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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컴의 거칠 컬럼(2회)] 게임 업계에서 진정으로 공부 해야 할 사람들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7.03.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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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34), 예명 이돌컴---------------------------------------------------------------------------------------1993년, 방년 19세에 게임잡지 기자로 게임계에 입문해 디지털캠프, 판타그램 등에서 개발자로 활약. 일본 프롬소프트웨어에 입사해 아머드코어 시리즈의 프로듀스 역임 .이후 모바일게임 회사로 자리를 옮겨 ‘대장금’등 10여종의 인기 모바일 게임을 개발. 세가코리아를 마지막으로 2006년 12월 게임업계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는 각종 집필활동과 UCC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업계에 오래 있다 보면 여러 사장들을 만나게 된다. 내가 이제까지 음으로 양으로 모시게 됐던 사장은 7명인데, 그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읽었던 경영서적을 맹신한다는 점이다. 2000년대 전반에는 어떤 사장이든 책상에 잭웰치에 관한 경영서적이 한 권씩 꽂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그것을 읽던 읽지않던). 잭웰치의 책은 ‘끝없는 도전과 용기’, ‘위대한 승리’ 등 여러 제명으로 나와 있고 하나 같이 좋은 책이다. MBA도 나오지 않은 사람 입장에서 주제 넘게 잭웰치의 경영 이론에 대한 사족을 달지는 않겠다. 그러나 내가 14년 동안 여러 사장들을 모시면서 느낀 경험을 토대로 이것 하나는 주제 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양서는 좋은 그릇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읽었을 때나 양서이지, 그릇이 안 되는 사람이 억지로 읽으면 주변 민폐로 이어진다는 것”.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1990년대 중·후반에는 게임 업계가 벤처 거품의 중핵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멋도 모르고 게임 업계에 뛰어든 사장들이 많았다. 검증이 안된 사람들이 그런 자릴 차지하고 있었으니 자연히 업계는 썩었고 관리가 잘되는 기업이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게임 업계가 큰 것은 현거래로 인한 대량의 현금 거래가 수반되었던 이유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현거래 이야기 나오면 길어지니 각설하고… 그 시절, 게임에 대해서 뭣도 모르고, 그렇다고 학력이 높거나 혈통이 좋아서 수십 명의 사원을 아우를 수 있는 그릇도 안 되는 사장들은 악으로 깡으로 경영을 하고 뭔가 부족할 때면 어디선가 주워 들은 이야기와 자신이 자랑스럽게 읽었다고 선전하는 경영 서적의 일례를 들며 경영 일선의 지휘봉을 휘두르곤 했었다. 차라리 모르면 모르는 대로 물어가며 하면 탈이라도 없다. 그런데 이 사람들의 문제는 어디선가 주워들은 얕은 지식과 남이 써놓은, 책에 나온대로 그것이 진리인양 밀어 붙이며 회사를 첩첩산중으로 끌고 간다는 것이다(이런 악몽같은 기억 때문에 나는 지금도 잭웰치의 경영철학을 존경한다고 하는 사장들을 고깝게 보는 버릇이 있다). 그냥 까놓고 말해보자. 잭웰치가 훌륭하다고 하는데 잭웰치를 여기 한국게임시장의 일개 중소기업에 앉혀 놓으면 어떻게 경영을 할까? 넌센스의 출발과 끝은 여기에 귀결된다. 게임 업계에 거품이 제거되면서 게임 회사에 경영 능력이 없는 CEO들이 많이 정리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업계 일부에는 그들의 잔재가 남아 있다. 세계 게임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고 게임 업종의 내로라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순위를 다시 매김하는 중요한 시기에 게임 시장의 순리에 대해 씨알도 모르는 사람을 사장으로 모셔 놓고 있는 개발사들이 있어, 일본과 미국이 저 멀리 앞서 나가고 중국이 한국을 위협하는 시점에서 많은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역량이나 재도약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한국 게임 업계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리더의 존재가 시급하다.※ 외부 기고 컬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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