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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주년 기념 특집기획4] 게임업계 CEO의 아내(또는 남편)들이 밝히는 '내조 비법' <1>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03.12.15 17:25
  • 수정 2012.11.2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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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차이면 천재를 낳는다.” 최영희(31)씨는 손승철 엠게임 사장의 이 말에 세뇌를 당해(?) 결혼을 하게 됐단다. “사귀자는 말도 없이”.

한때 사이버 결혼식으로 세간의 화제를 뿌렸던 이들 부부가 처음 만난 것은 최씨가 대학교 1학년 때. 당시 컴퓨터 동아리 ‘샘틀’에 가입했는데, 이 동아리의 창립멤버인 손 사장을 만났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게 돼 9년만에 결혼했다. 잠시 소원할 때도 있었다.

최씨가 4학년 때 취업준비를 할 때였지만 잘 안돼 손 사장의 회사에 들어오면서 다시 만남은 이어졌다. ‘사내커플’이 된 셈이다. 같이 출장을 가는 것이 일 겸 곧 데이트였다. 사실 최씨는 손 사장이 연애시절, 제대로 된 데이트 신청도 없었다고 말한다. 첫 데이트 역시 (손 사장이) 게임 에버랜드를 만들려고 하는데 같이 가자고 한 것이 데이트 신청이면 데이트 신청이다.

속으론 마음이 있었는데 사귀자는 말도 없고 데이트 신청도 없었으니 오죽 답답했을까? 그뿐이 아니다. 프로포즈도 받지 못했다. 결혼을 하게 된 것도 그냥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하게 됐단다. 막상 결혼하면 많은 게 달라질 것 같았지만 최씨에겐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단지 애들이 생긴 것을 제외하고는.

최씨의 최대 고민은 손 사장의 건강. 회식이나 미팅 자리가 많아 술을 먹고 늦는 일이 많기 때문에 저녁 10시는 기본이고 거의 새벽 2∼3시에 들어오는 경우가 잦다. 때문에 회사 근처에서 술을 마시면 최씨가 직접 데리러 갈 정도.

손 사장의 지친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저절로 생겨난다. 물론 싸우기도 하지만 여전히 손 사장과의 결혼생활이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한편 최씨는 손 사장에게 섭섭한 것과 아쉬운 점이 있다. 최씨는 “첫째를 임신했을 때 자주 새벽에 들어와 말할 사람이 없었다는 것”과 “모든 사람에게 잘해 주면서 나한테는 그만큼 못해줄 때”라고 말했다.

현재 결혼한 지 3년째인 이들 부부는 슬하에 1남1녀(종민(3), 다연)를 두고 있다.

이복현 기자 bhlee@kyunghyang.com

||최근 온라인게임 ‘루넨시아’를 서비스하며 유저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막고야 홍동희 사장에게 부인 최승주(39)씨는 커다란 버팀목이다. 12년간 게임개발을 해온 그에게 언제나 돌아갈 자리를 만들어 주고 옆에서 든든한 후원자로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을 한다는 개발자를 만나면 가장 힘든 것이 생활리듬의 차이다. 물론 최씨에게도 이런 고민은 있다. 몸 생각을 해서라도 좀 일찍 귀가했으면 하는 바람이 그녀의 고민이다.
10여년간 함께 살며 홍 사장이 하는 일에 대해 언제나 찬성하고 뒤를 받쳐줬지만 귀가가 늦는 것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홍 사장 자신을 위해서도 안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제가 게임을 잘하거나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러나 남편이 좋아서 하는 일인 만큼 언제나 힘이 돼주고 싶을 뿐이예요. 늘 남편을 믿고 또 해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고 강조한다.
최씨는 최근 그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인적인 취미는 도자기이지만 3D맥스를 공부한 이후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배경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막고야에서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는 ‘루넨시아’의 몇 가지 작품도 그녀의 조언이 첨가돼 있다. 앞으로 그녀는 게임내에서 테마를 정해 표현하고 싶다는 심정을 밝혔다.

“‘루넨시아’ 게임에 대해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가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그녀가 있기에 오늘날 홍 사장이 게임개발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안희찬 기자 chani71@kyunghyang.com

||손노리 이원술 사장의 아내 조희씨는 게임통이다. 게임개발과 유통, 홍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 개발사의 고충은 물론 유통사의 어려움, 게임홍보 기법까지 모두 꿰차고 있다.

조희씨가 남편인 이원술 사장과 이처럼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은 남편인 이 사장의 권유로 1년간 게임유통사인 위자드소프트에서 홍보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이다. 조희씨는 위자드소프트에서 2000년부터 1년간 게임홍보담당으로 근무했던 경력이 있다.

