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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 칼럼] 남의 일이 아니다!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7.06.1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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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영화전문잡지에 실린 글을 읽다가 사뭇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벼랑 끝의 충무로, 출구는 있는가”라는 표제의 그 특집기사에 의하면, 올해 3월까지 한국영화 관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9%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또한 제작 측면에 있어서도 지난 2006년에는 한국영화 120편이 제작됐지만 그 중 극장에서 상영된 것은 109편 이었고 올해 2007년에는 거의 반 가까이나 줄어든 60편 정도만이 제작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유를 좋아하는 성격 탓인 지 몰라도 게임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의 하나로서, 평소에 영화와 (온라인)게임을 무척 자주 비교, 비유해 왔던 필자로서는 위와 같은 한국영화의 현주소가 남의 일 같지만은 않았다.

과연 현재 한국 온라인게임 업계의 현실은 “한국영화 무너지나?”라는 걱정을 자아내고 있는 영화판의 우울한 현실을 ‘관련 없다”라거나 ‘관심 없음’ 정도로 치부해 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들이 대부분이어서 해당 게임의 실명을 지면에서 거론할 수는 없지만, 작년 한 해만 해도 업계 최고, 최대의 회사들이 선보였던 적지 않은 대작 MMORPG들이 시장의 외면 속에 쓴 맛을 봐야만 했다. 당시 필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상황을 영화판에 비유하면서 말하기를 “똑같이 흥행에 실패했더라도 영화는 온라인게임에 비해 처지가 나은 것 같다. 흥행에 실패한 영화의 경우 관객이 5만이 들었건 10만이 들었건 간에 극장 문을 나오면서 재미없다고 투덜거리는 그 관객조차 이미 6천에서 1만원 가까이 비용을 지불한 후이기 때문”이라며 자조한 기억이 난다.

모두가 주지하듯이 부분유료화 게임이든 정액, 종량제 방식의 전면유료화 게임이든 간에 온라인게임의 경우, 상용화 이전 오픈 베타 기간에 몰렸던 유저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서 정작 해당 게임의 수익에는 오히려 더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상용화 이전의 트래픽은 대박이라고 해서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트래픽에 정확하게 비례하여 엄청난 네트워크 비용(게임클라이언트 다운로드를 위한)을 게임회사에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만약 그 트래픽들을 상용화 단계에서 지켜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마치 어떤 영화가 (공짜로 보는) 시사회에서 몇 백만 관객을 동원하고 정작 실제 개봉 후에는 관객이 거의 없는 경우와 유사하다고 하겠다.

다시 위에서 말한 잡지의 기사 얘기로 돌아가자면, 그 기사의 말미에는 차승재, 강우석 등 한국영화판의 거물급 인사들이 각자 나름대로의 진단과 처방을 개진해 놓았다. 그 중 싸이더스FNH 차승재 대표의 말이 가장 눈에 띄었다. “결국 문제는 수익율이다” 라는 것이다.

우울한 현실이란 측면에서 영화에 비유됐듯이, 그 처방에 있어서도 온라인게임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본다. 어차피 ‘흥행’이란 숙명을 피할 수 없는 컨텐츠 산업의 속성 상 영화든 게임이든 해당 컨텐츠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예측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수많은 게임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개발비용과 사업화 과정에서의 마케팅, 운영 비용 등에 있어서 지속적인 효율화를 추구하는 것은 필수적이 것이 됐다. 즉, 개별 게임프로젝트 단위에서 프로젝트의 손익을 좀 더 철저히 관리함으로써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손실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통제하고, 동시에 산출 측면에서는 현재보다 몇 배의 관심과 노력을 집중해서 해외에서의 활로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몇 해 전부터 천만 관객 시대를 열었던 한국영화의 저력을 믿듯이 온라인게임에 있어서도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과 저력을 발휘하여 더욱 내실 있는 산업 군으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 ㈜엔트리브 소프트- 국내사업본부장, ' 박택곤 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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