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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컴의 거칠 컬럼(12회)] 레인콤 휴대용 게임기 사업 어떻게 됐나 Ⅰ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7.05.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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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콤이라는 회사.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리버를 주력으로 한국 시장뿐 아니라 유럽, 미주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우량 기업으로 알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등장한 휴대용 게임기 사업이라는 문구에 ‘MP3 플레이어 시장이 재미가 없어졌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MP3 플레이어 시장에 대한 자료를 검색해보니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보통 이러한 신규 사업을 벌이는 것은 기업에 있어 두 가지 케이스가 있다. 하나는, 지금 현재 주력 사업으로도 기업의 운영에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3년이나 5년 뒤의 시장을 내다 보고 경영진의 한 명이 결단을 내리고 전개되는 경우다. 또 하나는 현재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이 점점 수익이 악화되자 울며 겨자 먹기로 대체할 만한 사업을 찾아서 경영진에서 한방에 거는 경우이다. 첫 번째 케이스의 대표적인 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있고 두 번째 케이스의 대표적인 예는 한보 그룹의 철강 사업, 또 지금 언급하고 있는 레인콤의 휴대용 게임기 사업도 범주에 들어가리라 본다.

레인콤의 휴대용 게임기 사업 추진은 간부 이상 참모진에 게임기 시장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채택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MP3 플레이어 시장이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점유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다각화 차원에서 신규 분야를 검토한 것은 좋다. 주력 사업이 불안하게 되면 어떤 기업이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매진하는 것이 이치이다. 하지만 마케팅 이론 공부를 했다고 하는 엘리트들의 한계가 여기서 드러난다. 휴대용 게임기 시장이라면 적어도 선례도 뒤져 보고 시장 규모도 측정해봐야 하는데, 분명 분석한답시고 휴대폰 게임 시장 규모까지 몽땅 넣어서 PT를 했을 거라는 이야기이다. 그런 경우 시장 점유율이 커 보이므로(보기에는) 회장님께서 승인하시기는 쉬워진다.



하지만 휴대폰 게임 시장이라는 것이 외형과 달리 실속이 없다는 점은 알고 있었을까? 그리고 휴대폰 게임 시장을 빼면 한국은 아직 변변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이 없다. 물론 2007년 들어 NDS의 상승 기세가 가파르기는 하지만 아직 안정적인 시장이라고 보기에는 미흡한 것이다. 더구나 2005년은 PSP 조차 많이 보급 되지 않았던 시점이다. 그런 상황에 서드파티는 커녕 게임 소프트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도 안 되어 있는 기업이 이 사업을 시작하겠다니, 도대체 어떤 기계를 만들 것이며 이 기계로 어떤 게임을 만들어 달라고 어디 가서 부탁하고 다닐 것인지 이만저만 걱정되는 것이 아니었다.

일전에 삼성전자의 게임 폰으로는 ‘바이오하자드’가 나왔었다. 하지만 그것이 캡콤에 얼마를 갖다 바치고 만든 건지는 조사가 됐을까? 회사야 그렇게 망한다고 쳐도 회사의 정책만 믿고 1~2년 뼈 빠지게 고군분투한 개발자들이나 마케터들은 어떻게 됐을까? 다행스럽게도 아직 레인콤이 부도가 났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물론, 주가는 형편없이 추락해 있
는 걸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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