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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만화에 주목하라”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5.08.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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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만화는 이제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다다랐다. 과연 현재 모습은 어떠하며, 어떤 방식으로 이를 이끌어가는 것이 옳은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한류는 이미 거대한 흐름이 되었다
만화출판사에서 일하는 탓에 일본 출장이 잦은 편이다. 일본을 보려면 서점에 가라는 말이 있다. 일본인에게 서점은 정보의 집결지이다. 원하는 정보는 뭐든 책으로 나온다. 세간에 화제가 되는 일이라면 연예인의 스캔들에서 첨단 IT기술까지 어떤 것이든 잡지와 단행본으로 만들어진다. 한국에서는 궁금한 게 있으면 인터넷을 뒤지면 되지만, 일본에선 가까운 서점에 나가보면 최신 정보를 섭렵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겨울연가’ 관련 책들이 한두 권 서점에 놓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제법 규모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교보문고라 할 수 있는 키노쿠니야서점의 신주쿠본점 1층 메인 계산대 바로 앞 판매대에 한류 관련 책들이 모여 있다. 배용준 등 유명 배우의 사진집부터 영화, 드라마 관련 서적, 그리고 한류 관련 잡지가 10여종이나 나와 있다. 전자제품 상가로 유명한 아키하바라의 대형서점에는 한국의 인기 온라인 게임과 관련된 정보지, 만화, 동인지 등이 책장을 장식하고 있기도 하다.

영화, 드라마, 온라인게임의 한류 열풍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증거는 이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한류의 원조가 바로 한국 만화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한국 만화는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동남아 각국에서 사랑받아 왔다. 문화관광부에서 시상하는 콘텐츠수출대상을 2년 연속 수상한 이명진의 만화 ‘라그나로크’를 예로 들자면 게임보다 먼저 태국, 대만, 일본 등지의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아시아 국가를 시작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전 세계 29개국에 수출됐다. 최근에 브라질에 수출되면서 남미 지역까지 수출 영역을 넓힌 한국 만화는 이제 아프리카 대륙만 남겨놓고 있는 참이다.

게임 원작의 보고-한국 만화
‘리니지’, ‘바람의 나라’, ‘라그나로크’, ‘열혈강호’ 등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만화는 그동안 게임의 원작으로 다수 활용돼 왔다. 만화가 게임이나 영화, 드라마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원천 컨텐츠로 자주 활용되는 이유는 먼저 그림과 스토리로 이뤄진 만화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스토리의 서사구조를 바탕으로 캐릭터와 다양한 일러스트의 결합으로 이뤄진 만화는 다른 대중 영상 매체로 쉽게 전이될 수 있는 구조적 특성을 지녔다.

최근 온라인 게임 개발에서도 캐릭터 디자인이나 세계관 설정 등 프리 프로덕션 과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만화 원작을 활용할 경우 만화의 캐릭터나 세계관, 스토리 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프리 프로덕션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다른 게임과 차별되는 ‘깊이’를 만들 수 있다. 게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재미’이지만 지속적인 재미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다른 게임과 차별되는 캐릭터와 세계관이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디즈니의 전 사장이자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책임자로 <슈렉>을 제작한 제프리 카젠버그는 3D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파워’라고 말했다. 기술의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지만 창의적인 스토리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바로 창의적인 스토리의 보고가 만화이다. 만화는 최소한 만화가 한 명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 물론 만화가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비해 쉽게 이야기와 세계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아직도 게임으로 만들어지면 좋을 만한 좋은 원석인 한국 만화가 많이 남아있고, 지금도 꾸준히 11개의 만화잡지와 신문, 단행본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만화의 대중적 인지도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인기 있는 만화 원작을 게임화했다는 것은 괜찮은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이제는 한국 만화의 인지도가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의 한 출판사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NHN의 온라인 게임 ‘아크로드’를 원작으로 만든 박진한의 만화를 첫 회만 보고 반해서 수입하겠다는 프로포즈를 보냈다. 한국 온라인 게임이 아시아 시장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기 위해서라도 다시한번 한국 만화에 주목하고, 고민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 오태엽 대원씨아이 OSMU사업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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