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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컴의 거칠 컬럼(4회)] 개발자와 경영자 간의 괴리(乖離)Ⅱ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7.03.2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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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의 사나이’. 김정률 회장에게 붙는 수식어다. 그라비티를 소프트뱅크에 4천억 원에 매각한 김정률 회장은 얼마 전 게임 사업이 아닌 리조트 사업 분야에서 1조원에 달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혀 경제계 전반으로부터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그 후 싸이칸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일본의 유력 콘솔 게임 개발업체를 매수하기로 했다는 입소문이 파다했지만 결국, 콘솔 게임 개발 업체가 아닌 파칭코 개발 업체를 매수하는데 그쳐, 역시 영향력이 거기까지 밖에 되지 않았나 하는 세간의 평가도 있지만, 정작 김정률 회장 본인은 느긋한 표정이다. 1조원이라는 자산이 그에게 무한의 여유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의 경영 그룹에 속한 이들이라면 한결같이 김정률 회장을 칭송한다. 아니, 비단 게임업계가 아니라 다른 업계의 사람들에게도 이제는 김정률 회장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벤처기업가들에게는 화신(化神) 같은 존재로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자산 10억도 안 되는 벤처기업으로 시작하여 1조원의 가치를 만든 사나이. 푼돈으로 시작해서 기업의 가치를 몇 백배로 튀기고, 종래에는 비싼 가격에 매도하여 부를 이루는 것이 목적인 벤처기업가들에게 김정률 회장이 신처럼 받들어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하지만 정작, 게임업계의 개발자들은 김정률 회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모신문에 김정률 회장의 일대기가 연재되고 있을 때, 수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몰려와 린치를 가했기 때문에 일대기는 얼마 안 가 연재를 중단하고 말았다. 2005년에 그라비티를 매각한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도 게임 개발자들은 한결같이 김정률 회장을 비난했다. 경제계 전반적으로 대단한 사나이라고 평가하는 것과는 반대 되는 사상이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 만연해 있었던 것이다. 왜일까? 한국은 아직 캐피털리즘에 익숙지 않아서 남이 잘되는 것에 대한 시샘이 많기 때문일까? 경제적 논리로 보자면 김정률 회장이 비난 받을 만한 일은 하나도 없다. 김학규 대표의 가능성을 보고 시드머니를 투자하여 일본 시장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한국형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를 제작했으며 그라비티는 직원 30명 안쪽의 소규모 개발 기업에서 수백명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 했다. 기업을 여기까지 키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회에 공헌한 바가 많다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많은 고용을 창출했으며, 해외 위주로 판로를 개척하여 한류 돌풍도 일으켰고 해외에서 많은 외화도 벌어들였다. 분명 훈훈한 성공담이자 후대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게임 개발자들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김정률 회장이 성공의 과실을 나누지 않고 자기 혼자 독식했다는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도 큰 회사로 성장해서 빌게이츠 혼자만 억만장자가 된 것이 아니라 핵심 인원들은 스톡옵션으로 인해 20~30대에 부를 실현할 수 있었다는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그라비티 역시 큰 회사로 성장한 뒤에 초창기 멤버들에게 부를 돌려 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라비티를 매각함으로서 발생한 4천억 원이라는 현금은 오로지 김정률 회장 한 사람이 독식했다는 것이다.※ 외부 기고 컬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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