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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컴의 거칠컬럼(28회)] 어차피 거쳐야 할 길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7.09.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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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게임시장은 그간 많은 변화를 거쳐 왔다. 90년대 중반에는 이원술, 김학규, 최연규 3인방이 주도하던 PC 패키지 시장이 존재했었고, 그것을 사라지게 만든 게임 잡지사의 주얼 시장이 있었다. 그러나 그 주얼 시장은 역으로 게임 잡지사의 몰락을 가져왔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몇 년 뒤를 예측하지 못한 게임 잡지사들의 실수에 대한 대가는 매우 컸다.

게임 잡지사들이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대체한 것은 게임스팟이나 게임어바웃과 같은 신흥 게임웹진들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기세가 거세었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앞으로의 대세는 모바일’이라는 구호를 외쳐댔고, 이미 1998년에 국내 온라인게임이 세계 시장의 과반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고위 관계자들의 구호에서 불안감을 느꼈던 필자는 그들의 합창도 왠지 불투명한 앞날을 미리 예견하는 것 같아 유쾌하지 않았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쓰러졌고, 그 뒤를 이은 월드컵 열풍에 힘입어 많은 개발사들이 스포츠 게임을 향해 전력 질주 했지만 또 다시 쓰러져 갔다. 이제는 ‘서든어택’의 성공을 벤치마킹한 수많은 FPS 게임들이 나오고 있으나 언제쯤 슬슬 문을 닫기 시작할지 걱정이 될 뿐이다. 이제까지 거쳐 왔던 이러한 길들이 거치지 말았어야 했다고 안타까워 해왔지만, 사실은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지금의 한국 게임시장이 그나마 안정적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본의 게임시장이 더 성숙하고 한국보다 안정적인 것은 그들의 실력 덕분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많은 기회를 놓치고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해 온 것은 실력이 거기까지였기 때문이다. 앞으로 좀 더 단시간 내에 여러 실수들을 반복해서 성숙해진 게임시장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우진(34), 예명 이돌컴
1993년, 방년 19세에 게임잡지 기자로 게임계에 입문해 디지털캠프, 판타그램 등에서 개발자로 활약.
일본 프롬 소프트웨어에 입사해 아머드코어 시리즈의 프로듀스 역임 .
이후 모바일게임 회사로 자리를 옮겨 ‘대장금’등 10여종의 인기 모바일 게임을 개발. 세가코리아를 마지막으로 2006년 12월 게임업계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는 각종 집필활동과 UCC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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