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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컴의 거칠컬럼]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上 (29회)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7.09.1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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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제국의 통치하에서 많은 민중들의 구세주로 나타난 예수가 영웅시 되자, 아이러니하게도 로마제국의 위정자들보다 유대민족의 지도자격인 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이것을 경계하기에 이르렀다. 기회를 엿보던 그들은 밀정들을 선량한 사람처럼 꾸며 예수에게 보냈다. 예수의 말을 트집 잡아 사법권을 쥔 총독에게 넘겨 처벌을 받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들은 예수에게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의 말씀과 가르침이 옳다는 것을 잘 압니다. 또 선생님은 사람을 겉모양으로 판단하지 않으실 뿐더러 하느님의 진리를 참되게 가르치신다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우리가 카이사르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옳지 않습니까?” 예수는 그들의 간교한 속셈을 알아채고 “데나리온 한 닢을 나에게 보여라. 그 돈에 누구의 초상과 글자가 새겨 있느냐?” 라고 물었다. “카이사르의 것입니다.” 그들이 대답하자 예수는 “그러면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 라고 말했다. 그들은 사람들 앞에서 예수의 말을 트집 잡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답변에 놀라 입을 다물고 말았다.

필자가 갑자기 성경의 한 구절을 인용해서 이야기 한 것은 애니파크가 개발하고 CJ인터넷이 서비스하는 ‘마구마구’가 온라인 야구 게임으로는 경이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기 때문이다. 매출액의 규모가 개발사에서 밝힌 것이 맞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믿을만한 지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현질을 원천봉쇄하고 게임 상에서 캐시를 유도하는 정책이 잘 먹혀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봐서 나름 근거가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현질을 원천 봉쇄했기 때문에 개발과는 하등 관계도 없는 아이템 거래 중개 업체에게 돌아갈 이윤이 고스란히 개발사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이것을 보고 떠 오른 것은 예수의 일화뿐만이 아니다. 2002년, 아이템 거래 중개 업체들이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을 무렵, 필자는 라이온로직스라는 모바일 게임회사의 이사직과 프롬소프트웨어의 한국 파견직을 동시에 역임하고 있었다. 개발보다는 접대 쪽으로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잘 알던 강남의 유명한 바에 들렀을 때 목격했던 광경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이우진(34), 예명 이돌컴
1993년, 방년 19세에 게임잡지 기자로 게임계에 입문해 디지털캠프, 판타그램 등에서 개발자로 활약.
일본 프롬 소프트웨어에 입사해 아머드코어 시리즈의 프로듀스 역임 .
이후 모바일게임 회사로 자리를 옮겨 ‘대장금’등 10여종의 인기 모바일 게임을 개발. 세가코리아를 마지막으로 2006년 12월 게임업계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는 각종 집필활동과 UCC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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