특히 이 기간동안 조희씨는 이원술 사장이 이끄는 손노리가 직접 개발한 게임 ‘악튜러스’에 대한 홍보를 직접 담당했다. 직접 자료를 수집하고 기자들에게 게임에 대한 지식을 전파하는데 앞장선 것이다.

이 덕분인지 ‘악튜러스’는 2000년 겨울부터 2001년까지 국산게임 판매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현재 명 개발자로 명성을 날리는 IMC게임즈의 김학규 사장도 당시 그라비티에서 손노리와 함게 ‘악튜러스’를 공동 개발해 명성을 얻었다.
‘악튜러스’의 성공으로 김학규 사장이 대중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것을 생각한다면 조희씨의 역할이 어느정도였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손노리의 이원술 사장과의 결혼은 위자드소프트에 입사하기전부터 예정돼 있었지만 주변에서는 이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관계로 ‘악튜러스’에 대한 홍보를 더욱 과감(?)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악튜러스’에 대한 성공의 반은 조희씨의 몫이라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 따지면 ‘악튜러스’와 손노리의 성공에는 조희씨의 완벽한 내조가 뒷 배경을 이루고 있다.

2001년 4월 결혼한 조희씨는 결혼과 함께 위자드소프트를 관두고 전업주부에 길을 택했다. 가정에서도 이원술 사장과는 완벽한 파트너다. 손노리가 꾸준하게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조희씨의 내조가 큰 몫을 차지한다.

개발중인 게임에 대한 조언은 물론 이 사장이 가지고 있는 게임에 대한 생각을 잘 끄집어내 홍보의 방향도 잡아준다. 게임회사의 1년간의 경험이 이 사장과는 평생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추억거리를 가져다 준 셈이다.

지봉철 기자 janus@kyunghyang.com

||“내조요? 김 사장 일에 대해서 전적으로 믿는 것말고 다른 건 없어요.”
김지택 사장의 부인 목영화(33) 씨. 목 여사의 ‘내조사전’에 ‘바가지’란 있을 수 없다. 통통 튀는 말솜씨와 털털한 성격처럼 그녀의 내조 스타일 역시 영락없는 신세대형이다.

호리호리한 몸매와 긴 생머리, 청순한 인상이 영락없는 20대의 새침한 아가씨로 보이는 목 씨는, 요즘 흔히들 말하는 ‘미시족’에 가깝다. 그러나 새침한 첫인상은 어디까지나 첫인상일 뿐, 소탈한 성격과 친근한 말투는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지낼 듯한 인상이다.

김 사장과는 예전 LG그룹 근무시절에 만나 2년 여의 연애 끝에 지난 98년 결혼에 골인했다. 김 사장이 게임스쿨 공부를 위해 회사를 나오며 본격적인 교제에 들어갔단다. 목 씨는 “그냥 얼굴정도만 아는 동료였는데, 퇴사 후에 전화가 오더라고요. 소개팅 하지 않겠냐고. 그래서 한 두 번 연락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김 사장하고 연결이 됐어요”라며 소박한 웃음을 짓는다. 지금 회상해보면 고단수의 ‘작업수법’이었던 셈이다.

연애시절 누구보다도 다정다감하고, 함께 야외로 놀러 가는 걸 좋아했던 김 사장. 그랬던 남편이 게임업계에 몸을 담으면서는 ‘게임과 결혼한 게 아닌가’ 의심이 갈 정도다.

목 씨는 “신혼 초기, ‘대물낚시광’시리즈를 만들 당시에는 3개월을 집에 안 들어온 적도 있었다”며 “요즘에도 ‘낚시 나라’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거의 사무실에서 밤을 지샌다”고 한숨을 지었다.

목 씨는 무엇보다도 김 사장의 건강이 제일 걱정이다. “남들이 남편 뭐하냐고 물어서 게임회사 다닌다고 하면, 대뜸 나오는 말이 ‘대박이네’예요. 전 게임에 대해서 전혀 모르긴 해도, 남편 건강 해치고 대박나면 아무 소용없는 건 확실하죠.”
남편에 대한 속 깊은 정이 묻어나는 목 씨의 말이다. 김 사장이 이제 갓 6개월 난 민정이의 재롱을 마음껏 못 보는 것도 목 씨는 여간 안타깝지 않다.

연애 당시 김 사장의 성실함에 매료됐던 목 씨. 그녀는 “성실하게 일하는 남편을 옆에서 믿어주는 게 내 최선”이라며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민정이 동생도 계획할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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