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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컴의 거칠컬럼(24회)]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변화 上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7.08.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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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식스’의 계보를 잇는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국내 FPS 시장을 점령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서든어택’이 온라인게임 순위 1, 2위를 다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실 ‘서든어택’ 이전에도 ‘스페셜포스’와 같은 FPS 게임도 있었다. 아마 2005년의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강남역에 잘 가는 주점의 아가씨가 ‘스페셜포스’를 제일 좋아한다고 해서 ‘그게 뭐냐?’고 물은 적이 있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FPS를 한다니… 매우 신기하게 생각했었다. ‘스페셜포스’는 리얼리즘이 살아있는 게임이며, 철저히 캐주얼 FPS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반동 같은 요소도 일부러 줄인 느낌이 강하게 들고 총을 쏘면 쏘는 대로 거의 다 맞출 수 있는 게임이다. 무엇보다도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던 점이 유저들에게 크게 어필했다고 생각한다. 현존하는 무기들을 등장시키면서도 고증을 그 수준밖에 할 수 없었다는 것에 분개했지만, 고수익을 창출해 낸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게임이다.

너무 어렵고 복잡해 보여서 주로 남성들이 즐기는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구경만 해야 했던 여성 유저들이 남자친구와 함께 팀을 이루어 곳곳의 PC방에서 즐기는 풍경은 중·고등학생들이 단체로 PC방을 점령하고 ‘서든어택’에 몰두하는 풍경과는 사뭇 대조되는 경향이 있다. 이래서 유행은 돌고 돈 다는 말이 생겨난 것일까. 대항마로 나왔다는 ‘서든어택’은 ‘스페셜포스’ 보다 조금 더 사실적이며,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많이 벤치마킹했다. ‘스페셜포스’에 대해서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임이라고 치부했던 나지만 이 게임은 그나마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역시 ‘레인보우식스’의 계보를 잇는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던 것이 실효를 거두었던 것일까.

월드컵이 개최됐던 2006년에는 수많은 개발사들이 축구게임에 공을 들였다. 지인들 중에도 축구게임을 개발하다가 중도하차한 회사도 있었고 아직 개발중인 회사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실적이 좋지 않았다. 네오위즈에서 서비스한 ‘피파 온라인’은 처음에 반응이 좋은가 싶더니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덕에 짧은 게임의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그 외 스포츠게임 장르에서는 골프를 소재로 한 ‘팡야’는 물론, 테니스를 소재로 한 엔씨소프트의 ‘스매쉬스타’, 그리곤의 ‘겜블던’, 손노리의 ‘스타이리아’ 등이 있었다. 한게임의 ‘당신은 골프왕’은 아예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캐릭터 풍도 ‘팡야’와 비슷하게 변형시켰지만 역시 실적이 좋지 않았다. 

스포츠게임은 확실히 ‘팡야’가 서비스를 시작하던 시기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모두의 골프’ 시리즈를 따라 했다고는 하지만 한국 유저들에게는 신선한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넥슨의 게임들을 비롯해 예당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오디션’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일본 게임들이 재미 요소에서 한참 앞서 나가고 한국 유저들이 접할 기회가 없으니, 그것을 그대로 차용해 온라인화시키면 대박의 조짐이 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골프에서 시작해 축구, 야구, 탁구 등 스포츠 전반으로 몰아닥친 온라인게임 열풍. 사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중소규모 이상의 개발사라면 손대지 않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작년의 일이다. 많은 개발사 대표들에게 충고를 했지만, 모두가 들은 채 만 채, 자사 게임 개발에 매진하던 풍경이 떠오른다. 그 개발사의 대표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 이우진(34), 예명 이돌컴
1993년, 방년 19세에 게임잡지 기자로 게임계에 입문해 디지털캠프, 판타그램 등에서 개발자로 활약.
일본 프롬 소프트웨어에 입사해 아머드코어 시리즈의 프로듀스 역임 .
이후 모바일게임 회사로 자리를 옮겨 ‘대장금’등 10여종의 인기 모바일 게임을 개발. 세가코리아를 마지막으로 2006년 12월 게임업계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는 각종 집필활동과 UCC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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