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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컴의 거칠 컬럼(7회)] 개발자와 경영자 간의 괴리(乖離) Ⅴ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7.04.1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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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자로서 경영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또한 연봉은 어떻게 불러야 할까.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항상 생각하는 문제다. 어떤 사람은 연봉을 우선시하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그 회사의 오너를 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또 한편에서는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가에 주목하라는 의견을 내 놓기도 한다. 대개 젊은 혈기로 게임 개발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은 돈보다는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가를 지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합리적인 생각이 아니다. 영화판에서도 가끔 비슷한 일들이 벌어진다. 돈 없는 감독들이 무료로 출연 배우를 찾으러 다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모인 집단에서 제대로 된 영화가 나올 리가 없다. 개런티가 없었기 때문에 배우는 건성이고, 감독이나 연출진들도 시간 약속에 늦기 일쑤다. 분장이나 조명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을 때가 많으며, 심지어 서로 싸우기까지 한다.


이 모든 것이 프로의식의 부재에서 오는 현상이다.프로의 기준은 ‘돈’을 받는 것이다. 능력만큼의 돈을 받고 이후 다른 곳에서 더 많은 개런티를 요구 할 수 있는 실력을 배양하는 것에 프로의 가치관이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회사가 어려우니 똘똘 뭉쳐서 일해보자는 사장들이 아직도 존재하지만, 그렇게 뭉친 회사는 관리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돈을 제대로 받지 않기 때문에 스탭들의 머릿속에는 항상 회사를 업신여기고 다른 부분에서 보상을 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개런티를 받지 않은 배우가 감독의 요구 조건에 콧방귀를 뀌는 것처럼, 사장이 지시한 업무 날짜와는 상관없이 안일한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흥, 돈도 안주는 주제에” 애초에 이런 집단은 대학교 동아리에서 그쳤어야 했다.


지금도 모바일 게임업계에는 이런 회사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반대로, 게임업계에서 10여년 이상 일하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개발자들은 우선 면접에서부터 눈빛이 틀리다. 이들은 본능적으로 면접에서 연봉의 수준이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말 한마디라도 허술하게 하는 법이 없다. 자신이 원하는 선을 분명하게 지지하면서 가끔 연기도 곁들여 주는 센스를 발휘하는 것이다(연기에 속아서 나중에 고생하는 경영자들을 많이 봤다). 그러나 이것 역시 올바른 일이 아니라고 충고하고 싶다. 네 장? 여섯 장? 처음에는 좋지만 그 뒤에는? 연기로 받기 시작한 돈을 지키려면 일하는 동안 계속해서 연기를 해 나갈 수밖에 없다. 애초에 실력이 없었기 때문에 현상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연기가 곁들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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