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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컴의 거칠 컬럼(1회)] ‘오디션’만의 문제인가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7.03.0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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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34), 예명 이돌컴1993년, 방년 19세에 게임잡지 기자로 게임계에 입문해 디지털캠프, 판타그램 등에서 개발자로 활약. 일본 프롬소프트웨어에 입사해 아머드코어 시리즈의 프로듀스 역임. 이후 모바일게임 회사로 자리를 옮겨 ‘대장금’등 10여종의 인기 모바일 게임을 개발. PSP용 정통 RPG에 도전했으나 유감스럽게도 실패, 세가코리아를 마지막으로 2006년 12월 게임업계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는 각종 집필활동과 UCC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얼마 전, 예당 온라인이 만든 온라인 댄싱 게임 ‘오디션’이 청소년 불법 성매매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업계 여기저기에서 찬반 양론이 불거지고 있다. 사실 이러한 사례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게임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1990년대에는 한컴에서 서비스하던 ‘하늘사랑’이라는 채팅 서비스가 이러한 창구 역할을 했었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도 지금은 인기가 내리막이라 그러한 사례가 없는 것일 뿐, 1990년대에는 현거래 대신 여성들의 몸을 사고 파는 행위가 비일비재했다. 오디션은 원래 중소 업체에서 개발을 다 끝내 놓고 경영난 때문에 허덕이던 것을 T3에서 인수하고, 그것이 중국 등에서 비싼 가격에 낙찰되면서 한국내에서도 개발 및 마케팅에 대한 공세를 강화, PC방을 중심으로 리듬액션게임의 열기를 이용한 바람몰이에 성공했다. 출발부터 에닉스의 ‘버스트 어 무브’를 철저히 벤치마킹했던 게임. 게임성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시스템에서 장시간에 걸쳐 유저들을 붙잡아 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리듬액션의 게임성 자체 보다는 PC방에서 서로의 비주얼한 코스튬을 자랑하면서 남녀간의 교제를 목적으로 하는 유저들이 들끓는 게임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로서 매출의 근원을 파악하고 그것을 적절히 이용하여 상업적인 이익을 올리는 것. 이 자체를 부정하거나 네거티브하게 받아 들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찬반양론이 불거지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오디션 자체가 성매매를 조장하는 불량 게임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원했기 때문에 오디션이 그쪽으로 변질 된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개발사에서 의도적으로 푸싱을 한 것인지에 대한 고찰이다. 또한 이러한 고찰 위에서 한국게임업계와 시장의 풍토, 유저들의 성향과 게임으로 기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의 ‘관’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업계는 시장이 원하는 쪽으로 굽힐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상업적인 마인드, 비즈니스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기업을 영위하는 자들의 숙명이다. 그렇다고, 게임 업계가 유저가 원하는 대로 흘러갈 수 밖에 없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각 사업자들은 이것을 명심해야 한다. 시장을 리드하는 리드 급의 기업체 및 장르군에 속한 자들이 얼마나 건전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후발 주자들의 성향이 결정되어 버린다. 지나온 역사에 가정이란 존재할 수 없지만, 만약 엔씨소프트가 온라인 게임의 현거래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진실한 재미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개발 방향을 정의했더라면 지금 한국의 MMORPG 시장은 어느 쪽으로 발전해 있겠는가? 오디션은, 오디션 하나만의 문제도, 그것을 개발한 T3 및 서비스를 담당한 예당 온라인만의 문제도 아니다. 오디션의 성공을 보고 불철주야 동종 게임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수많은 게임 개발자들, 그리고 그 게임을 즐기게 될 유저들. 그리고 그것에 길들여진 유저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시장… 그 시장을 보고 비관하며 상업적인 잣대로만 게임을 개발하게 될 많은 개발사들…. 한국게임시장은 언제까지 이러한 구조를 답습할 것인가.※ 외부 기고 컬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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