로 예상되고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국내 시장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제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포스트PC, 모바일 시대에 도달해 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여기서 최근 영화나 연예,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포스트 PC라는 새로운 분화구를 맞아 기대 이상의 수요를 창출하는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온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분야는 아직 시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분야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포스트 PC 시대에서의 게임 산업은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무엇보다 철저하게 시장 중심의 상품을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기술만 믿고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분석한 뒤 틈새를 이용해 공략해야 한다는 얘기다.
PDA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게임에 투자를 하면서 가장 절실하게 느낀 것은 기획력과 마케팅이다. 구체적인 시장 분석과 독창적 아이템을 찾아내는 것은 포스트PC 시대에 있어 어떤 기술력보다 선결돼야 한다. 포스트PC 시대를 예측해 주저 없이 여기에 모든 핵심역량을 투자해 승부를 걸었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게임 아이템 또한 적절한 기획력을 구사해 좋은 성과를 올렸다. 가령 첫 타이틀인 골프게임은 당시 사용자가 미국의 비즈니스 계층이란 점에 타깃을 두어 개발했다. 반면 3D 슈팅게임은 미국과는 달리 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트렌드처럼 형성되는 아시아권 PDA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 이처럼 시장에 맞는 독특한 아이템 개발은 바로 자사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우리 게임산업은 비상한 개발력은 있지만 어떤 트렌드가 형성돼 비슷한 종류의 게임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게임 시장은 먹자골목이나 가구거리와는 다른 ‘독창성(Creative)’이 중요한 시장이다. 소위 ‘개인기’를 잘 살리고 명확한 타깃을 설정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리니지’의 성공으로 수많은 온라인 게임들이 대박을 꿈꾸며 ‘리니지화’ 되는 것은 뼈아픈 일이다.
물론 기술력은 기본 메뉴이다. 모바일 콘텐츠는 저용량에서도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뛰어난 압축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미지와 속도 구현에 있어 PC에 크게 떨어진다면 사람들에게 ‘손바닥 위의 즐거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중요한 것은 마케팅이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도 마케팅 능력이 떨어져 메이저 업체에게 잠식되는 벤처기업이 허다한 실정이다. 아직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 상황에서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무엇보다 철저하게 현지화된 전략적 마케팅 구사가 필수적이다.
포스트PC 시대는 과학과 문명의 발전으로서만이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며 새로운 유행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길거리 노점상에서도 이동전화가 지나는 이의 발길을 붙잡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처럼 PDA도 이러한 대열에 낄 날이 머지 않았다.
누구나 네트워킹이 가능한 사회에서 포스트PC 단말기는 필수품이 될 것이며, 또한 사람들은 그 속에서, 새로운 ‘손바닥 위의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우리가 포스트PC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게임 전략을 구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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